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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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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

에쓰-오일 홍보팀 노시경 과장

아침마다 정적을 가르는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회사에서 오늘 해야만 할 일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부리나케 아침식사를 마치고 넥타이를 질끈 동여 멘 후 회사에 출근한다. 그리고 정신없이 회사 업무를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버린다. 직장은 나의 생계의 터전이자 자아를 실현하는 장소. 하지만 직장인들의 머리 속에는 항상 일상을 한번쯤 탈출하고픈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다.

떠나고 싶을 때는 과감히 떠나야 한다. 물론 직장인들은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서 여행을 떠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여행경비만 생각하고 머뭇거리다가는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평생 어려울지도 모른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체 패키지여행을 따라 다니다 보면 자기가 보고 싶은 곳에서 더 이상 머무르기가 힘들고 무조건 가이드가 정한 일정을 따라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여행국가와 여행루트를 함께 짜는 즐거움이 있다.

가족 여행의 유일한 단점인 여행지 역사 등에 대한 설명부족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가족여행의 리더가 여행지 자료를 상세하게 준비해서 여행을 떠나야 한다. 요새는 외국여행 안내책자보다 며칠 전에 올린 인터넷 블로그 상의 여행기들이 큰 도움이 된다. 수많은 블로거들이 느꼈던 시행착오들이나 교통편, 입장요금, 음식 맛에 대한 정보들은 자신이 떠나는 여정의 피와 살이 되는 정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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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티켓과 숙소 정하기

image가족끼리 자유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라면 미리 미리 준비를 해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항공 티켓이다. 요새는 인터넷 상에서 원하는 구간의 국제선 항공 티켓 구매가능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럽을 포함해서 아시아권 나라들로 해외여행을 가려면 적어도 3개월 전에 예약을 해두어야 티켓 비용도 절약할 수 있고 성수기에 좌석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여행구간 좌석 확인과 예약은 '인터파크투어(http://tour.interpark.com)와 탑항공(www.toptravel.co.kr) 등에서 할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 사이트의 항공권 가격은 단체여행객들과 같은 할인요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항공권도 종종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있다. 유럽이나 미국과 같이 긴 구간의 항공권은 환승이 많을수록 항공권 요금이 싸지지만 그만큼 여행일정을 더 많이 잡아먹는 단점이 있다.

숙소예약은 '호텔패스(www.hotelpass.com)'나 '인터파크투어(http://tour.interpark.com)에서 손쉽게 할 수 있다. 자기가 가고 싶은 국가와 도시를 먼저 선정하고 숙박객수, 숙박일을 입력한 후 다양한 가격대의 숙소 중에서 자기의 여행예산에 맞는 숙소를 고른다. 호텔 선정 시에는 호텔에서 올린 광고성 문구와 사진들보다는 그 숙소에서 하루라도 잠을 자 본 사람의 댓글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리고 호텔의 위치는 자기가 한 도시 내에서 중점적으로 보고자하는 지역의 옆이거나 교통이 편한 역 주변에 잡는 것이 간편하다.

철도여행이 발달한 유럽과 일본에서의 숙소는 역 인근에 잡는 것이 좋고 중국, 동남아, 미국 등에서는 관광지가 몰려 있는 도심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다.

여행일정 짜기 및 짐 꾸리기

가장 먼저 여행기간을 정한다. 직장인이라면 대개 일주일간 여행을 갈 것이고, 그 일주일에 가고 싶은 나라와 도시들을 대입한다. 그리고 도시 간의 교통수단을 정하고 만약 예약이 가능하면 한국에서 예약을 하고 간다. 일본이나 유럽 여행 시에는 철도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일본철도패스'나 '유레일패스'를 사가지고 간다. 가장 먼저 방문할 도시는 자신의 여정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정해야 마음이 편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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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도시에서의 이동은 각 도시의 특성별로 정하는 것이 좋다. 중세 유럽의 도시들은 도보로도 여행을 마칠 수 있지만, 도쿄, 오사카, 베이징, 상하이, 파리, 런던 등의 대도시는 지하철과 버스, 택시를 적절히 조합해서 이동한다. 대중교통은 현지인들과 직접 어깨를 부딪치며 여행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기동력이 떨어진다. 택시 이용은 요금이 비싸지만 언제 다시 올 줄 모르는 해외여행 시간을 상당부분 절약할 수 있게 해 준다.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각자의 관심 분야가 달라서 의견 충돌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아빠, 엄마, 자녀가 좋아하는 여행지를 적당히 조합해서 다니는 것이 좋다. 옛 유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도 아내가 좋아하는 옷가게와 특산물 가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기념품 가게에서 뜻밖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예상치 못했던 더 좋은 여행길이 보이면 즉시 일정을 수정해서 여행을 즐기는 것도 가족끼리 떠나는 자유여행의 묘미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짠 여행일정은 완벽하기 힘들며 융통성 있게 여행 일정을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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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많이 나가본 사람일수록 여행 짐의 양은 점점 줄어든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돌아와서 짐을 풀어보면 여행 중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것들이 많이 있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먹을 것은 현지에서 조달해서 먹는 것이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결국 여행가방 안에는 세면도구와 화장품, 갈아입을 옷가지, 모자, 사진기만이 남아있게 될 것이다.

사진 찍기

해외여행 갔다 오면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진 찍기는 해외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요새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을 때에는 필름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이 좋다. 사진을 많이 찍을수록 그 중에서 작품과도 같은 가족사진이 만들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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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조심할 것은 디지털 카메라의 건전지 충전하기. 여행에서 하루 일정을 끝마치고 돌아오면 항상 호텔방의 콘센트에 건전지 충전기를 연결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유명 관광지 앞에서 건전지 충전 부족으로 사진을 찍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찍을 수 있는 사진 장수를 걱정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격이 많이 저렴해진 메모리 카드도 넉넉하게 준비해가야 한다.

현지 음식을 먹는다.

국내의 각종 여행 책자와 인터넷 블로그에는 각 나라의 유명한 식당과 맛있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넘쳐난다. 자기 여행일정 중 정확히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이 유명식당에서 그 나라의 맛을 즐기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여행 도중 한 여행지를 답사하는 시간 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멀리 있는 유명 식당보다는 인근의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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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에 나와 있지 않은 식당의 맛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해외여행 국가의 유적지와 절경을 감상하듯 그 나라 그대로의 맛을 즐기는 것도 여행의 방법이다. 현지 음식을 잘 모를 때 가장 유용한 방법은 식당 내에서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 중 가장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지목해서 주문하는 방법이다. 올해 나의 가족은 이탈리아의 일반 식당에서 옆 사람들이 먹고 있던 피자와 스파게티, 리조또를 수도 없이 주문해 먹었다. 음식 맛은 우리나라의 이탈리아 식당에 비해 짠 맛이 강했지만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맛이었기에 혀끝에는 그 맛이 아주 강렬하게 남았다. 그리고 로마의 휴일 동안 맛보았던 젤라또! 그 아이스크림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현지 기념품을 산다.

여행경비를 최대한 절약하더라도 그 나라 특산 기념품을 하나 정도는 사가지고 오는 것이 좋다. 여행 기념품은 물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되지만, 그 나라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이거나 도시 상징물의 미니어처를 사 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 기념품들을 거실의 TV 위나 서재의 책장 안에 두면 두고두고 여행의 추억을 즐길 수 있다.

불확실성을 즐겨라

아무리 현지 여행준비를 치밀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현지에 도착하면 약간의 시행착오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도 처음 방문하는 나라에서의 첫날은 조금씩 헤매기 마련이다.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을 책망하지 말라. 자유여행은 불확실성의 연속이고 가족끼리 그러한 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처하고 이러한 불확실성을 즐기는 것 또한 자유여행의 매력이다. 가족끼리 떠나는 해외여행은 즐기기 위해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여행 중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 필요는 없다.

나는 올해 베니스 여행 중 인터넷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예약했다가 낭패를 봤다. 건물이 낡고 오래된 베니스에서 호텔들의 숙박요금은 너무 비쌌고 예약할 만한 호텔도 없었던 데다가 인터넷 상의 민박집은 너무 청결해 보였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서 확인한 민박집은 아주 불결하고 시설도 형편없었다. 나를 따르던 아내와 딸의 불만이 얼굴에 가득했다. 그런데 시스템이 엉망인 민박집에서는 예약 날짜도 다음날로 잘못 접수되어 있었다. 나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민박집 예약을 서둘러 취소했다. 나는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베니스 역 근처의 호텔들을 찾아다녔고 결국 5번째 호텔에서 우리가 묵을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지금 내 머리 속에는 베니스의 아름다운 수로와 성당보다도 당시에 나를 대면했던 친절했던 호텔 직원들의 인상이 머리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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