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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봄꽃찾아 떠나는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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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찾.아. 떠.나.는 가.족.여.행.

산과 들을 곱게 채색하는 봄꽃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저마다 다른 모양과 색깔로 이 산하를 꽃밭으로 장식하는 꽃의 오묘함! 우리 사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백, 산수유, 매화, 살구꽃, 개나리, 진달래, 백목련, 철쭉, 벚꽃, 배꽃, 앵두꽃, 복사꽃, 수선화 같은 봄꽃들은 그 진한 향기와 화사한 색깔로 우리들 마음에 고운 무늬를 새겨 넣어 준다. 자, 겨울을 이겨내고 그리움처럼 찾아온 봄!
우리 곁에 있는 봄꽃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자.



글·이현숙|여행작가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꽃

강화도 남쪽의 마니산이 부드러운 곡선이라면 고려산은 거침없이 뻗어 내린 직선에 가깝다. 4월의 고려산은 붉게 타오르는 진달래가 사람들의 혼을 빼놓는다. 때 맞춰 열리는 진달래축제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오르는 길도 가파르지 않아 가족 산행지로 알맞다. 중턱까지 깔린 콘크리트 포장길은 산다운 멋을 앗아가 버렸지만 분홍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활짝 핀 진달래와 빼어난 산세는 마음의 시름을 싹 걷어가 버린다. 특히 고려산 진달래는 해풍과 풍부한 일조량 탓에 타 지역보다 더욱 화려한 색상을 자랑한다. 사실 고려산은 진달래축제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 동안 군사보호시설로 묶여 있어 민간인의 출입이 까다로웠고, 도로 사정도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적석사 뒤편 산 정상은 낙조봉(315m봉)이라 불리며 여기서 바라보는 낙조는 강화팔경의 하나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사각으로 만들어진 낙조대 아래엔 산 그림자를 안고 있는 저수지와 마을 풍경이 아스라하다.
한편 고려산 능선에 오르면 북한의 송악산과 예성강이 펼쳐지고 동으로는 강화대교와 이어지는 김포, 인천의 계양산, 영종도, 남으로는 마니산과 강화 남단의 바다, 서로는 석모도, 교동도까지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서 8부 능선으로 이어지는 드넓은 산자락이 온통 진달래꽃밭이다. 고려산의 주능선은 정상에서 적석사 방향으로 이어지는데, 이 능선이 바로 진달래 꽃길이다.
산행 기점은 고천리 마을회관. 고천교를 건너면 곧 적석사와 고인돌군으로 가는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여기서 낙조봉 쪽으로 방향을 잡아도 되지만 고려산 정상(정상부는 출입통제) 아래 진달래능선까지 다녀오는 것도 괜찮다.
고천리 마을(적석사 입구) 아래에는 가족 낚시터로 소문난 내가저수지(고려저수지)가 펼쳐져 있다. 붕어 잉어 가물치 등이 잘 잡힌다. 내가면 서쪽 미꾸지고개를 출발, 적석사와 낙조봉을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백련사나 청련사로 하산하는 서→동 종주 산행은 고려산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어 산행에 자신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하다.
고려산을 내려와 48번 국도를 따라 하점면 쪽으로 간다. 이 길은 강화 지석묘를 지나 북쪽 끝 창후리와 인화돈대까지 이어진다. 사적으로 지정된 지석묘(支石墓)는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 형식으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문화유산이다.


강화도에는 고려산을 중심으로 130여 기의 고인돌이 분포돼 있으며, 이 중 부근리 고인돌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고인돌은 크게 북방식과 남방식으로 나뉜다. 덮개 돌의 무게만 80톤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고인돌은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있다면 강화 북쪽 끝 창후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연산군이 유배됐던 교동도로 건너가 보길 권한다. 교동도는 서해안 최북단에 있는 섬으로, 배를 타면 수백 마리의 갈매기들이 따라오는데, 남쪽의 석모도를 건널 때처럼 장관을 펼친다.
강화도는 5진, 7보, 53돈대, 9포대, 8개의 봉화대를 두고 있을 만큼 땅 전체가 천연요새다. 여기서 진(鎭)은 지방부대의 주둔진영(대대병력), 보(堡)는 토석으로 쌓은 작은 성으로 중대병력을 가리킨다. 1871년 초지진과 덕진진을 무력으로 점령한 미군은 광성보마저 넘보려고 치열한 격전을 치렀는데, 조선군 지휘관인 어재연 장군과 200여명의 병사가 모두 이곳에서 전사했다. 강화도는 예로부터 국방상 중요한 섬이었기에 해안을 따라 군대가 늘 주둔하고 있었다. 해안을 따라 10리에 하나씩 진을 두었고, 진과 진 사이에는 다시 보를 두었다. 또 진과 보에는 돈대(墩臺, 적의 침입이 예상되는 요로에 흙이나 돌로 축조한 소규모 방어시설로 지금의 해안초소다)를 두어 외침에 대비했다.


◆길잡이(지역번호 032)=승용차/88올림픽대로-48번국도-신강화대교-강화역사관-강화읍내-서문삼거리-내가면(왼쪽)-국화 저수지-청련사 입구-고비고개-적석사 입구(고천리). 서문삼거리에서 고천리까지 약 6km. 강화도엔 하룻밤 머물 곳이 많다. 큰 시설로는 전등사 부근에 강화가족호텔(937-5071), 강화유스호스텔(933-8891) 등이 있고, 최근에는 고급스런 펜션이 많이 들어섰다. 일마레 펜션(화도면 여차리, 937-6242), 쉴 만한 물가 펜션(양도면 길정리, 937-5481), 갑비고차 펜션(강화읍 국화리, 934-3614), 웨스트우드 펜션(길상면 초지리, 937-3598) 등이 권할 만하다. 우리옥(강화읍 신문리, 932-2427)은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가정식 백반 전문점.


♠벚꽃 피는 개심사와 서산목장

서산은 봄에 찾아야 제격이다. 해서 이 좋은 봄날, 벚꽃 피는 서산으로 간다. 서산에서 홍성으로 가는 29번 국도를 따라 15분쯤 달리면 해미 면소재지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에는 돌로 쌓은 해미읍성이 자리잡고 있다. 조선 태종 때인 1407년에 토성으로 쌓았던 것을 1980년 후인 1491년(성종 22년)에 돌로 다시 쌓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성 둘레에 탱자나무를 돌려 심어 ‘탱자성’이라고도 했다. 높이 4미터, 둘레가 2km쯤 되는 성 둘레에는 동, 서, 남쪽에 문을 한 개씩 달고 2개의 포문과 성 안에는 동헌과 아문이 남아 있다. 이 성은 동문, 서문, 남문의 3문 가운데 남문인 진남루만 원래의 모습이고, 동문과 서문은 1974년에 다시 쌓은 것이다.


◆해미에서 신창리 쪽 647번 국도를 따라 7km쯤 가면 푸근함이 온몸을 감싸는 개심사(開心寺)가 나온다. 이름 그대로 ‘마음이 열리는 절’이다. 야산 초지와 저수지를 옆에 끼고 달리는 길은 고즈넉함이 물씬하다. 절로 오르는 길은 껑충한 소나무가 우거져 아늑한 느낌을 준다.
경내 한쪽에는 ‘경지(鏡池)’라 이름한 외나무다리가 놓여 있는 연못이 있다.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보전과 심검당(尋劍堂)은 옛 멋을 한껏 풍긴다. 안양루는 다섯 칸의 기다란 건물로 마루에는 큼직한 북이 놓여 있고, 천장에는 푸른색의 목어가 매달려 있다. 4월이면 개심사 둘레는 화사함으로 가득하다.
희귀종인 ‘난벚꽃’과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몇 그루에 불과하지만 꽃망울이 굵고 풍성해 고매하기 그지없다. 4월 15일쯤 피기 시작해 20일경 절정을 이룬다.
개심사에서 나와 동북(당진, 서산 방향)쪽으로 20여 분 가면 서산목장으로 갈 수 있다. 광활하게 펼쳐진 초지는 이국적인 풍광이 물씬 풍긴다. 제주의 오름을 연상케 하는 야트막한 언덕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데, 목장길 옆으로 늘어선 벚꽃 터널은 나그네를 환상으로 이끈다. 서산 목장(638만평) 풍경은 벚꽃이 피는 4월이 최고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와 가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은 연분홍 꽃구름과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다. 목장 언덕길을 따라 전망대에 이르는 1km 정도의 벚꽃길이 가장 아름다운데, 흰 벚꽃 구름 띠가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는 광경은 드레스를 입고 사뿐사뿐 걸어가는 신부를 보는 듯 하다. 30년 이상 되는 벚나무 2000여 그루가 목장을 화사하게 두르고 있다.


◆개심사에서 운산면 소재지인 고풍저수지를 지나 용현리에 이르면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국보 제84호)이 있다. 식당과 민박집이 들어서 있는 지점에서 계곡을 건너 가파른 절벽길을 타고 오르면 벼랑 바위에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서산마애삼존불이 보인다.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는 마애삼존불의 미소는 아무도 그 신비를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다.
보호각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볼 수 없어 무척 아쉽지만 국보로 지정될 만큼 귀한 문화재이다. 연꽃잎 대좌(臺座) 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전체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하여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멋을 풍긴다.

◆길잡이(지역번호 041)=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나 해미IC, 홍성IC로 빠지면 각 방면으로 쉽게 갈 수 있다. 이정표가 잘 돼 있어 찾아가는데 별 무리가 없다. 경부고속도로 천안IC-아산-예산-덕산-해미-서산. 경부고속도로 오산IC-오산-평택-안중-아산만-삽교천-당진-서산. 개심사 종무소(688-2256), 해미읍성관리사무소(660-2540), 서산 관광안내(660-2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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