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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산(山)봉우리,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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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탐방>

<땅이름 이야기: 백두산>

잃어버린 산()봉우리, 토막난 山줄기… 

이홍환_국학연구소 이사장/한국 땅이름학회 부회장

잃어버린 백두산 장군봉(將軍峰)

「높고 높다 저 밝메(長白)

한울 복판에 우뚝 솟았네

안개 구름 자욱함이여

일만 산악의 조종(祖宗)이로다.

발해국을 세운 대조영이 「삼일신화(三一神話)」를 찬양한 글에 나오는 백두산을 일컫는 글이다.

우리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白頭山)은 북위 43 31'~42 28' 동경 127 9'~128 55'에 자리하고 넓이가 8천여 km²에 이른다.

백두산의 최고봉은 기록에 따르면 장군봉(將軍峰)으로 되어있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높이는 2,749m(교과서에는 2,744m)이다. 장군봉은 본디 옛말로 하늘을 뜻하는 ‘당굴(단군)’이 변하여 ‘장군’이 되었다는 설이 꽤 설득력이 있다.(우리말에 ‘ㄷ’과 ‘ㅈ’은 서로 넘나든다. 고로, 「당굴→당군→장군」이 될 수 있다.) 그 ‘장군’이란 말을 한자로 소리빌림(音借)한 것이 ‘將軍’이다.

그런데 일제가 우리 국토를 유린하면서, 그 장군봉을 격하, 병사(兵士)봉으로 하였는가 하면, 또 일본인 지질학자 고또분지로가 대정(大正:일본 연호, 명치와 소화 사이) 4년에 백두산을 점령하였다는 이유로 엉뚱하게도 대정봉(大正峰)이라고도 쓰고 있는게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백두(白頭)」란 이름은 산 꼭대기에는 흰눈과 함께 백색의 부석(浮石)을 얹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에게 어떤산인가?

따라서 백두의 최고봉은 병사봉도 대정봉도 아닌 「장군봉」 또는 「백두봉」으로 써야 옳다.

백두산을 옛 만주족은 「과륵민산연아림(果勒敏珊延阿林:걸민싼옌아린=길고 흰산이라는 뜻으로 장백(長白)으로 통한다)」이라고 부르며, 불함산(不咸山) 단단대령(單單大領), 태황산(太皇山), 태백산(太白山), 노백산(老白山), 장백산(長白山), 백악(白岳), 북악(北岳), 도백산(徒白山), 개막산(蓋馬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러 왔다.

장백, 태백, 노백, 도백, 백악, 북악 등의 모든 이름은 개마산과 함께 “우리나라 소리(東音)에 흰() 것을 해()라 하고, ()을 ‘마리’라 하여 ‘높다’는 뜻의 머리()와 같으니, 개마(蓋馬)는 곧 해마리(奚馬尼), 해마리는 백두(白頭)이다.”라는 정다산의 말과 같이 모두 흰 산, ()리산, 큰산, 성스러운 산을 뜻하는 이름이다.

한편 개마는 몽골어로 가이무(. 태양)를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불함산이란 이름은 몽골어의 불칸(천주:天柱)이 변한 것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백두산을 금나라 때에는 영응산(靈應山)이라 하여 제사를 올렸고, 청나라는 이곳을 왕조인 애신각라(愛新覺羅)의 발상지라 하여 숭배하고 장백신에게 제사했다.

전설에 따르면, 백두산 천지에 천녀(天女)자매 3인이 내려와 목욕을 하는 사이에 신령한 까치 한 마리가 붉은 과일을 물고 와서 계녀(季女)의 날개옷(羽衣)에 놓았다. 계녀는 이를 먹고 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이름이 바로 포고리옹순(布庫里雍順)이며, 성이 애신각라(愛新覺羅)라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아득한 옛날 우리의 ‘할아버지’ 국조 단군께서 아사달(아침의 땅)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베푼곳이 바로 이곳이니 백두산 동쪽에 단군께서 처음 신정(神政)을 하던 곳이 신무성(神武城: 神武峙)이요, 천평(天坪)일대가 바로 그 땅이라고 한다.

우리 겨레는 이 산을 텃님(단군)이 계신 곳으로 믿어왔고 또, 믿고 있다.

그 보다도 더 근본적인 존재, 전지전능하고 지고하신 하느님(석가, 提婆因陀羅)이 계신 곳으로 믿어왔던 곳이기에 천산(天山)이요, 천평(天坪)이며, 천지(天池)니 곧 「대천토령신지위(大天土靈神之位)」를 모신 민족의 성산이다.

말하자면, 백두산 전체가 가도가도 끝이없는 우리 민족에겐 신화의 세계이며 어버이의 품안이기도 하다.

이 산꼭대기에서 보이는 남북 만리 모두 백의민족의 옛 터전으로서 옛부터 백두산을 삼신산으로 숭앙해온 것도 그 때문이요, 배달천국(倍達天國)의 진산이라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산꼭대기에 있는 천지(天池)는 바로 우리 민족의 성수이며 젖줄이다.

일명 용왕담(龍王潭)이라고도 하고, 용궁지(龍宮池), 대택(大澤), 대지(大池), 대담(大潭), 천상수(天上水), 하늘못이라고도 하며, 중국에서는 달문(月門)이라고도 한다. 호수의 남북 길이가 4.85km, 동서의 너비가 3.35km, 둘레는 18.1km 에 평균 수심은 205m, 최대 수심373m로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이고 두만강, 암록강, 송화강의 뿌리가 된다.

호수표면의 3/5은 우리 측, 2/5는 중국측으로 나뉘어 있다.

백두산의 최고봉인 「장로봉」이란 이름도 일제에 의해 무슨 병사봉이니, 대정봉이니 하는 국적불명의 이름으로 창지개명(創地改名)된 이름으로, , 천지(天池) 2/5가 어이없게도 남의 나라 영토로 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단군의 후예들이여, 과연 우리는 단군(檀君)의 자손이라 감히 말 할 수 있으며 백두산을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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