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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여름철 건강 관리(강재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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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건강관리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여러 가지 질병 위험에 노출되므로 건강관리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한다.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질병으로는 식중독, 온열질환, 냉방병, 일광화상, 유행성각결막염 등이 있으며,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 상온에 방치된 음식에 세균이 자라면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휴가철이나 주말에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준비해간 음식에 세균이 증식되어 복통, 고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식중독의 원인균 중 하나인 황색포도상구균은 식품에서 증식하여 독소를 생산하고 이 독소가 함유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독소가 위나 장에 흡수되어 증상을 일으킨다. 섭취 후 3-4시간에 구토·설사·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나 대부분 24시간 이내에 회복된다.

이러한 식중독은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 돼지 닭 등 육류와 생선, 조개 등 해산물, 그리고 계란 등의 식품은 구입 후 곧바로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에서 손을 잘 씻고 특히 도마, , 식기를 청결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과 도마를 사용할 때에 육류와 생선을 조리한 후에 반드시 깨끗이 씻은 후 채소와 과일을 조리해야 한다. 조리한 음식은 가급적 곧바로 먹으며, 남은 음식은 반드시 냉장고에 보관하여 황색포도상구균의 증식을 억제하여야 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은 바닷물에 존재하는 식중독균으로 해수 온도가 15도 이상에서 증식을 시작하고 20~37도의 온도에서 증식이 활발해진다.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하루 이틀정도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상적인 면역기능을 가진 건강한 사람에서는 가벼운 식중독 증세만 나타날 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간 질환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백혈병 환자, 면역결핍 환자 등은 감염되면 치사율이 50% 내외로 높아 이러한 고위험군은 여름철에 어패류를 날로 먹기보다는 익혀먹는 것이 좋다.

 

일사병은 고온의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어 땀을 흘리면서 체내 수분 부족이나 전해질 이상이 나타나면서 발생한다. 심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럼증과 두통이 있으며,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서 작업이나 운동을 하면서 체내 열 발산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체온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신체 이상을 말한다.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시상하부 온도조절 중추가 기능을 잃게 되고, 인체는 체온을 외부로 발산하지 못해 중추신경, 근육, , 콩팥 등의 다양한 장기가 영향을 받게 된다. 열사병은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40.5도 이상의 체온 상승과 함께 졸음, 경련, 혼수상태 등이 발생한다.

 

폭염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가능한 12~17시에 외부 활동을 줄이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폭염 시 음주를 하거나 다량의 카페인 음료를 마신 후 작업을 하면 더 위험하고,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이 있는 사람은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특히 유의하여야 한다.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에서 이동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여름철 무더위에 에어컨 이용이 증가하면서 냉방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가 10도 이상 차이 나게 되면,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나타나 두통, 소화불량, 식욕부진, 피로감 등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냉방으로 실내습도가 같이 낮아져 기도가 건조해지면서 감기 등 호흡기 감염이 자주 오게 된다. 그리고 에어컨 내부나 냉각수에 레지오넬라라는 세균이 자라 냉방할 때 호흡기로 들어와 레지오넬라증이라는 위험한 감염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이가 4-5도 정도가 되도록 냉방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냉방 시 습도가 낮아져 호흡기 감염에 취약해지는 문제는 냉방 시 1-2시간마다 환기를 해주면 막을 수 있다.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끼면, 냉방력이 떨어지고 세균이 자라기 쉽기 때문에 적어도 1-2주일에 한 번씩은 필터를 세척해주어야 한다.

대형 빌딩이나 백화점, 은행 등의 냉방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냉방병에 더 취약하므로 틈나는 대로 바깥바람을 잠깐씩 쐬면서 가벼운 체조를 하고, 소매가 긴 겉옷을 준비하여 추위가 느껴질 때 걸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광화상은 자외선에 의해 생기는 피부 손상을 말한다. 햇볕에 노출된 부분에 열이 나고 화끈거리며, 심하면 통증까지 발생한다. 일광화상 증상이 나타나면 찬물에 노출 부위를 담그는 것이 좋으며, 증상이 심해 물집이 생길 경우에는 터뜨리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일광화상을 박기 위해서는 햇볕이 가장 강한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햇빛에 노출되는 모든 부위에 발라야 하며, 외출하기 적어도 15분 전에 발라야 효과가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가끔 다시 발라 주어야 하며, 특히 땀을 흘릴 때에는 더 자주 발라 주는 것이 좋다. 옷이 자외선 차단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검고 촘촘하게 짜인 천으로 된 옷과 챙이 큰 모자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습도와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더욱 잘 자라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수영장 등에서 바이러스 세균에 쉽게 감염 될 수 있어 결막염이 발병하면 급속도로 퍼진다. 발병하게 되면 양안 출혈, 통증, 눈물, 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발병 후 2주까지 전염력을 보이게 된다. 유행성각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건 및 개인위생 소지품을 다른 사람과 함께 쓰지 말아야 한다. 눈에 부종, 출혈, 이물감 등의 의심증상이 있을 때에는 손으로 절대 비비거나 만지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선선한 시간대나 냉방이 되는 곳에서 하루 30~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운동할 것을 권고한다. 고강도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나 체조,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면 좋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자주 물을 마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중독 등 감염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자주 손을 씻는 것이 좋다. 무더위에 입맛이 없기 때문에 영양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도록 더 노력해야 하고, 무기질, 비타민 등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 등을 자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무더위를 이겨내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커피 등 카페인 함유음료나 음주를 피하며, 늦은 시간에 격렬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자제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식중독, 온열질환, 냉방병, 일광화상, 유행성각결막염 등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되거나 만성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 질환들은 대부분 적절한 대처로 예방 가능하므로 현명한 여름철 건강관리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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