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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논쟁 토니 세바 vs 리처드 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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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논쟁 : 토니 세바 vs. 리처드 뮬러

 

대한석유협회 자문위원 이희두

 

 

원전사고 , 기후변화 , 환경 등을 배경으로 에너지 전환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 나라별로 양상은 다소 다르지만 , 탈화석 / 탈원전과 신재생 확대가 그 핵심이다 .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 문재인 정부 들어서 탈원전 / 탈석탄 , 신재생 / 천연가스 확대를 기본으로 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이 급속히 추진 중이며 , 또 그 부속정책의 일환으로 수송분야에서도 가솔린차 / 디젤차 억제 , 전기차 / 수소차 육성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 에너지 전환정책은 이제 에너지업계와 자동차업계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 또 온 국민 관심을 갖는 우리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 그런 가운데 , 차분하게 종합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문제가 , 어느새 신념이나 정파에 따라 편이 갈려 다투는 선악이분법적 문제로 변질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

 

석유협회의 석유스터디 는 최근 에너지 전환 문제와 관련해서 두 권의 책을 골라서 공부했다 . 한 권은 신재생 에너지의 복음서라고 불리는 토니 세바 (Tony Seba) 에너지 혁명 이고 , 또 한 권은 에너지 분야 최고석학 중 한 명이랄 수 있는 리처드 뮬러 (Richard Muller)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 이 두 권의 책은 서로 아무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쓰였다 . 주체와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둘을 맞비교한다는 물론 적절치 않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는 이 두 권의 책을 맞비교하면서 소개하기로 했다 .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편이 에너지 전환에 대한 다양한 주제와 관점을 보다 쉽고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 1> 에서 보듯이 , 뮬러의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2012 년에 , 토니 세바의 에너지 혁명 2014 년에 나왔다 . 이 때는 2011 3 월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고 유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던 무렵이다 . 즉 이 책들은 전통에너지에 대한 위기감 , 대체에너지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했던 시기에 출판됐다는 사실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이런 분위기 속에서 , 벤처기업가인 토니 세바는 전통에너지시대의 종언과 신에너지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열혈 전도사로 등장했고 , 물리학자인 리처드 뮬러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 경고를 발하는 한편 전통에너지산업의 점진적 변화 ( 셰일가스 / 셰일오일 / 하이브리드차 ) 를 강조하는 대변자로 나서게 됐다고 볼 수 있다 . 그로부터 4~6 년이 흐른 지금 , 누구 주장이 더 옳았는지는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몫이다 .

 

< 1> 기본사항 비교

 

 

토니 세바 (Tony Seba)

리처드 뮬러 (Richard Muller)

원서 ( 출판연도 )

Clean Disruption of Energy and Transportation: How Silicon Valley Will Make Oil, Nuclear, Natural Gas, Coal, Electric Utilities and Conventional Cars Obsolete by 2030 ( 2014 )

Energy for Future Presidents (2012 )

번역서

에너지 혁명 (2015.7) , 박영숙 역 , 383p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2014.8), 장종훈 역 , 허은녕 감수 , 414p

약력

재생에너지 · 전기차 전문가 . 실리콘밸리 기업가 . 태양광 · 풍력발전 기업 및 벤처펀드 상대 컨설턴트 , 프린트네이션닷컴 공동설립자 및 대표 , 스탠퍼드대 강의

UC 버클리 교수 . 중성미자 · 핵에너지 전문가 . 마이크로로봇 · 슈퍼노바 연구 , 비영리단체 버클리지구 운영하며 지구온난화 연구 및 의회증언

다른 저서

솔라트릴리온즈 (Solar Trillions)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 인스턴트 물리학자 (The Instant Physicist)

핵심주장

2030 년경까지 화석연료 / 원전 / 내연기관차 / 대기업의 시대가 몰락하고 태양광 / 전기차 / 자율주행차 / 분산 · 공유경제 시대가 도래

화석연료 / 원전은 계속 중요 . 신재생은 잠재력 있지만 시간인 걸리거나 비현실적 . 전기차는 유행에 불과 . 하이브리드는 유망

 

 

 

< 2> 에서는 두 사람의 주장을 에너지 분야별로 비교해서 정리했다 . 먼저 토니 세바는 2030 년경까지 화석연료와 원전은 완전히 몰락하고 태양광 / 전기차 / 자율주행차 / 배터리 / 지능형 전력망이 주도하는 신에너지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 풍력과 태양열도 다소 약하지만 주류 대열에 동참한다 . 이런 주장의 근거는 무엇보다도 실리콘 밸리의 무어의 법칙으로 상징되는 급속한 기술혁신과 원가절감 때문이다 . 즉 태양광전지 , 배터리 , 라이더 센서 등 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가격경쟁력 면에서 신산업은 이미 전통산업을 압도하고 있다고 한다 . 그런데도 전통산업이 부당한 정부 보조금과 규제로 연명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 한편 천연가스는 셰일혁명으로 잠시 부흥하고 있지만 기술진보 속도가 늦다는 본질적 제약 때문에 곧 원가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본다 . 뿐만 아니라 원전은 대형사고 , 석탄은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등 환경 , 바이오는 물 부족 문제라는 심각한 장벽을 안고 있어서 필연적으로 몰락한다고 한다 .

 

한편 리처드 뮬러의 주장은 토니 세바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 뮬러는 앞으로도 당분간 전통적인 석유 , 원전과 함께 천연가스 , 합성연료 , 셰일오일 등 비전통 에너지가 중심적인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 태양광 , 풍력 , 배터리 , 연료전지 ( 메탄기반 ), 바이오 ( 섬유소기반 ) 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긴 있지만 주류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 뮬러의 주장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역시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냉혹한 평가이다 . 순수전기차는 배터리 기술발전이 늦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결국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고 단정한다 . 수소차 또한 수소의 물질적 특성 때문에 당초부터 잘못된 구상이었고 앞으로도 거의 영원히 미래차로 남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 한편 원전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서 정부는 원자력 프로그램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이 밖에 옥수수에탄올 , 태양열 , 지열 , 파력 및 조력 , 매탄 하이드레이트 , 해조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은 당장의 에너지문제 해결하는 데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본다 .

 

양자의 견해가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 스마트 그리드를 비롯한 지능형 전력망의 중요성 증대 , 석유고갈론과 바이오연료의 비현실성 등이 그렇다 . 또 정부의 규제나 보조금 정책이 이해집단의 로비에 의해서 왜곡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될수록 단기간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생각도 비슷하다 . 다만 뮬러는 주로 신재생에 대한 지원이 지나치다고 보는데 반해서 , 토니 세바는 화석연료와 원전에 대한 보호가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 똑같은 현실을 두고 양자의 시각이 이토록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

 

마지막으로 토니 세바는 독자들에게 시대의 흐름을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과감하게 올라탈 것을 권한다 . 반면에 뮬러는 독자들에게 , 특히 저자가 상정하고 있는 미래의 대통령에게 , 유행을 경계하고 경구에 휘둘리지 말라고 충고한다 . 벤처사업가와 물리학자라는 두 사람의 다른 입장이 에너지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 신재생 , 탈원전 , 탈화석연료 등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두 권의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눈이 밝아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은 물론 , 균형 감각도 좋아질 것이다 .

  

< 2> 에너지 분야별 비교

 

 

토니 세바

리처드 뮬러

평가

페이지 (p.)

평가

페이지 (p.)

화석연료

전통 석유

×

291

140

전통 석탄

×

356

140

셰일가스

×

317

148/392

셰일오일 ( 비전통석유 )

×

375

148/393

합성연료

-

-

302/392

청정 석탄

-

-

359

메탄 하이드레이트

-

-

×

137

신재생

풍력

95

209

태양광 (PVs)

49

190

태양열

49

×

190

바이오연료 ( 섬유소 )

×

337

291

옥수수 에탄올 ( 당분 )

×

337

×

291

해조 바이오연료

-

-

×

291

수소 / 파력 / 조력 / 지열

-

-

×

314

자동차

내연차 ( 가솔린 , 디젤 )

×

179/204

140/392

하이브리드

317

392

전기차 (EV, PHEV)

179

×

328/392

가스차 ( 천연가스 )

×

317

345

수소차

-

×

314

전기 및 에너지 저장

원자력

×

260

236/394

핵융합

-

-

×

264

배터리

155/200

220

연료전지 ( 메탄기반 )

-

-

351

연료전지 ( 수소기반 )

-

-

233/314

지능형 전력망

120/

152/399

플라이휠

-

-

228

기타

에너지생산성 ( 효율절약 )

137

152/389

자율주행차

220

-

-

 

* ( 매우 중요 ), ( 중요 ), ( 유지 ), 감소 ( ), ×( 몰락 , 비현실 ) -( 평가 없음 ). 필자 나름대로 분류

* 페이지 (P.) 는 각 책에서 해당 내용이 기술된 곳의 첫 페이지 . 여러 곳 중 대표적인 곳을 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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