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산을 느끼다
간편하면서도 심신이 건강해지는 산행. 협회는 지난 5월 전직원이 함께하는 관악산 산행행사를 실시하였다. 혼자 오르는 산도 그 나름의 재미는 있겠으나, 동반자가 있기에 더욱 힘이 나고 즐거웠던 산행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해 본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산을 오르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
관악산 초입 과천향교로부터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각양각색의 등산복 차림을 한 협회 직원들이 하나 둘 모인 아침.
언제나 근사하신 회장님의 말씀과 함께 가벼운 등반의 걸음을 내딛었다.
이 날의 등산코스는 2곳, 쉬엄쉬엄 산을 느끼며 오를 것을 택한 회장님 이하 연주암 팀과 자신만만하게 조금 더 어렵다는 연주대를 택한 전무님 이하 연주대팀. 두 팀은 연주암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각각의 산길을 올랐다.
연주암까지는 3km. 평소 등산을 즐겨하시던 분들에게는 몸풀기 정도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산과 가깝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모처럼의 극기훈련이 되었다. 직원 모두가 각각의 개성을 가진 star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더 인상에 남았던 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산을 오르면 누구나 하게 되는 착한 거짓말
김옥경 과장님: “다 온거야? 얼마나 남았어?”
White liar: “거의 다왔어” “조금만 더 가면 보이겠네”
산행 내내 무한반복되던 대화의 속의 주인공 김과장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다른 이들의 간식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는 내 구역이야!
오늘만을 기다렸다. 나의 활동무대!
오늘 행사의 가이드이자 사회자인 김주헌 부장님은 평소 자주 오르는 이 곳을 직원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매우 즐거우신 듯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셨다.
나 산 타는 남자라고..
왠지 산보다는 바다와 더 친할 것 같던 전재성 대리님. 땀으로 가득했던 예전과는 다르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을 내려와 풍경을 관망하는 여유로운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물이야? 땀이야?
자신있게 연주대팀으로 함께 한 한성준 대리님.
거의 기다시피 산을 탔다고는 하지만 연주대에서 맛본 상쾌함과 성취감으로 해맑은 표정이었다. 땀으로 범벅이 된 수건을 짜니..물에 젖은 듯 흠뻑하다.
원하면 이뤄지리라!
이번 행사의 큰 놀라움은 사명환 상무님의 완주!!!
그 동안 아픈 허리 때문에 산은 엄두도 내기 어려웠었지만 이제는 오른 산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마음껏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당당함을 보이셨다. 벅차오르는 감동과 정성스레 가져오신 냉커피까지...기분 최고의 날이셨다.
함께해야 제 맛이지~
그리고 쉽지만은 않은 코스였지만 완주하신 회장님
“내가 언제 다시 오르랴”라는 의지로 직원들을 북돋으며, 끝까지 함께해주셨다.
서로의 걸음을 살피며, 속도를 맞춰가면서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산행이 주는 선물인 것 같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물이 말라 안타까웠지만, 조금이나마 종종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삶의 고마움을 다시금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산을 오르며> 도종환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않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 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돌아보며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무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 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어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