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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동의보감으로 본 겨울철 건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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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동의보감으로 본 겨울철 건강관리


조선영(KBS한의원 원장)


겨울, 병을 부르다

동의보감에서 이르길 겨울에는 일찍 잠들고 늦게 일어나라(冬欲早臥而晏起)’ 고 하였다. 이 의미는 일찍 해가 지고 늦게 해가 뜨는 겨울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자연의 섭리를 따라 살아야 건강하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한다. 실제로 겨울에 밤늦도록 수면을 줄이며 일하거나 새벽부터 바깥 활동을 하다보면 다른 계절보다 더 쉽게 병이 들어 내원하는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된다. 겨울에는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호흡기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호흡기 질환은 대체로 기침으로 그 증상이 나타난다. 찬 공기에 기관지 점막이 더 예민해지기도 하고, 추운 날씨에 저항력이 떨어져서도 발생하기도 한다. 평소 만성적인 기관지 질환이 있으신 분이라면 겨울나기를 힘들어 하신다.

겨울은 건조하면서 기온이 낮다. 호흡기 점막이 가장 괴로워 기침이 유발되는 상태이다. 대체로 난방을 하면 더욱 건조해진다. 따라서 겨울철 습도 조절을 위해 실내에서 가습기 사용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가습기만으로는 마른 기침을 멈추게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마른기침이 장기화 되어 낫지 않을 경우엔 기관지와 호흡기 점막에 수분 공급을 도와주는 한약을 복용한다. 다른 한약 처방들도 체질과 증상에 맞게 선택하여 처방한다. , 긴장이나 스트레스도 마른 기침을 증가시킬 수 있으니 긴장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침뜸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마른기침이 천식이나 기관지 확장증 등 만성폐질환과 관련이 있으면 질환 치료가 우선이다.

감기를 다스리는 도라지와 대추

기침이 가볍게 시작하는 경우엔 생강차나 도라지차, 대추차 등을 먹으며 쉬면서 경과를 관찰해볼 수 있다. 그러다가 기침이 시작된 지 2~3일이 되었는데도 호전되지 않고 점점 심해진다면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가볍게는 감기거나 일시적인 알레르기일 것이다. 그러나 후두염, 기관지염으로 진행되면 기침소리는 커지고 열이 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엔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다. 후두염이나 기관지염을 치료하는 보험 한약제들도 있으니 가까운 한방병의원에 가서 투약 받으시면 된다.

3일 이상의 고열과 함께 동반되는 기침이라면 폐렴도 의심해봐야 한다. 폐렴인 경우엔 항생제 치료부터 심할 경우 입원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다.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발작이 있거나 수면을 방해할 정도의 심한 기침일 경우엔 일시적으로 스테로이드 흡입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도 있지만 정말 필요할 때 최소로 투여 하면서 한약으로 치료하면 스테로이드로 인한 부작용이나 저항력 저하를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 3주 이상 장기화 되는 기침일 경우엔 만성화되는 알레르기이거나 결핵, 천식, 기관지 확장증과 같은 폐질환 가능성도 있다. 그냥 도라지나 더덕에 의존해서 가만두기에는 질환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으니 꼭 전문 한의사에게 상담을 받고 필요한 경우 검사를 하는 등의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약용식물의 약과 독

비염이나 기침 등 호흡기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약재 중 유명한 것이 느릅나무 껍질이 있다. 느릅나무 뿌리껍질은 유근피라는 한약재이다. 유근피는 비염 등 호흡기 질환 처방에 들어가는 한약재 중의 하나로 알려지면서부터 유행하게 되었다. 유근피는 호흡기 질환 외에도 피부염, 관절염 등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되는 한약재이기도 하다. 그런데 느릅나무 껍질이 약으로서 효능이 있는 반면 오용하면 간독성을 일으키기도 한다. 유근피는 간의 대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오용하지 않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만 한의사로부터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 느릅나무 껍질을 많이 구해다가 집에서 보리차처럼 끓여드시기도 하는데 물처럼 오랫동안 장복하진 않는 약이다. 한의사들도 호흡기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유근피를 처방할 경우엔 복합 처방 내에서 간을 보호하는 다른 약재들과 함께 용량을 조절하여 처방한다. 가정내에서 채취한 느릅나무 껍질을 1-2회 차처럼 연하게 끓여 드시는 것은 괜찮으나 질병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고용량 장복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약용식물들은 사용하기에 따라 약일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잘 사용하면 훌륭한 약이고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된다. 겨울에 건강을 위해 섭취하기 좋은 식품으로 권하고 싶은 것은 유자차와 귤껍질 차입니다. 귤껍질은 가공법에 따라 한약재로 사용할 때는 이름이 달라진다.. 귤을 먹은 후 남은 껍질을 잘 말려서 은은하게 향이 날 정도로 차로 끓여서 드시는 것은큰 문제가 없다. 보통 약으로 사용할 때는 차로 마실 때보다는 높은 용량으로 처방하나 하지만 집에서 차로 드실 때는 몇 그람 이내이므로 괜찮다.

 

겨울철엔 건조함과 찬 온도를 주의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적절한 계절 음식을 통해 섭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흔하게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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