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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밴드, 당신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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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밴드, 당신도 즐길 수 있다!

SK에너지 Rock밴드 동호회 스크락(SK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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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8일 홍대입구의 한 작은 클럽. Rock 밴드의 공연이 한창이다.
그런데…… 공연하는 밴드도, 관객들도 홍대 클럽에 있기엔 좀 ‘들어’ 보이시는데……
왜 이 ‘아저씨’들이 여기서 이러고 계시는 건지요?!

 Rock Spirit, “당신도 즐길 수 있다!”

SKROCK (스크락)은 드럼 1명 / 기타 2명 / 베이스기타 2명 / 키보드 1명 / 보컬 3명으로 이루어진 SK에너지의 사내 밴드 동호회이다. 매년 정기공연을 개최하여 지난 11월말에 5번째 정기공연을 마쳤으니 나름 ‘중견’ 밴드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Rock 밴드라고 하면 보통 긴 머리에 Rock Spirit으로 무장한 20대를 떠올리겠지만, SKROCK의 멤버 구성은 20대 사원부터 40대 부장까지 매우 다양하다. 출퇴근길에 무심코 스치는 수많은 ‘아저씨’중의 한 명이 오늘 밤 무대에서는 뜨거운 Rock Spirit을 발산하며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평범한 ‘아저씨’는 그럼 어떻게 이 무대에 서게 되었을까? 단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과감히 실천했을 뿐이다. 학창시절 즐기던 기타를 다시 연주하고 싶어서, 관객 앞에서 공연해보고 싶어서, 새로운 악기를 배우고 싶어서 라는 평범한 이유로 밴드 활동을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물론 무대에서 내려와서 ‘내가 왜 그것밖에 못했을까.’라는 후회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무대에 선 그 순간만은 진정한 Rocker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평범한 ‘아저씨’들의 평범하지 않은 시도와 공연. 평소에 원하던 꿈을 실현할 용기만 있다면 당신도 역시 즐길 수 있다!

좀 더 쉬운 방법으로 Rock Spirit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직장인 밴드의 공연을 즐기는 것이다. 클럽에서 공연을 즐기기엔 너무 ‘들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이젠 홍대입구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분명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연이 있으니, 바로 ‘직장인 밴드’의 공연이다. 이 곳에서는 나이와 외모를 불문하고 관객으로서의 당신이 온 몸으로 환영 받을 수 있다. 이유는? “우리도 같은 직장인이거든요~!”

 연습이 부담된다구요? “안 해봤으면 말을 말아요~”

SKROCK은 모든 멤버의 주중 연습시간을 맞추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매주 주말에 모여 3시간 정도 연습을 하고 있다. 무려 미혼 멤버 비율이 45% 육박하기 때문에 주말 연습이 때로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말에 모두 모여 연습을 하면 신기하게도 주중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사르르 풀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좋아서 하는 일과 억지로 하는 일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또한 매주 밴드 멤버들을 만나 연습을 하면서 업무상의 동료애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나게 끈끈한 동료애를 경험하게 된다. 주말마다 땀 흘리며 연습하고, 서로의 시행착오와 발전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쌓은 끈끈한 정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밴드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 연습이 없는 주말에는 몸이 근질근질하면서 멤버들의 얼굴이 하나 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경험, 밴드 동호회 멤버라면 당연히 해보는 것 아닌가요?

 공연, “저희는 엄청 떨고 있습니다.”

공연을 준비할 때는 항상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언제나 공연을 끝내고 나올 때면 후회막심이다. ‘왜 그때 틀렸지?’, ‘저 뒤에서 웃고 있던 그 사람은 내가 틀린걸 알았던 거였나?’ 등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우리를 비웃게 된다. 보통 연습할 때는 100%에 가까웠던 곡도 막상 무대에 올라가서 연주하게 되면 80%정도 밖에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유는? ‘연습이 아닌, 진짜 공연이기 때문입니다.’

공연에서 떨거나 실수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앞에 관객이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밴드의 공연 특성상 관객은 대부분 아는 분이 많기 때문에 관객과 한번 마주친 눈으로 기껏 다잡아 놓은 마음가짐이 흐트러질 때도 있다. 또한 ‘관객보다 흥분하면 안 된다.’라고 줄곧 되뇌며 무대에 올라가도, 연주하면서 흥이 올라가면 오히려 관객보다 흥분해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물론 ‘관객 모르게 틀리는 법’ 보다 ‘프로답게 완벽하게 연주하는 법’을 먼저 배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선 ‘관객 모르게 틀리는 법’이라도 완벽하게 배우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오늘도 100%의 무대를 위한 120%의 준비를 위해 우리는 연습실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수능시험이 끝난 다음에도 이렇게 시원섭섭한 감정을 느꼈었나?’ 싶을 만큼, 공연이 끝나고 난 뒤의 감정은 복합적이다. 아쉬움과 뿌듯함, 만족과 불만족의 컴비네이션이라고 해야 할까? 공연 직후 시원한 맥주한잔과 함께 서로를 칭찬하고 수고를 치하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뿌듯함과 만족감도 잠시, 공연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시작하게 된다. ‘그 곡에서는 내 기타 실수가 관객에게 들렸을 것 같아.’, ‘키보드 삑사리, 눈치 채셨나요?’, ‘어제 술을 좀 마셨더니 고음 처리가 제대로 안되던데, 죄송해요.’ 등, 갑자기 자아성찰과 반성의 시간이 펼쳐진다. 공연 직후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즐길 만도 한데, 역시 ‘직업(?)’은 속일 수가 없나 보다.

공연이 끝난 며칠 후부터는 공연을 녹화하고 녹음한 파일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밴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프로 밴드 못지 않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누가 알고 있으려나……

 바라는 점이 있다면, “공연을 즐겨주신다면 모든 게 OK.”

직장인 밴드의 공연에는 당연히 직장인 관객이 많게 마련이다. 그런데 몇 년간 쌓인 ‘직장인 포스’는 공연장에 와서도 쉽게 벗겨지지가 않는 모양이다. 무대에서 아무리 신나는 노래를 연주하고 있어도 관객석은 ‘썰렁~’ 할 때가 가끔 있다. 이럴 때는 ‘직장인 포스’를 집에 두고 오는 게 방법이다. 가끔씩은 평소의 삶에서 벗어나서 공연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당신이 진정한 Campion 입니다!

출퇴근길의 평범한 ‘아저씨’가 ‘Rocker’로 변하는 SKROCK. 우리는 새로운 멤버로서의 당신도, 관객으로서의 당신도 기다리고 있다. ‘직장인 포스’는 일단 접어두고 우리와 함께 즐길 준비가 되었다면, 당신도 이미 SKROCK으로의 한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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