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한국의 에너지 전략
글 | 강윤영_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개요
금년 8월 27일 제3차 국가에너지위원회(위원장: 대통령)를 개최하여 20년 단위 장기 에너지전략으로서「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2008~2030)」을 심의, 확정하였다.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건국이래 최초로 수립된 20년 단위 장기 에너지계획이며, 정부가 산업계, 연구계는 물론 시민단체 등과의 소통을 통해 민주적으로 결정한 첫 중장기 에너지정책이다. 금번 계획은 에너지관련 타 계획들에 대해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에너지분야 최상위 계획이며, “저탄소, 녹색성장”을 에너지부문에서 뒷받침하고, “석유 이후의 시대”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위한 장기 에너지정책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또한, 그간의 안정적 공급 중심의 에너지정책과는 달리, 에너지수요 전망과 강력한 절감 목표를 제시하였으며, “환경”, “효율”, “안보” 등 정책목표를 고려한 최적의 장기 에너지 공급믹스를 도출하였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장기에너지 정책의 비전으로서 에너지를 덜 쓰면서 견실한 성장을 구현하는 사회, 에너지를 쓰더라도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사회, 그린 에너지산업이 일자리와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사회, 에너지 위기에도 강건한 에너지자립 및 복지사회 구현을 제시하였다. 비전 실현을 위한 실행전략으로서, 에너지원단위를 현재 0.341에서 2030년 0.185 수준으로 46% 개선함으로써 “에너지 저소비사회”를 구현하고, 석유를 포함한 화석에너지 비중(1차에너지 기준)을 현재 83%에서 2030년 61%로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2.4%에서 2030년 11%로 현재대비 4.6배로 확대하여 에너지 공급의 脫 화석화를 실현하며, “녹색기술” 등 에너지기술 수준을 현재 60%에서 2030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 에너지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석유·가스 자주개발율을 현재 4.2%에서 2030년에 40%수준으로 확대하고, 현재 7.8%수준인 에너지빈곤층을 모두 해소하는 등 에너지자립·복지사회 구현 등을 제시하였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주요 내용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먼저, 에너지 저소비·저탄소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국가 에너지효율을 46% 개선하고, 에너지사용을 대폭 절감는 것이다. 에너지 수요관리 및 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고유가시나리오를 채택하여 기준 에너지수요전망(BAU)을 상당히 낮춰 잡았으며, 추가적인 에너지사용 절감정책을 더해 추가적으로 42백만TOE를 절감하기로 하였다. 이는 현재 수송분야 에너지소비(‘07: 36백만TOE)를 전부 줄이는 것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에너지사용 절감 및 효율향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가주의 요금체계, 소비자 선택요금제 등을 통해 에너지가격의 신호기능 강화를 통해 소비합리화를 유도하고, 지식서비스를 집중 육성하고, 미래 첨단산업을 신성장동력화하여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 이행하고, 모든 제품의 표준·규격 등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설정하여 저에너지·저탄소 생활양식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산업부문은 에너지다소비업종의 신소재, 신공정 개발 등을 지원하여 석유(납사)의존도를 축소하고, 에너지다소비기기(보일러, 냉방기 등)의 고효율화 R&D 지원을 확대하고, 대·중소기업간 에너지절약 협력사업을 확대하고, 에너지 감축실적 인증, 거래제도 및 ESCO 등 에너지효율 파이낸싱도 활성화할 것이다. 수송부문은 자동차 기준연비를 강화하고, “그린카 4대강국” 계획을 수립·추진하며, 운수업체 에너지사용량 신고제 등을 통해 저탄소·고효율 수송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가정·상업 부문은 건물에너지 효율등급제를 단계적으로 모든 건물로 확대하고, 에너지제로·탄소중립 건물의 개발 및 보급을 확대할 것이다. 공공부문은 정부행사를 탄소중립으로 추진하고, 공공건물 에너지 총량제 등을 통해 정부가 탄소저감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둘째로 환경성, 경제성 측면에서 최적 에너지공급 믹스를 도출하여 화석연료 비중을 대폭 줄이고 저탄소·청정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다. 화석에너지의 비중은 현재 83%수준에서 2030년에 61%수준까지 축소하고, 신재생(2.4%→11%), 원자력(14.9%→27.8%) 등 저탄소 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다. 신재생은 제한된 국토여건, 부족한 기술, 낮은 경제성으로 보급 확대에 애로가 있으나 지속적인 보급 확대 및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2030년에는 선진국수준의 공급규모를 달성할 것이다. 공급규모는 태양광은 현재대비 44배(80→3,504MW), 풍력은 37배(199→7,301MW), 바이오 19배(1,874→36,487천Gcal), 지열은 51배(110→5,606Gcal)로 확대할 것이다. 이러한 보급목표 달성을 위해 풍력, 조력·조류, 바이오 등 국내 국토여건이 좋은 분야는 에너지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도입, 공공건물의 신재생에너지 사용의무 강화, Green Home 100만호 공급사업 등을 통해 신재생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또한 성장동력화를 위해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등은 차세대 박막 태양전지, 대형(3~5MW) 풍력발전기 국산화 등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기술개발과 Green Home 100만호 등 보급사업을 연계하여 국산 개발 제품의 초기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원자력은 그간 우리 경제의 석유의존도 및 에너지수입 부담을 완화하고 값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크게 기여하여 왔으며, 고유가와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의 역할 강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정부는 점진적으로 원전의 활용을 확대하여 2030년에는 전체 발전설비 중 원전의 비중을 41%까지 제고할 것이며, 원자력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 차세대 원전 조기개발 등을 추진할 것이다. 원전확대를 위해 국제기구의 안전 점검 및 안전성 평가 등을 통해 세계 최고의 원전 안정성을 확보하고, 원전의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해 원전건설의 혜택이 주변지역에 직접적으로 확산되는「지역공존형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것이고, 신규 원전부지 확보와 사용후 핵연료 관리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론화 절차를 거칠 것이다.
셋째로 그린 에너지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성장이 환경을 보호하고, 환경이 성장을 선도하는 “녹색강국”을 구현하는 것이다. IEA는 2030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620억 CO2톤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기술혁신에 의해 140억 CO2톤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를 절감하는 “그린에너지 산업”으로 ① 신재생, 원자력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 ② 고효율 석탄화력, 탄소포집·저장 등 화석연료의 청정화, ③ LED 조명, 건물효율 등 에너지효율 향상 등을 제시하였으며, 정부는 이러한 그린 에너지산업을 미래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타산업의 청정화와 에너지이용 효율향상을 촉진하는 핵심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다. 그린에너지산업 육성을 위한 추진전략으로, 녹색기술 R&D 예산을 확대하여 핵심기술의 선정, 개발, 도입을 촉진하고, 대규모 통합 실증단지(Test-bed) 구축을 통해 녹색기술의 시험·인증 및 일정규모의 구매를 지원하며, 에너지공기업의 “녹색기술” 구매를 확대하고, Green Home 100만호 등 공공사업에 “녹색기술”을 활용할 것이다.
넷째로 에너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자립 및 에너지 복지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석유·가스 자주개발율을 현재 4.2%에서 2030년 40%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산업협력과 에너지·자원협력을 연계하여 유망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석유공사 대형화 등 자원개발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재원, 전문인력, 핵심기술 등 자원개발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이다. 에너지 빈곤층에 대해서는 광열비 등 에너지 구입비용이 가구 소득의 10% 아래로 떨어지도록 에너지 복지를 지속 지원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초에너지 사용을 보장하고, 천연가스의 보급을 현재 70% 수준에서 2030년까지 85% 이상으로 확대하며, 냉난방설비 등 저소득층의 에너지시설 효율도 개선할 것이다.
<1차 에너지원별 전망 및 목표>
| 석탄 | 석유 | LNG | 수력 | 원자력 | 신재생 | 계 | |||||||
전망 | 목표 | 전망 | 목표 | 전망 | 목표 | 전망 | 목표 | 전망 | 목표 | 전망 | 목표 | 전망 | 목표 | |
2006 | 56.7 | 56.7 | 101.8 | 101.8 | 32 | 32 | 1.3 | 1.3 | 37.2 | 37.2 | 4.4 | 4.4 | 233.4 | 233.4 |
2020 | 79.5 | 66.8 | 115.1 | 104.3 | 46.1 | 34.3 | 1.3 | 2.4 | 57.2 | 63.6 | 12.3 | 16.6 | 311.6 | 288 |
2030 | 84.6 | 47.2 | 117.2 | 99.1 | 54 | 36.2 | 1.6 | 2.4 | 66.8 | 83.4 | 18.6 | 32.1 | 342.8 | 300.4 |
'06-'30 | 1.7 | -0.8 | 0.6 | -0.1 | 2.2 | 0.5 | 0.7 | 2.6 | 2.5 | 3.4 | 6.2 | 8.7 | 1.6 | 1.1 |
(단위: 백만TOE, %)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기대효과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효과를 보면, 무역수지는 총 344억불의 에너지수입액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자립 측면에서는 우리가 통제 가능한 에너지 비중이 2007년 27.5%에서 2030년 65% 수준으로 대폭 상승되고, 고용창출은 신재생분야에서 2030년까지 약 95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신재생에너지 세계시장 점유율도 현재 0.7% 수준에서 2030년에 15%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다. 정부는 경제계와 공동으로 녹색성장을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설정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설비·R&D 투자 등 녹색기술, 그린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11% 달성을 위해서는 설비투자 총 100조원(민간 72조원, 정부 28조원), R&D투자 총 11.5조원(민간 4.3조원, 정부 7.2조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