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및 ‘13년 1분기 정유업계 경영실적 분석
대한석유협회
정책협력팀 차장 조상범
2012년 국내 정유사 경영실적 분석
지난해 국내 4대 정유사는 국제 정제마진 악화로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전년(‘11년) 대비 6% 증가한 155조1,451억원을 기록하였으나, 영업이익은 68% 하락한 1조7,423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40% 하락한 2조60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GS칼텍스가 지주회사(GS에너지)와의 물적분할로 인한 주식매각 9,009억원이 기타영업외수익으로 계상됨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어 이를 제외할 경우 1조원을 갓 넘기는 매우 저조한 수익을 기록하였다..
기업의 영업활동 성과를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1%로 전년의 3.7%에 비해 2.6%P 하락하였다. 이는 석유산업이 자유화된 ‘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유가폭락 사태가 발생된 지난 2009년의 2.3%에 비해서 절반에도 못미쳐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여실히 반증하고 있다.
【표】 2012년 정유업계 경영실적 현황
이러한 지난해에 기록한 사상최악의 경영실적은 무엇보다도 정유부문실적 악화영향이 가장 크다.
국내 정유사 사업구조는 석유정제 및 판매 관련한 사업주력분야인 정유부문과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으로 나뉘는데, 통상 매출액 등은 정유부문이 많지만 영업이익은 정유부문과 비정유부문의 이익률이 비슷한 수준의 추이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은 -4,330억원으로, 오히려 비정유부문에서 이익을 거둔 덕분에 법인 전체가 적자를 기록하는 것을 간신히 면했다. 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은 석유산업이 자유화된 지난 1997년 이후 가장 낮았으며, 2009년에 처음 기록한 적자액 -1,850억에 비해서도 적자규모가 2.3배가 넘었다.
【표】 2012년 정유 및 비정유 부문 이익률 현황
【그림】 석유산업 자유화 이후 정유사 영업이익 및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이 같은 원인은 다음의 세가지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첫째, 경기침체에 따른 휘발유 및 경유 등 경질유 수요감소로 원유와 국제석유제품가격과의 스프레드가 축소되었다.
지난해의 두바이유와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경질유 평균가격과의 스프레드는 16.0$/B로 ‘11년의 17.2$/B에 비해 1.2$/B가 낮았다.
둘째, 원유-제품간 스프레드 축소로 인한 단순정제마진이 감소한데 이어 크래킹 마진 감소폭 확대로 복합정제마진 감소세도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2년의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3달러로 전년에 비해 0.5달러 하락하였다. 국내 정유사들이 고도화시설 확충으로 시설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음에도 복합정제마진이 감소세로 돌아서서 수익성을 증진시킬 수 없게 되었다.
【표】 단순/복합 정제마진 및 크래킹 마진 추이
셋째, 수출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제마진 악화로 인한 수출채산성의 동반 악화이다.
지난해는 정유사 가동율이 전년동기대비 0.8% 상승하였고 고도화시설 증설로 경질유 등 석유제품생산이 증가하여 수출물량도 5.9% 늘어났다. 또한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9.9% 증가하였지만 국제 정제마진 악화에 따른 원유도입단가와 제품수출단가 차이 축소로 수출채산성이 오히려 악화되었다.
수출채산성은 ‘11년의 경우 배럴당 12.3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의 경우 9.1달러에 머물러 26%나 감소하였다.
【표】 수출물량 및 금액 현황
【표】 수출채산성 비교
비정유부문 수익성 악화
한편 정유사의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1,753억원을 기록하여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의 적자를 훌쩍 넘는 이익을 거두었으나, 전년에 비해 수익성은 악화되었다.
특히 윤활부 부문은 전년에 비해서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감소하였는데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윤활유 수요부진과 역내 공급증가로 인해 원료인 벙커유와의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표】 비정유부문 세부 경영실적
【표】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국제가격 추이
석유화학부문은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폭에 비해 파라자일렌, 프로필렌의 스프레드가 전년대비 축소되었지만, 스프레드 자체가 톤당 300달러가 넘을 정도로 견조히 높았으며, 벤젠, 톨루엔, 에틸렌은 수급타이트로 스프레드 개선이 이루어지는 등 영업환경이 더욱 개선되어 매출액은 10조5,845억원으로 전년대비 1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조5,848억원을 기록하여 31% 증가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12년 정유사 경영실적은 155조원에 이르는 매출액 규모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1.1%, 순이익률 1.3%를 기록해 국내 12월 결산법인 전체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 5.1%, 순이익률 3.9%의 1/3에도 못미쳤다.
정유사 경영실적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메이저와의 비교시에도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석유메이저사인 엑슨모빌, BP, 로얄더치쉘, 쉐브론, 토탈 등은 3.0% ~ 10.8%의 순수익률을 보여 국내 정유사보다 2.3~8.3배 이상 높았다.
이는 해외메이저가 상류부문의 비중이 하류부문보다 높은 반면, 국내 정유사는 상류부문 보다 하류부문에 치우쳐져 있어서, 지난해 정제마진 하락의 영향이 해외메이저보다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표】 비정유부문 세부 경영실적
지난해 정유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은 정유부문과 비정유부문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유부문에서는 원유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정제마진 악화로 석유산업 자유화 이후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하였다.
비정유부문중 석유화학부문에서는 영업이익이 증가하여 정유부문의 적자를 보전하긴 했으나, 이는 주력분야가 아니라 비주력분야에서의 수익으로 산업경쟁력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향후 석유화학 경기변동시에 정유사 경영실적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
최근 집계된 2013년 1분기 경영실적은 매출액 37조1061억원, 영업이익 1조2,9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6.5%가 감소하였으나 영업이익은 6.1%가 증가하였다. 영업이익률도 3.5%를 기록하여 전년동기의 3.1%보다 다소 개선되었다.
이는 국제유가가 하락하여 매출액은 감소하였지만 정제마진은 크레킹마진의 개선으로 전년동기대비 큰 폭 상승세를 기록한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비정유부문에서는 윤활유부문의 실적저조 등으로 매출액은 5% 감소한 3조4,858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22%나 감소한 4,456억원을 기록하였다.
2013년 정유업계 경영실적은 무엇보다도 정제마진의 회복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2분기에는 정제마진이 1분기보다 악화되어 정유업계 수익성이 다시 저조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 및 IMF가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OECD 또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율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등 5월 이후의 각종 글로벌 경제지표 악화는 정유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