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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공짜 점심, 공짜 거래!
석유와 공짜 점심, 공짜 거래!
한성준 대한석유협회 정책협력팀
세상에 공짜만큼 좋은 것이 어디에 또 있을까!
하지만, 공짜 점심 같은 것은 없다.(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이른바 TANSTAAFL 이라는 줄임말 아닌 줄임말로 통용되는 이 유명한 경제학적 화두는 모든 선택은 기회비용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선택을 하든 비용과 비용간의 비교/분석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또) 하지만, 공짜 아닌 공짜가 있다. 자유무역협정, Free Trade Agreement. 어느 것으로 불러도 무방하지만 우리에게는 FTA라는 단어로 익숙히 통용된다. 사전적 의미는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협정이다, 경제학적(?)으로는 수출시 공짜로(무관세) 물품을 상대국에 내다팔 수 있게 만드는 협정이다.
자국 석유제품 내수량을 충당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가진 국가가 많지 않기에, 국내산업보호를 위한 비관세장벽이 높지 않은 석유업계에 있어서 특히 중요한 것은 관세의 철폐이다. 수출시 관세 철폐에 따라 타국과의 경쟁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FTA 협정은 크게 아래와 같이 5단계로 나누어진다.
준비 및 여건 조성 → 협상 개시선언 및 진행 → 협상 타결 및 협정문 서명 → 국회 비준 및 통과 → 발효
특히 협상은 자국과 상대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루어지는 협정의 백미로서, EU, 미국과의 FTA 같은 경우는 8회 협상이 개최되었으며, 이미 ‘07년 6월에 발효된 한-아세안 FTA는 발효 이후에도 추가되는 국가들 덕분에(?) 24차 협정을 했으며, 각종 절차적 합의를 위해서 8차에 걸쳐 이행위원회가 개최되고 있다.
현재 한국은 한-칠레(‘04년 4월), 한-싱가포르(‘06년 3월), 한-EFTA(’06년 9월), 한-아세안(‘07년 6월), 한-인도(’10년 1월), 한-EU(‘11년 7월), 한-페루(’11년 8월), 한-미(’12년 3월) 등 8개의 협정(45개국)을 체결하였으며, 터키/콜롬비아와는 협정 타결완료가 되어 발효를 기다리고 있으며, 캐나다/인도네시아/중국 등과의 또다른 협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서 EFTA란 서유럽 국가 중 EU에 참가하지 아니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4국(유럽자유무역연합) 과의 FTA를 말하며, 인도는 특별히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라는 명칭을 선택하였는데, 이는 인도에서 FTA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름을 바꾸어 협정을 맺은 결과라고 한다.
그렇다면 석유제품은 FTA 수혜 품목일까?
어떤 제품이 FTA 수혜품목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 간단한 조건이 필요하다. ①해당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낮아질 것 ②한국산 제품을 필요로 하는 국가일 것 ③국산제품과 수입제품간 경쟁이 심하지 않을 것
①번 조건에 대해서; 대부분의 국가가 석유제품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었으며, 우리측의 적극적인 협상으로 이를 낮추었기 때문에 수혜의 조건을 충족하였다. 하지만 ②번 조건과 관련해서; 운임료, 주변 경쟁 생산국과의 관계, 내수시장의 수요&공급 등 다양한 변수가 개입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FTA의 수혜를 받았다/못했다고 단정짓기는 곤란하다고 하겠다. 또한 이렇게 다양한 변수로 인해서 특정 국가로의 수출이 늘었다 줄었다 하기도 한다. (유럽으로 보내려고 했던 항공유, 경유가 관세/운임/수출규모 등에 따라 미국으로 가버리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석유제품은 FTA 덕을 많이 보는 편이다. 이는 한국이 석유제품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으므로 수입이 불필요하고, 오히려 대규모 정제설비에서 오는 규모의 경쟁력,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에서 오는 제품 경쟁력을 지닌 석유 수출강국이기 때문이다: 조건③ 충족!
한국무역협회가 석유제품에 대하여 분석한 FTA체결에 따른 효과를 나라별로 살펴보자면,
<한-칠레 FTA 7년의 평가, ‘11년 3월>는 2710 품목(경유 등)은 7년간 1120% 수출이 증가하여 2010년 한국의 對칠레 주요수출품목 1위로 도약하였다!(2위에서) 이는 그 유명한 칠레산 포도주 수입금액 2천5백만달러의 40배에 달하는 10억달러에 해당한다.
<한-EU FTA 발효 1주년 성과와 과제, ‘12년 7월>에 따르면, “제트연료유, 윤활유 등의 석유제품은 3.7%~4.7%의 관세가 FTA 발효 즉시 철폐 되면서 수출이 급증”하였다. 특히 제트연료유는 발효 후 9개월간 전년동기대비 1163% “폭발적”으로 수출이 늘어났다. 또한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석유제품은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등 많은 나라에서 FTA에 따른 수출전략 품목으로 선정되었다.
<한-미 FTA 1주년 평가, ‘13년 3월>는 전체 품목이 FTA 관세혜택을 받아 FTA 발효 이후 수출이 전년대비 32.8%나 증가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12년 기준으로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항공유 수출은 전년대비 26% 증가하여 미국 수입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FTA 체결에 따른 시장확대로 수출증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렇듯 석유제품은 FTA 체결에 따른 수혜품목으로 분류되고, 전략적으로도 수출증대를 위하여 FTA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향후 진행될 중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석유제품 수출국과의 FTA 협정 체결은 대한민국 주요 수출품목 1위로서의 석유 위상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FTA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각 국가들은 FTA를 통하여 경제연합을 추진하면서, 다수 국가가 함께 FTA 및 경제통합을 추진하는 경제블록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신흥개도국들이 다수 위치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통합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한국 또한 한-중-일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ASEAN 개별국가와의 별도 FTA 체결을 통해 그 효과를 배가시키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북미의 또다른 수출시장 확보를 위하여 캐나다와도 ‘05년 협상을 출범하여 8차에 걸친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중동국가와의 협상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경제영토가 늘어난다는 것은 축복이다, 아울러 석유제품이 어느 국가와 협상을 체결하든 FTA의 수혜품목이라는 것 또한 행복이다. 공짜,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공짜의 혜택을 팍팍 보자, ‘13년 한번 더 수출 1등을 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