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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동향]배출권거래제 도입과 관련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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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거래제 도입과 관련한 소고




김수이 교수
원광대학교 국제통상학부



도입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거셌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가 2015년부터 시행된다. 2012년 5월 2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및 할당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란 기업별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정한 뒤 이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은 초과한 양만큼 배출권을 사고 이보다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은 잉여 배출권을 팔도록 한 제도다.

이 법률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연평균 총량이 이산화탄소 환산으로 12만 5000톤 이상인 업체이거나 2만 5000톤 이상인 사업장의 해당업체는 배출권거래제의 대상업체가 된다. 그 외에도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관리업체로서 할당대상업체로 지정받기 위하여 신청한 업체도 배출권거래제 대상업체가 된다. 즉 현재 온실가스 목표관리제가 시행되고 있는 업체 중에서 대규모 배출업체는 모두 배출권거래제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해당업체는 목표관리제에서 배출권거래제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관리업체에 대해서는 배출량을 할당하게 되는데 국가에서는 이러한 할당을 위하여 ‘배출권할당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배출권을 할당하기 위해서는 할당대상업체의 이행연도별 배출권 수요, 조기감축실적, 할당대상업체의 배출권 제출 실적, 할당대상업체의 무역집약도 및 탄소집약도, 할당대상업체간 배출권 할당량의 형평성, 부문별 업종별 온실가스 감축 기술 수준 및 국제경쟁력, 할당대상업체의 시설투자 등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정도, 관리업체의 목표 준수 실적 등의 사항들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다.

셋째, 대상 업체는 매년 해당 연도의 배출량을 전문 검증기관의 검증을 거쳐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배출 허용량을 초과하면 이산화탄소 1톤에 최대 10만원의 과징금을 내게 된다. 또 배출량을 거짓 보고하는 등 불벌행위를 하면 형사처벌도 받는다. 그 외에도 동 법률안에서는 시장 안정화 조치, 배출권의 이월·차입, 상쇄제도의 도입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제의 실시를 위해서 시행령으로 정해야 하는 사항들이 많이 남아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및 할당에 관한 법률안’에서는 기본적인 방향이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도입근거만을 마련해 놓았을 뿐 실질적인 거래제의 운영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해서는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러한 시행령 마련을 위한 작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첫째, 구체적인 부문별 할당 기준 및 할당량에 관한 사항, 이행 연도별 배출권의 할당기준 및 할당량에 관한 사항, 할당 대상업체에 대한 배출권의 할당기준 및 할당방식에 관한 사항 등은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논의되는 방식은 그랜드파더링(Grandfathering) 방식과 벤치마크(Benchmarking) 방법이 있다. 그랜드파더링 방식은 과거 배출량 실적을 기준으로 할당량을 정하는 방식이며, 벤치마크 방식은 최선의 기술(Best Technology)을 채택하였을때의 배출량을 기준으로 할당량을 정하는 방식이다. 이 두가지 방식은 모두 장단점이 있어 어느 방식을 채택하는가는 정책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배출권의 할당과 관련해서 법 제12조 제2항에서는 즉 할당대상업체의 이행 연도별 배출권 수요, 조기감축실적, 할당대상업체의 배출권 제출 실적, 할당대상업체의 탄소집약도 및 무역집약도, 부문별·업종별 온실가스 감축 기술 수준 및 국제경쟁력 등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탄소집약도 및 무역집약도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 기준을 마련할 때 산업간 형평성도 아울러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배출권의 유·무상 할당비율은 국내 산업의 국제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상 등 국제적 동향, 물가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직전 계획기간에 대한 평가 등을 고려하여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법 제12조 제3항). 배출권의 유·무상 할당 비율은 기업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비용과 직결되어 있는 부문으로 유상할당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부담은 가중되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고려할 때 지나친 유상할당 비율은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EU에서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마련해 놓고 이 기준에 부합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무상할당을 실시하고 있다. 즉 ① 무역집약도가 30% 이상, ② 추가적인 CO2 비용이 총부가가치의 30% 이상, ③ 무역집약도 10% 이상 그리고 추가적인 CO2 비용이 총 부가가치의 5% 이상인 세가지 경우에는 100% 무상할당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EU 기준을 참고하여 그 기준을 마련하되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보다 심도 있는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

셋째, 조기감축실적과 관련해서도 법 제15조 제2항에서는 조기감축실적을 할당계획 수립 시 반영하거나 배출권을 추가 할당하는 경우에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의 효과적인 달성과 배출권 거래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하여 할당계획에 반영되거나 추가 할당되는 배출권의 비율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어떤 종류의 감축실적을 조기감축으로 보아야 할지, 그리고 어느 시기에 이루어진 감축실적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그리고 조기 감축으로 인정한다면 어느 한도까지 인정해 주어야 할 것인지가 시행령을 만들때 정해져야 할 사항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조기감축실적을 할당계획 수립시 반영할지 배출권을 추가 할당할지도 먼저 선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현재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출범과 동시에 목표관리제 이전의 조기감축실적은 목표관리제에 이미 반영이 되어 있다. 따라서 배출권거래제에서는 목표관리제 이후의 조기감축실적에 대한 인정부문이 논의의 중점이 될 것이다.

넷째, 상쇄와 관련해서도 상쇄의 인정범위, 인정기준 등과 관련해서 어떠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야 하는지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먼저 국내 감축사업만 상쇄로 인정할지, 해외 감축사업도 포함할지, 그리고 국내감축사업 해외감축사업을 모두 포함할 때 국내/해외 상쇄의 전환비율에 대해서도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EU에서는 전환비율이 1 대 1, 미국의 왁스만 마키 법안에서는 1.25 대 1의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상쇄의 인정규모, 유효기간도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다섯째, 배출권거래제도의 안정화를 위하여 시장안정화조치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구체적인 시장 안정화조치로는 배출권 예비분의 25%까지 추가할당하거나 배출권 최소 또는 최대 보유한도의 설정, 그 밖에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방법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향후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위에서 제기한 이슈들은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법에 대한 논쟁은 그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산업계는 이러한 이슈 하나하나가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비용과 직결되어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문에 대해서 각 산업부문은 자체적인 시나리오와 분석을 통해서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정부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배출권거래제도는 한번 시행이 되면 3년~5년 단위로 그 평가가 이루어지므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배출권거래제도가 초반에 도입되도록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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