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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미세먼지, 중국발 요인은 어느정도일까_정진상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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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중국발 요인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진상 책임연구원

 

국내 미세먼지 연구 동향

 

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10 미만일 경우 미세먼지(PM10)’, 2.5 미만일 경우 미세먼지(PM2.5)’라고 정의된다. 미세먼지(PM2.5)의 주요 화학조성은 황산염, 질산염, 암모늄, 유기입자 그리고 검댕이다. 미세먼지는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P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다. 미세먼지는 흙, 해염, 식물 등으로부터 자연적으로 생성되거나 화석연료의 연소를 통해 인위적으로 생성된다. 아래 그림 120181월부터 3월까지 국내 주요 도시와 교외지역에서 측정된 대기오염물질의 평균 농도이다. 미세먼지(PM10) 농도의 경우 도심지역인 대전과 서울이 교외지역들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지만, 차이는 크지가 않았다. 미세먼지(PM2.5) 농도의 경우 도시지역과 교외지역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교외지역인 평창의 경우 대전 도심보다도 높은 농도가 나타났다. 이에 비해 자동차, 공단, 난방 등으로부터 주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의 경우 도심지역의 농도가 교외지역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도심과 교외지역 농도 비교결과로부터 미세먼지가 깨끗한 시골에서 산다.’라는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그림 1. 국내 주요 도시 및 교외지역에서 20181월에서 3월까지 측정된 미세먼지(PM10), 미세먼지(PM2.5), 이산화질소 평균 농도 비교 (출처: 환경부) 

 

최근에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여름철을 제외하고 모든 계절에 걸쳐 빈번하게 발생하여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를 통해 과학적인 원인 규명 및 대응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또한 환경부는 미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국내 미세먼지 현황 파악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였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장거리 이동된 미세먼지가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지만 실제 과학적으로 입증이 가능한지? 그리고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량적인 연구결과가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과 중국 모두 산업이나 농업의 성격이 비슷해 대기에 유사한 물질들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화학조성만 분석해서는 중국산인지 국내산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위성영상 분석이나 대기질 모델링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위성영상은 대기의 흐름을 거시적으로만 제공하고, 대기질 모델링은 실제 관측치와 오차가 커 정확도가 부족하다. 다행이 최근에 Jung (2018)은 폭죽에서 배출된 지시물질인 칼륨을 분석하여 중국 춘절기간 동안 폭죽 등으로부터 발생한 미세먼지(PM2.5)가 한반도까지 날아왔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였다.

그렇다면 왜 최근에 동북아시아 지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또 오래 지속되는가?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는 풍향 및 풍속과 같은 기상요소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바람이 낮은 속도로 불거나 대기가 정체되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고농도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며칠씩 지속되게 된다. Zou (2017)은 북극 지역의 얼음이 녹아 없어진 것과 대기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규명하였다. Chang (2016)2015년에 엘리뇨 현상이 발생하였을 때 중국 동부지역에 바람이 감소하여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을 유발하였음을 규명하였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최근의 동북아시아 고농도 미세먼지는 기후변화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중국 미세먼지 현황 및 국내에 미치는 영향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2013년 경 부터 대기오염 종합대책을 정부 주도형으로 매우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대기질은 최근 3-4년 사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Song (2017)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전체 미세먼지(PM2.5)농도는 65.8 μg/m3, 55.0 μg/m3, 50.7 μg/m3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미세먼지(PM2.5) 중 질산염과 황산염은 각각 이산화질소와 이산화황 가스로부터 이차 생성되어 만들어진다. 이산화질소의 경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9.6 μg/m3, 33.3 μg/m3, 33.4 μg/m3로 변화가 적었다. 반면 이산화황의 경우 2014년부터 34.1 μg/m3, 26.0 μg/m3, 21.9 μg/m3로 급격히 농도가 감소하였다. 이산화황이 주로 석탄연소로부터 배출되기 때문에 중국 전역에 미세먼지(PM2.5)의 농도가 최근에 줄어든 원인은 석탄 규제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반면 자동차에서 주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는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큰 변화가 없었다. 이로부터 향후 중국에서 미세먼지(PM2.5)를 추가로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가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예측되었다.

중국에서의 스모그 발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지형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래 그림 2()는 해발고도에 따른 중국지형 분포를 나타낸다. 그림에 나타난 바와 같이 중국의 동부지역은 상대적으로 지형이 낮지만 서쪽 방향으로는 높은 산맥이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풍이나 동남풍이 약하게 불거나, 대기가 정체 시 중국 동부지역에 스모그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생성된 스모그는 장거리 이동하여 중국 동부지역 모든 도시들에게 영향을 준다. 또한 중국 동부지역에 만들어진 고농도 스모그는 기류가 동쪽으로 바뀔 때 한반도로 이동하여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림 2.() 해발고도에 따른 중국지형 분포와 () 2014117일 중국발 스모그의 한반도 유입사례 

(출처: https://www.mappi.net/chine-relief.jpg, NASA Worldview)

 

 

위 그림 2()20141월 중순경에 중국 동부지역에 고농도 스모그가 만들어진 후 기류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여 한반도에 영향을 준 사례를 나타낸다. 2014117일의 위성영상을 보면 중국의 동부지역에서부터 황해, 한반도에 걸쳐 넓게 회색 스모그 띠가 걸쳐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Jung (2017)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대전지역 미세먼지(PM2.5) 농도가 최대 145 μg/m3까지 높아졌고, 평균 120 μg/m3을 나타내었다. 현재 미세먼지(PM2.5) 나쁨 수준이 35 μg/m3이니 나쁨 기준보다 4배 이상 증가하였다.

중국발 오염물질이 장거리 이동하여 한반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느냐는 모델 모사를 통해 산출할 수 있다. 20142월 말경 (23-27)에 한반도 전역이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으로 고농도 사례가 발생하였다. 이 기간 동안 서울지역 미세먼지(PM10)과 미세먼지(PM2.5)의 평균 농도는 약 138 μg/m3122 μg/m3을 나타내었다. Kim (2017)이 모델 모사를 이용해 외부 기여량을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미세먼지(PM2.5)의 경우 21 %가 국내의 영향이고, 나머지 79 %가 중국 등 국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 조성별로 살펴보면 황산염의 경우 이 기간 동안 거의 대부분이 중국 등 외부 유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질산염과 암모늄의 경우 국내 기여량이 각각 15 %26 %이고, 나머지는 국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만 한정해서 살펴보면 중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유입될 때 질산염과 암모늄을 만드는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미세먼지(PM2.5)의 추가 증가를 억제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만약 이 기간 동안 국내의 영향을 절반 정도 줄이면 전체 미세먼지 농도가 10 % 정도 줄어든다는 산술적인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줄어든 농도 수치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최근에 중국의 강력한 미세먼지 정책으로 인해 미세먼지를 만드는 가스상 오염물질의 배출량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고농도의 요인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발 미세먼지의 한반도 기여도를 파악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국내 미세먼지 저감 방안

 

국내 미세먼지 저감 정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연평균을 줄이는 전략과 고농도시를 대응하는 전략이 선별적으로 추진이 되어야 한다. 연평균을 줄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 주도로 저감 대책을 세우고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된다. 연평균을 줄이는 정책에 있어서 저인망식으로 여러 규제 정책을 복합적으로 추진하기 보다는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에 기여율이 높은 배출원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각 단계별 정책 추진에 있어서 실효성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A라는 정책을 추진할 때, B만큼의 개선효과가 예측되면, 실제 정책을 추진한 후에 후속 평가를 통해 실제 B만큼의 개선효과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신뢰성 있는 후속 평가결과를 확보해야만 정책 추진에 있어서 산업계 혹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연평균 농도를 줄이는 것보다는 고농도 스모그를 줄이는데 더 관심이 더 많다. 고농도 스모그의 경우 고농도 스모그를 유발하는 중국과 이를 더욱 오래 지속시키는 한국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날아오고 한국에서 배출된 가스상 오염물질이 날아온 입자와 반응해서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 대기가 정체 시 고농도 스모그가 며칠씩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날아올 때 최대한 국내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요즘은 미세먼지 예보 기술이 많이 발전하여 고농도 미세먼지의 예측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날아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비상저감조치를 발동하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실효성 있는 비상저감조치를 펴기 위해서는 고농도시 국내에서 주로 어떤 배출원이 미세먼지 생성에 기여하는지를 정량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만약 국내 기여율 산정 연구결과에서 국내 비상저감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결론이 나면 고농도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대응하는 연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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