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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합리적인 미세먼지 대응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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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미세먼지 대응방안

 

최준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1. 과연 최근 미세먼지가 증가하였는가?

 

20165월까지 서울 기준 PM10평균 농도는 56/을 기록해 기준치인 50/을 넘어섰을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농도인 44/보다 높게 유지되었다. PM2.5역시 28/로서 기준치인 25/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인 20(PM10), 10(PM2.5)을 적용할 경우 2016년 들어 이 기준을 충족한 날은 313일과 53일 이틀에 불과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미세먼지의 증가가 어디에서 비롯하였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 없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면서 여러 가지 혼란이 발생하였다. 과거 겨울에서 봄철에 걸쳐 집중적으로 발생하던 고농도 미세먼지가 올해는 5월까지 지속되는 것은 이례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1) 한반도 주변의 기압배치 변화로 인한 것인지, 2) 외부로부터의 유입 증가인지, 3) 국내 발생량 증가에 따른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에서 국내발생량 증가를 원인으로 간주하고, 이를 감축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면서 혼선과 논란이 발생하였다.

최근 미세먼지가 증가했다는 판단의 근거는 감소추세를 보이던 미세먼지가 2013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사실 2012년의 PM10농도는 이례적으로 낮았음을 고려할 때 2016년 상반기의 현상이 일시적 현상인지, 앞으로 반복될 것인지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 미세먼지는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하는가?

 

환경정책의 핵심은 오염원이 무엇인가?’를 확인하고, ‘오염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미세먼지 관련 정책은 기본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국외 영향을 30~50%(고농도시 60~80%)로 간주하고 나머지 국내 발생분 가운데 수도권의 경우 경유차가 29%를 차지하는 최대 오염원으로 간주하고 있다. CPASS에 기초하여 1차 오염원을 산출하고, 다시 대기중 미세먼지 성분을 분석하여 2차 생성분을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추정과정은 기본적으로 타당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미세먼지 발생량 추정에 사용되는 배출계수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07미세먼지 배출원 분석 및 배출자료 개선을 위한 기획연구을 비롯한 여러 연구를 통해 기본적인 계수를 도출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20164월 미세먼지의 국내외 기여율 산정 및 수용모델 적용 가이드라인 마련 용역을 발주하면서 추진배경으로 측정기간, 측정자료, 산정방법 등에 따라 산출결과에 큰 차이를 나타내어 대기오염 관리 및 정책자료로 활용하기에 미흡함을 제시함으로서 기존 통계의 한계와 이에 기반한 정책수립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있다.

논란이 되었던 경유차의 수도권 PM2.5배출 기여도에 대해서 환경부는 29%, 대기환경학회를 비롯한 학계는 10%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모델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이러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2차 생성의 경우에 있어서도 생성 프로세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물성 연소의 경우 발생원과 발생량 추정에 여러 가지 의문이 존재하고 있다. 2015년 국립환경과학원의 PM2.5 실태파악 및 향후 연구방향 모색을 위한 포럼에 따르면 농업(분뇨관리), 유기용제사용(도장시설), 비산먼지(도로재비산) 등의 배출가중치 불확도가 매우 높아 개선이 시급히 필요한 것으로 제시된 바 있다. 오염원 관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배출원 파악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된 저감대책의 수립과 집행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3. 저감대책은 유효한가?

 

수송부문

정부는 수송부문 대책으로 1) 경유차·건설기계에 대한 관리강화 2) 친환경차 보급 확대 3) 자동차 운행제한을 주요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경유차에 대한 실도로 기준(RDE-LDV)도입의 경우 3.5톤 이상 차량의 경우 2014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개정으로 이미 확정된 것이며, 승용차를 포함한 3.5톤 미만의 경우도 작년 EU의 결정으로 2017년부터 도입이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조치는 신규 도입차량에만 적용되는 것으로서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과연 특별대책에 포함될 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실도로기준도 2019년까지는 현행 배출기준의 2.1, 20201월 이후에도 1.5배까지는 인정하도록 되어 있어 미세먼지 감축에 한계가 있다. 또한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의 경우 PM2.5등의 전구물질로서 질소산화물 감축은 PM2.5의 감축에 도움이 되지만 그 수준은 불명확한점이 있다.

경유버스의 CNG버스 전환은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기존 CNG충전소 설치과정에서 발생하였던 많은 갈등과 지연을 고려해 볼 때 실제 충전소 확대 설치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보급의 경우도 충전시설의 확충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현재 보급되어 있는 전기차 충전시설의 경우 유지보수가 원활하지 않아 사용에 어려움이 많은 경우가 많으며, 급속충전 요금에 대한 이용자 불만, 민간사업자 참여 저조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자동차 운행제한의 경우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그 효과 역시 가장 확실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운행제한 대상에 서민 생계형 차종이 제외되고 있어 한계가 명확하다. 또한 차량부제 등 비상저감 조치의 경우도 시도지사에게 이미 권한이 부여된 사항이지만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음을 고려할 때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발전·산업부문

정부는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친환경적 처리,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기준 상향, 기존 발전소에 대한 성능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수도권 대기오염총량제 대상 사업장의 확대와 배출총량 할당기준의 강화를 미세먼지 대책으로 제시하였다.

수도권의 경우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수도권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 관리제20078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나 오염도 조사와 배출파악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201453개 다량 배출사업장 점검 결과 25%의 업체가 위반),

관리상의 어려움과 더불어 실제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의 영향은 모델링에 의한 예측결과이며, 실제 관측자료를 분석하여 기존 배출시설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수도권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과연 관리강화를 위한 배출저감이 어떠한 방식으로 어느 지역에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생활부문

금번 대책수립 과정에서 삼겹살과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원이라는 언론보도로 인하여 많은 국민의 반발과 전체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생물연소의 경우 최근까지 그 실태나 배출량이 미세먼지 발생추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였다.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노천소각이나 도로 비산먼지 등이 실제 미세먼지 총량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금번 대책은 미흡한 점이 많다고 여겨진다.

도로비산먼지 제거를 위한 물청소의 확대는 PM10의 경우 비교적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큰 비용투입 없이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이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형 고기구이 업소의 경우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냄새로 인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금번 대책에서 이와 관련된 사항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곤란하다. 향후 미세먼지가 아닌 악취의 차원에서 계속적인 관심과 저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4. 무엇이 빠졌는가?

PM2.5 경우 분명 2차 생성의 비중이 상당히 높으며, 이러한 과정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SOxNOx의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유차와 석탄화력발전소를 주요 발생원으로 설정하여 감축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들과 더불어 PM2.5 2차 생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총암모니아(NH3+NH4+)에 대한 관리방안이 제시되지 않음으로 인해 충분한 2차 생성 저감은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 동경도의 경우 유기탄소를 PM2.5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여 디젤차 규제에 집중하고, EU의 경우 PM2.5의 선구물질인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의 주요 배출원인 농·축산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미세먼지 관리를 위해서는 지역적 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금번 대책의 경우 이러한 과정에 대한 검토와 설명이 제시되지 못함으로서 정책의 신뢰성을 저하시켰다.

 

5.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증거와 정책의 사회적 수용성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은 여러 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환경개선에 많은 기여를 해오고 있다. 과학적 조사·분석에 기초한 충분한 자료의 수집과 이에 기반한 대책의 마련은 환경정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투입되는 예산에 대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효과적 정책 집행을 가능하게 해 왔다.

그러나 금번 미세먼지 대책의 입안과정과 내용은 이러한 기존의 과정을 전혀 따르지 않음에 따라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를 불러왔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이 계절별로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하는지, 국내 발생원이 어느 부문에서 어정도의 기여를 하는지, 금년 5월의 미세먼지 고농도가 무엇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는지에 대해서 정부는 어느 하나 분명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유 가격 인상, 환경개선부담금 대상 확대 등 국민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대책이 조율되지 않고 제시됨으로서 광범위한 반발을 불러왔다. 또한 대책 수립에 있어 부처간 갈등이 극명하게 노출되면서 정책 집행의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하였다.

우리 국민은 과거 폐기물 종량제를 비롯하여 자연공원내 취사금지, 버스 전용차로 도입 등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을 감내하여야 하지만 환경개선 및 사회의 공익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정책의 도입에 있어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다. 정책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체감과 더불어 충분한 사전 설명과 홍보, 비교적 균등한 부담배분이 높은 정책 수용성의 근원이었다. 금번 미세먼지 대책은 이런 측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문제의 연속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미세먼지의 저감은 단기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못함을 인정하고 느리더라도 폭넓은 접근과 지속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배출원의 파악과 발생량 추산에 대한 보다 신뢰성 있는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행 CAPSS 체계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와 관련 연구에 대한 폭넓은 검토를 통해 우리 실태에 맞는 배출계수의 개발과 배출실태파악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수도권 미세먼지와 관련한 2차 생성 프로세스의 파악과 선구물질의 기여도에 대한 연구가 강화되어야 한다. 계절별 특성을 고려한 세분화된 연구와 더불어 광화학 쳄버를 활용한 연구에 대한 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대증적이지만 효과적인 저감 대책의 강화가 필요하다. 도로 물 청소 횟수 증대와 방식 개선, 노천소각 단속 강화 등은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넷째, 중국의 기여를 감안한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감축하더라도 중국에서 발생하는 오염량이 증가할 경우 감축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소요예산 대비 저감 효과를 고려한 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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