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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의 안전성을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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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의 안전성을 높이자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 김기복

1. 시민의 발인 버스가 안전한가 
지난 4월13일 밤 10시경 서울 종로구의 대로변을 달리던 시내버스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운전자가 백미러에 버스뒤 쪽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신속하게 승객 10여명을 대피시키는 바람에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에 앞서 3월 27일에도 서울 한강대교를 위를 달리던 시내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승객 20여명이 대피를 하는 사고가 있었다. 최근 들어 이런 버스화재사고가 언론에 보도 된 것만, 4월 15일 현재 3건! 지난 3월에는 모두 6건이나 발생하는 등 화재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버스화재는 대부분 엔진과열과 브레이크과열, 그리고  타이어파열과 전기합선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시내버스 화재사고는 단순히 불을 끄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짓하면 대형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 이유는 현재 시내버스에 대부분이 이른바 천연가스라고 하는 CNG(고압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따라서 버스에 화재가 발생하면 CNG 내압용기가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0년 8월 9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있었던 압축천연가스 시내버스의 내압 용기가 폭발사고로 승객 등 19명이 중경상을 입었던 사고도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내압 용기의 볼트 진동, 밸브 오작동·전선 단선 등으로 파열, 용기에서 충전 가스가 방출되지 못해 내부 압력이 상승해 폭발한 것이라는 추정이 내놓았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 2014년 5월 17일에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주유소 앞에서 시내버스의 오른쪽  뒷바퀴 타이어가 갑자기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 7명이 타박상을 입는 사고를 비롯해, 여름철만 되면 해마다 전국에서 수십여 건씩 발생하는 버스타이어 폭발사고도 CNG 내압용기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제품안전학회가 실시한 시내버스타이어 파열사고 원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CNG버스(저상버스제외)는 구조적으로 가스탱크가 하부에 위치해 브레이크드럼에서 발생하는 열 방출이 원활하지 않고 경유버스에 비해 70kg이나 더 무겁기 때문에 바퀴주변에 온도가 경유버스에 비해 26% 정도 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따라 CNG버스에 경우 뒤 바퀴 안쪽 타이어의 과열로 인한 파열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정부는 CNG버스의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14년 4월부터 8월까지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 그리고 자동차제조사와 자동차전문가 110명으로 특별점검반을 꾸려 전국에서 운행되는 CNG버스 3만616대에 대한 점검을 해서 경미한 결함이 발견된 687대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정비를 하도록 조치를 했고, 중대한 결함이 발견된 29대에 대해서도 즉시 정비를 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9월 밝혔었다.
그런데 웬일일까? 반년도 안 된 2015년  4월이 시작되면서 서울 비롯한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CNG버스 안전점검에 나선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안전점검을 자주하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만큼 불안전하다는 얘기도 된다. 사실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경우 1건의 사고에서도 대형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버스에 중대결함이 29대가 아니라 단 한 대도 있어는 안 되는 것 아닌가?   
    

2. 버스이용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안전도
지난 2012년 8월 교통시민단체인 시민교통안전협회가 행당동 CNG 폭발사고 2주기를 맞아 서울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수도권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시내버스체감안전도 조사를 한 결과 버스를 이용할 때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안전성(54.3%)을 꼽았고, 행당동 사고와 같은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80.7%), 또 가스폭발사고와 화재사고 위험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48.0%)도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CNG 버스에 안전성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교통안전협회가 2103년 4월 서울시내 12개 버스차고지 주변 100미터이내 거주하는 주민 546명을 대상으로 “버스차고지주변 거주시민 체감안전도” 조사결과 응답자의 77%가 폭발 또는 화재사고 위험을 느끼고 있다고 했고, 또 1월 15일 버스38대를 태운 외발산동 버스차고지 화재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79%로 나타났다.

결국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은 물론, 버스차고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 역시 어제든지 시내버스가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시민들은 왜 버스를 이렇게 위험물로 보고 있는 것일까? 화재와 폭발사고에 취약한 고압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그동안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사고를 비롯해, 2013년 1월 15일 외발상동 버스차고지 화재사고 등 대형 사고를 경험하면서 가스에 위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CNG버스는 내압용기의 압력이 200~250bar로 LPG의 4~50배나 압력이 높은데, 이런 용기를 7개~9개까지 싣고 운행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내압용기에 부착돼 있는 가스방출 안전밸브의 작동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화재사고가 폭발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3. 버스가 안전한 대중교통이 되려면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해야 한다. 그 이유는 전국에서 하루에도 1천9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기 때문에 조그만 사고에도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교통은 가장 먼저 안전성을 확보해야하고 그 다음 정시성과 편의성을 확보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NG 버스는 가장 중요한 안전성에서 시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대기환경이 열악했던 2000년에 CNG 버스를 도입해서 수도권에 대기환경이 크게 개선 된 점과 또 디젤버스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한 점 등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된다. 하지만 지금은 CNG 버스가 가장 중요한 안전성은 물론, 경제성과 환경성 모두 클린디젤버스와 비교해 우월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클린디젤은 환경성에서는 CNG와 차이가 없고, 안전성과 경제성에서는 훨씬 더 우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버스정책에 전환을 고려해아 할 때다.            

CNG를 도입하던 2000년대 초반! 디젤자동차는 매연과 소음 등 지저분한 이미지에서 강력한 배기규제를 통해 지금은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가 완전히 탈피된 클린디젤엔진으로 발전했고, EURO-6규제가 시작되면서 더 이상 가솔린과 CNG보다 유해한 배출물이 더 많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면 최근 각국은 유해물질과 함께 에너지고갈과 지구온난화 문제로 연비와 CO2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클린디젤은 가솔린이나 CNG보다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측면에서 20~30% 이상 우수하다. 
즉, 유해배출 가스는 EURO-6가 시작되면서 가솔린이나 CNG와 동등 수준이 되었으며, 연비나 CO2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새롭게 대두되는 지구온난화  환경 규제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친환경자동차다. 특히 큰릴디젤은 화재와 폭발 등 대중교통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택시는 LPG, 시내버스는 CNG연료 일색이다. LPG와 CNG 값이 다른 연료에 비해 싸기도 하지만, 정부가 이 연료들에 한정해 지원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LPG택시에는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CNG버스는 차 값의 일부를 보전해 주고 있다. 결국 이런 디젤 외면 정책은 에너지 활용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 정유사의 원유정제 과정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제품이 경유다. 그러나 국내 소비가 제한된 탓에 60% 이상이 수출된다. 수출을 하려면 저장과 통관, 물류비용 등을 지불해야 한다. LPG나 CNG를 수입하는 데 돈을 쓰고 경유 수출에 추가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이중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국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일부 버스회사들이 CNG 버스를 클린디젤버스 대체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무엇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정책인지를 다시 한번 더 꼼꼼히 따져서 시대와 환경에 맞는 정책을 시행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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