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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유사휘발유를 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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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 유사휘발유를 보는 시각

 <글싣는 순서>

 

 

고에너지가격에 대한 홍보와 에너지 신기술개발에

대한 국가 R&D지원 확장이 필요하다

글·허은녕|자원환경경제학박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image중국의 경제성장과 OPEC의 감산강행, 그리고 이라크상황의 악화로 국제석유시장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고유가가 장기화, 구조화 될 것이라는 심각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자원의 9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국내에너지가격, 특히 수송용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으로서 어느 정도 이러한 고유가에 대한 대비를 해온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에너지 가격 정책은 국민들에게 높은 세금에 대한 저항을 가지게 하였고, 정부는 국제유가가 높아질 때마다 세금을 낮추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방침대로 에너지시장을 활성화하고 그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평상시에는 낮은 세금을 부담하고 국제유가 상승시에는 국내가격이 충분히 오르게 하여야 하지만, 정액방식의 높은 세금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결국 세녹스의 경우와 같이 고에너지 가격 체계에 구멍이 나고 말았다.

다행히 4 23일부터 발효된 석유사업법 개정으로 인하여 이제 1년 반 이상 끌어온 이른바 ‘세녹스’ 논쟁은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친화적 연료첨가제로 허가받은 것을 시작으로 신기술개발에 의한 대체에너지로까지 발전하였다가, 지루한 법적공방을 거쳐 결국에는 세금탈루 혐의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세녹스 사건의 가장 심각한 피해는 바로 ‘환경친화적’ 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왜곡시킨 부분이라 하겠다유사석유제품관련 법망의 허술함과 국민의 조세저항심리를 교묘히 활용하여 자칫 잘못하면 지금까지 고에너지 가격체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해온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뻔 하였다. 또한 대체에너지라고는 전혀 이야기 할 수 없는 석유류 제품을 국민들에게 마치 신기술개발로 인한 획기적인 제품인양 인식하게 한 것은 앞으로 제대로 된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문제의 원인은 에너지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부족과 이로 인한 고에너지가격체계에 대한 대국민 홍보 부족이다.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정부는 고유가에 대하여 자동차 10부제를 대응책의 제일 앞에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 참을성에 기대는, 국가대항 운동경기 때마다 나오던 정신력으로 이기라는 이야기를 아직도 하고 있다. 에너지위기 때마다 고생해 온 국민들을 위해서도 10부제 말고 다른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여 주어야 한다. 이제는 히딩크 전 대표팀 축구감독의 성공한 전략처럼 에너지 분야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여, 어떠한 위기가 와도 다양한 포지션을 바꾸어가면서 효과적으로 대처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극적인 에너지기술개발과 에너지자급노력이다획기적인 연비의 자동차를 개발하거나 값싼 전기자동차를 개발하여 국민이 보다 낮은 유류비용으로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다면 세녹스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신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 R&D를 획기적으로 늘려 국민에게 보다 많은 선택의 자유를 주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또한 에너지자급율을 높이기 위하여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자주적인 에너지공급능력의 확보와 대체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두 번째는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이다. 수송용 에너지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은 정부이지 정유사가 아니다. 이제 경유승용차의 허용에 따라 경유가격을 또다시 상향조정할 예정이니 국민들에게 왜 이렇게 유독 수송용 연료에만 높은 세금을 붙여 가격을 책정하는지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잠재워야 할 것이다. 고유가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없는 한 세녹스는 겉모습만 바꾸어 다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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