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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국제 원자재 쇼크와 해외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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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쇼크와 해외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한 제언

정규창_해외자원개발협회 상근부회장

image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이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실질소득의 감소를 이유로 증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 동, 아연과 같은 광물자원뿐만 아니라 옥수수, 소맥과 같은 곡물가격의 급등세까지 가세하여 애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지경에 이르렀다.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상승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그 원인이 있다. BRICs라 불리는 신흥 경제국이 고속성장하면서 원유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능력의 증가에 한계를 보임에 따라 20세기말 1,300만 배럴/일에 달했던 잉여생산능력이 100만 배럴/일 수준으로 감소하여 공급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석유자원에 대한 고갈론이 대두되고 주요 수출국의 자원민족주의가 가세하면서 수급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의 여파로 달러화 자산에 투자했던 투기자본들이 대거 원자재로 이동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욱이 자원보유국들이 자국의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곡물과 원자재 수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폄으로써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 카자흐스탄, 러시아는 이미 곡물과 원자재 수출을 억제하기 위하여 수출관세를 대폭 인상하였고, 중국은 3월 5일 개막된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치솟는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하여 원자재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신에너지로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바이오에너지의 경우에도 선진국들이 고유가와 이산화탄소 규제의 대응책으로 적극적인 바이오에너지 개발에 나서면서 곡물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소비자물가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고유가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증가되고는 있지만, 급격한 가격상승에 따른 불안감과 투자비용의 증가로 인하여 대규모 투자가 부진하고, 그 효과도 중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당장에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이미 세계는 자원확보전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열강들은 자원 확보를 위하여 정상외교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라크 전쟁을 비롯하여 세계 에너지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에너지패권주의의 선두주자로 나섰고,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 가스관 폐쇄 등 초강력 카드를 빼들고 있다.

중국은 3대 국영석유사인 CNPC, CNOOC, Sinopec을 수직계열화하여 세계 석유개발시장에서 무한경쟁을 촉발시켰을 뿐만 아니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막대한 경제원조와 군사적 지원까지도 자원외교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와 처지가 가장 비슷한 일본의 경우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자원 확보에 주력하였으나 2000년대 초 석유공단의 폐지와 자주개발목표를 포기하면서 국제경쟁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본은 다시 자주개발률 목표를 재설정하고 인펙스석유를 세계 40위권의 일본판 메이저로 재편하여 국제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원외교를 국가정책 아젠다로 설정하고 정부조직도 국무총리와 특임장관이 자원외교를 맡는 방향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하였다. 자원 확보의 일선에서 노력하는 정부, 기업, 학계 모두에게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이러한 정부 방침에 적극 찬성하며 자원전쟁이라는 어려운 여건에 직면해있는 해외자원개발의 활성화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자원외교가 전개되었으면 한다. 지역별·광종별 특성을 고려한 진출 전략과 함께 치밀한 자원외교 전략을 수립하여 강력한 정상외교와 더불어 총리급, 장관급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입체적인 자원외교를 전개하여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성과위주가 아닌 실리위주의 자원외교가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대규모 탐사사업보다는 실리적인 생산유전의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선진국이나 메이저와의 경쟁에서 좋은 광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의 공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패키지형 동반진출 사업의 발굴에 밀착 지원하여야 하며, 중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자원보유국에 대한 기술지원 및 교육훈련, 합동포럼개최, 공동조사사업 실시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진출기반을 확대하여야 하겠다.

둘째, 자원개발의 효율적인 추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해외자원확보를 위한 종합전략 수립 및 부처간 정책·정보 연계를 위한 정책조정협의체의 구성이 필요하며, 협의체를 주관하고 부처간 정책조율 및 정책추진력 강화를 위하여 청와대내 자원개발·자원외교 분야 전담보좌관의 신설이 필요하다. 또한 국제적인 자원개발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계 20위권정도의 대규모 글로벌 자원개발전문기업이 육성되어야 한다.

셋째, 해외자원개발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충되어야 한다. 자원개발에 대한 정부지원예산의 지속적인 증액, 자원개발펀드의 활성화, 국책은행의 자원개발 금융지원 확대 등 신속하고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며,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채무보증제도 개선 및 세제지원 확대 등 금융·세제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부족한 전문인력의 확충을 위하여 자원개발특성화대학 지정·운영, 자원개발아카데미의 확대 개편 등 다각적인 전문인력양성 방안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넷째 한국석유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KOTRA 등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하여 정보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이 산재함에 따라 업계의 정보활용도가 부진한 바, 이들 정보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종합 정보시스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정보제공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제 막 태동한 해외자원개발협회를 주축으로 정부·기업·연구원 등이 모두 합심하여 해외자원개발사업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이에 해외자원개발협회는 자원개발기업들의 고충과 바람을 수렴하여 지원하고자 지식경제부와 지난 3월 『해외자원개발 기업애로 지원센터』를 설치하였다. 협회는 센터 설립을 계기로 업계의 애로사항과 정책건의사항을 해결해 나가는데 앞장설 것이다. 무수한 역경 속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이룬 우리 경제이기에 희망찬 미래를 확신하면서, 국가경제 성장동력의 기반인 자원개발사업의 활성화에 매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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