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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형평성 어긋나는 등유특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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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 어긋나는 등유특소세, 서민 가정경제 부담으로 작용
-열량대비 동일 세율적용 관련법 개정 필요 -

조정식_국회의원(열린우리당 경기시흥을), 산업자원위원회 위원

image1. 특소세법 개정안 발의에 부쳐
국민들의 난방에너지 선택권이 없는 가운데 에너지원간 발생하는 큰 가격차이는 소득의 역진성을 심화시키고 국민들의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사용에 대한 일반적인 평등권도 침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본의원은 많은 동료의원들과 함께 특소세법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이다. 본 기고에서는 왜 소득세법의 개정이 필요한지, 또, 어떻게 개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2. 우리나라의 난방에너지 사용현황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가정용 난방에너지 주로 천연가스와 등유, 그리고 지역난방이 사용되고 있다. 이중 천연가스는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등유가 25.7%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사용비율의 차이는 해가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도시화의 급증으로 집단적이고 집적적인 기반시설을 필요로 하는 천연가스의 공급은 용의해진 반면, 천연가스에 비해 매우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고 사용도 불편하기 때문에 매년 등유의 사용량은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3. 난방에너지원별 가격과 소비자의 난방에너지의 선택권
국민들의 난방용 에너지의 선택은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선택권이 없거나 매우 제한되어 있다. 값싼 LNG를 사용하는 도시가스의 경우 사업자의 이해와 맞물려 일정규모 이상의 도시를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어 농어촌이나 달동네 등 도시변두리의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부득이하게 등유나 LPG, 전기 등의 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한다. 물론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자에게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도시가스를 공급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또, 일괄적으로 모든 국민이 도시가스를 다 사용하게 하는 것도 현재 시점에서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에너지관리정책상 올바르다고 볼 수도 없다.

하지만 문제의 시작은 에너지원간의 가격차이에서 발생한다. 동절기 도시가스사용자의 월평균 난방비의 경우 11만원 정도인 반면, 등유사용가구의 월평균 난방비는 20만원 정도로 도시가스 사용자에 비해 약 1.8배나 높은 실정이다. 반면 등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농어촌지역의 소득수준은 도시가구에 비해 78%수준에 그치고 있어 소득차이를 감안하면 2.5배 이상의 높은 난방비를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단지, 어디에서 살고 있느냐(도시에 사느냐 촌에 사느냐)에 따라 어떤 국민은 값싸고 편리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또 어떤 국민은 값 비싸고 사용도 불편한 에너지를 부득불 사용해야 하는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

4. 문제는 에너지원간의 가격차이와 세금
전술한 바와 같이 도시가스와 등유사용자간의 비용부담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과 에너지 세제개편에 따른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중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세금이다. 도시가스의 경우 07년 2월 기준으로 60원의 특소세와 부가세 57.66원 등 총122.5원의 세금이 매겨지고 있는 반면, 등유에는 현재 리터당 134원의 특별소비세가 부과되고 있고 교육세(특소세에 연동해 15% 부과) 20.1원, 판매부과금 23원, 부가세70.97원 등 총 248.5원의 세금이 부과돼 표면적으로만 살펴봐도 2배 이상의 세금을 내고 있다. 보다 엄정하게 세금부과비율 살펴보면 에너지의 열량단위로 다시 환산해보면 된다. 천㎉당 도시가스의 경우 약 8.7원의 세금을 내지만 등유는 29.8원의 세금을 내고 있어 도시가스보다 약 3.4배 이상의 세부담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선진국 경우 서민용 난방유에 대해 저가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난방유는 가격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비해 17~53%까지 높은 편이다.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만도 등유에는 소비세 5%만을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등유세부담은 매우 과중하고 도시가스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 것이라 할 수 있다.

5. 개선방안
특별소비세는 사치성제품의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부과된다는 점에서 생활의 기본권인 난방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도시가스 배관망이 농어촌지역 등 전국에 설치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등유에 특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연료선택이 제한된 등유소비자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소득의 역진성을 심화시켜 양극화의 한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특소세 인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특소세 인하의 폭은 급격한 세수감소와 도시가스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현재 도시가스에 부과되고 있는 열량당 특소세부과 비율을 등유에도 동일하게 적용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6. 세수감소와 특소세 인하
현재 재경부는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많은 액수의 세수가 감소된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으나, 이 문제는 지난 2006년 1월에 단행된 등유와 도시가스간의 특소세 조정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정부는 작년 1월 등유와 LNG의 과도한 세율차이를 줄이고자 등유의 특소세를 20원 내리고 그 대신 LNG의 특소세를 종전 40원에서 60원으로 인상한바 있다. 이는 표면적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는 인식을 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세수가 순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예로, 정부가 작년 1월에 등유 특세 20원을 내려 세금이 1,271억원 정도 줄어들었지만 LNG 특소세인상으로 무려 5,412억의 세수가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작년 한해 세율조정으로 정부는 앉아서 4,141억원의 세수 순증효과를 누린 셈이다.

등유의 특소세를 본 의원이 발의한 법안대로 종전 134원에서 35원으로 낮추게 되면 올해 기준으로 약 6,984억원의 세수가 줄지만, 반면에 LNG 세수 인상으로 인한 세수증가액이 6,052억원으로 추산되 순수 세수 감소액은 932억원에 불과하다. LNG세수액이 늘어난 것은 매년 사용량이 줄어드는 등유와는 달리 LNG는 그 사용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추세라면 법시행이 예상되는 2008년도에는 거의 세수감소액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2011년도에는 오히려 2,352억원의 순증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 특소세개정안의 처리전망과 효과
6월중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법률안이 상정되어 소위에 배정된 이후 본격적인 심의는 정기국회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처리결과는 현재로선 낙관할 수는 없지만 법률안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국민들과 정부차원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만큼 부정적이지 않다고 판단된다. 법안이 원안그대로 통과된다면 전국 약 408만 가구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이며, 가구당 연간 약 10만 7천원의 난방비가 절약되는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 심의과정에서 다소간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공청회 등을 통한 정부와의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도 심의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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