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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서민경제 보호를 위해 경유세 경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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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홍  창  익

 

 

3년 전에도 시민들은 유류세를 인하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정부는 골프용품, 프로젝션 TV 등 사치품이라고 알려진 품목들에 대해서는 특소세를 인하하고 유류세 인하는 철저히 외면했다. 지금도 변함없이 시민들은 다른 무엇보다 유류세 인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하라는 주장이 거세질 때마다 동문서답하고 있다. 소위 제1차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LPG차량 이용자들의 비용 지출계획을 망가뜨려 놓았고 제2차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경유차량 이용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시민들이 언제 휘발유 값에 맞추어 경유 값 인상해달라고 했었는가? IMF 기간 동안에 교통세와 교육세 명목으로 휘발유 세금을 대폭 인상해 놓아서 그것 좀 내려 달라고 주장했더니 휘발유 세금에 비해 LPG와 경유 세금이 너무 낮으니 그것마저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것이 그간의 에너지 세제 개편의 주요골자다. 혹 떼려다 혹을 더 붙인 셈이다. 그러면 정부는 왜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는 걸까? 정부 측 주장은 다음과 같다.

1996년부터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었기 때문에 원유가가 인상되어도 세금이 인상되지 않는다. 둘째, 유류세를 내리면 소비가 증가한다. 셋째, 원유가가 인상되어도 환율인하로 상쇄되고 있다. 이와 같은 표면적인 이유에서 인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두가 진실을 왜곡한 내용이다. 첫째,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꾼 것은 세금이 원유가 인상에 따라 무한정 늘어나기 때문에 인상을 멈춘다는 의미이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세금인상을 멈추어달라는 것이 아니고 세금을 내려달라는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 유류소비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계속 증가해 왔다. 차량 등록대수 또한, 계속 증가하여 생활필수품이 된 상황이다. 따라서 세금 높낮이에 따른 유류소비가 많고 적음을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셋째, 원유가가 인상되고 환율이 인하되는 것은 상황논리이지 과거와 미래의 일관성 있는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IMF 때, 환율이 높았는데, 세금을 왜 올렸었나? 앞으로 원화표기 원유가는 오르지 않을 거라는 자신이 있는 가? 세금은 구조적 문제이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 변명으로 대처할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경유가격 상승에 서민들은 불안하다

 


“석유 값이 왜 이리 비싸지”하고 불평하는 서민 앞에 정부는 그동안“국제유가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변명해 왔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비교적 쌌을 때도 국내 휘발유 값은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석유 값이 어디까지 치솟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초강력 허리케인이 강타해도 석유 값이 뛰어 오르고 달러환율이 올라도 값이 오르고 석유 값 인상은 잦고 큰 폭인 데 반해, 석유 값이 떨어지는 것은 가물에 콩 나듯이 하고 그 폭도 미미하다. 과거부터 원유가 추세를 보면, 지난 30년간 기름 값은 꾸준히 상승했다. 1973년에 원유 1리터에 19원 하던 것이 1974년에는 74원이 되고 79년에는 126원,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급기야 443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단위이다. 원유를 표현할 때의 단위를 배럴로 한다는 것이다. 본래 배럴이라는 것은 큰 나무통을 뜻한다. 예전부터 유럽각지 에서 술통으로 사용된 것이 미국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송하는 데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사실 1배럴은 158.9리터이다. 1배럴에 70달러다 하면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1리터로 따지면 443원 밖에 되지 않는다. 수입국 관점에서는 비쌀지 모르나 수출국 관점에서 보면, 생수 값이 1리터에 1,000원이 넘어가니 아직도 싸게 팔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었기에 앞으로도 계속 기름 값은 오를 것이다. 지금이 고유가 시대라고 하지만 향후 10년, 20년 뒤에 지금을 저유가 시대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장기적으로 볼 때‘저유가’시대는 다시 찾아올 것 같지도 않다. 우리의 피부에 경유 값이 비싸게 느껴지는 진정한 이유는 원유가격 때문이 아니라 지나치게 높은 세율 때문이다. 정부는 이제라도“세금 걷기가 편하고 세수가 줄어들까 걱정되어 비논리적이고 높은 유류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라고 솔직해져야 한다. 그리고 경유 세율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세수입 증대’보다는‘물가안정’ 쪽으로, 그리고 간접세에 의존하는‘징세 편의주의’보다는 시대에 맞는‘징세 형평 주의’로 초점이 옮겨져야 한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할수록 자동차 연료에 붙는 유류세를 깎아 주어야 한다.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위축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유류세 인하가 필수적인 데, 정부는 가뜩이나 세수가 구멍 난 판에 세수를 더 줄일 수 없어서 그러는지 유류세 인하에는 철벽을 치고 있다. 엄청난 유류세와 함께 휘발유값, 경유 값이 언제 사상 최고치로 경신할까 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유류가격 부담은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고 서민경제도 위축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물류에도 장애가 될 것이며 관광, 국민의 이동성도 저해할 것이다. 정부가 안일하게 유류세 인하를 계속해서 외면한다면, 서민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꼴이 될 것이다.



경유의 휘발유 상대가격비는 이미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

 

 



가구마다 차량이 한 대꼴로 보편화되어 있는 현실을 제대로 보고 차량 연료는 사치품이 아니다 라는 점을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특소세에 뿌리를 두고 있는 중 언부언격의 교통세, 주행세, 교육세를 폐지하고 부가가치세만 남겨두어 유류가 생필품임을 인정해야 한다. 물론 유류세 인하는 국가전체로 보면 세수감소의 문제를 가져오지만 그 부족분을 직접세 증대와 조세체계의 효율화에서 찾는다면 서민의 박수 갈채가 이어질 것이다. 특히, 경유는 정부의 당초 생각과는 훨씬 엉뚱하고 심각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제2차 에너지 세제개편안’에 의하면, 2007년 7월까지 휘발유, 경유, LPG의 가격 비율을 100대 85대 50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올 1월 현재 가격비가 100: 83: 51 인 수준에서 오는 7월에 경유 세금을 67.7원 인상한다면, 상대가격 비는 100: 88: 51 에 이르러 당초 정부가 일방적으로 고시한 목표치조차도 초과하게 된다. 이것은 당초 고시한 수준을 넘는 세금 인상으로서 정책의 불신을 초래함은 물론, 경유의 주사용자인 서민의 부담증가를 초래하게 되어 결국 국민의 가계부담 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보완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당초 지난 2000년, 휘발유, 경유, LPG의 상대가격비를 2006년 7월까지 100대 75대 60으로 조정하는 1차 세제개편을 이미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계획 이 채 끝나기도 전에‘05년 경유승용차 보급허용에 따른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경유가격을 인상하는‘2차 에너지세제 개편안’을 내놓은 것이다.


경유세 인하하는‘제3차 에너지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같은 졸속 정부안은 일관성이 없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1차 세제개편에 따라 행동한 차량구매자 및 생산자들로서는 2차 세제개편으로 구매 및 생산계획 조정이 상당부분 불가피해져 정부정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휘발유세금 인하를 원하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유

류가격에 대한 투명하고 명확한 논리의 제공은커녕 오히려 고급소비, 소득재분배 등을 거론하며 경유 세율을 올려버렸다. 이로 인해 버스와 화물차 노조로부터 에너지 세제개편을 세수증대 방편으로 활용하였다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었다. 실제로 지금의 상황을 보더라도, 정부로 부터 유류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소형 화물차 영세사업자들과 전세버스 사업자들은 경유 값 급등으로 도산 위기를 호소하는 실정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경유보다 값이 싼 등유를 섞은 유사경유까지 나오고 있는 등 탈세를 노린 유사석유제품이 범람하고 있다. 결국 경유 값에 세금폭탄을 탑재시킴으로써 서민을 탈법시장으로 몰고 있고 여러 가지 병폐를 양산하는 꼴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경유 자동차 소유자들은 에너지세제개편에 의한 휘발유 대비 경유 상대 가격 비율 목표가 이미 충족되고 있는데도 정부가 세금을 올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 측 입장은 법정세율의 갑작스런 인상이 에너지세제개편에 의해 이미 정해졌던 부분이고 버스, 화물트럭 등의 유가보조금 인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고 에너지세제개편을 마련할 때 향후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정유업계에서 경유가격을 상대적으로 많이 올리는 경향도 나타났다고 덧붙이고 있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하여튼 경유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올라 당초 일정보다 상당히 빨리 진행되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같다. 그리고 유가보조금 운운하지만 약 300만대로 추정되는 화물트럭 중 90% 가량이 유가보조금을 받지 않는 소형화물트럭이고 이를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계 수단으로 많이 운행하고 있다고 항변하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운송 대기업체 지원책보다는 서민생활 보장 관점에서 경유세를 대폭 인하하는 내용이 포함된‘제3차 에너지 세제 개편’을 서둘러 준비함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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