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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론]석유제품수출 200억 달러 달성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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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제품 수출 200억 달러 달성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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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자원 경제학회 회장

김  동  엽


지난해 정유산업의 석유제품 수출은 약 206억 달러로 2004년 100억 달러를 달성한 후 2년 만에 두배로 급증하였다. 대표적인 내수산업으로 분류되던 정유 산업이 수출 산업으로 급격하게 부상되고 있다. 이처럼 석유제품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대한석유협회는 고유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돼 수출 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수출 단가는 연중 최고치인 배럴당 79.3달러를 기록해 2005년 7월의 60.4달러에 비해 31% 상승했다. 또한 중국, 인도의 경제성장과 경질유에 대한 수요증가 등 국제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도 수출증가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의 석유제품 수출은 산유국에서 원유를 수입한 뒤 이를 정유해 되파는 제품들이다. 주로 중국, 일본, 미국 등으로 수출된다. 석유제품 수출은 1980년대 초반 국내 석유 수요가 침체되면서 해외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는 임가공 수출을 하면서 크게 증가하였다. 이후 성장을 계속한 석유제품 수출은 최근 사상 최대의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6년 석유제품수출은 전년대비 36.5% 증가한 206억 달러를 기록 석유제품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 5.4%에서 6.3%로 증가하였다. 이는 석유제품이 반도체, 자동차, 선박에 이어 4위 주력 수출상품으로 부상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유회사들의 피땀어린 노력에 의해 수출 200억 달러 달성이라는 업적을 이루었으나 일반적 인식은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유산업이 유해산업으로 지적 받는 이유도 있지만 수출이 증가해도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 소위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반국민에게는 수출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이 정유산업은 전기전자 등 주력 수출품목과 달리 국내에서 가공하여 수출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임금이 국내에 귀속된다. 그동안 공해유발산업, 내수산업 등으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수출주력산업, 국가기간산업 등으로 인식, 다시 부상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 수출 3천억 달러를 달성하였다. 2004년 20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후 2년 만에 이룬 것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수출 2천억 달러에서 3천억 달러를 달성하기까지 평균 6년이 소요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실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달갑지 않다. 그 이유는 외환 위기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대내외적 환경변화로 산업간의 긴밀성을 나타내는 산업연관관계는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수출과 내수부문간의 연계성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경제의 성장은 수출주도의 성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출이 내수를 자극하여 전반적 국민경제의 활성화를 이끄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개방과 세계화에 따라 이런 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출 증가가 추가적으로 이끌어 내는 GDP 증가분, 즉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993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자료에 의하면 수출 1원이 1980년에는 0.629원의 부가가치를 추가로 유발하였고 이는 1993년 0.711원으로 증가하였으나 2000년 0.63원, 그리고 2003년에는 0.582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물론 이는 수출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라 수출이 자동적으로 내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둘째, 과거 고도 성장기 경제정책은 기본적으로 수출 증대를 기조로 한 정책이 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 정보통신(IT)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성장에서의 수출의 존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공장해외이전, 생산자동화 및 사무자동화 등으로 ‘수출증가는 고용증가’라는 선순환 고리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수출구조가 점점 국내에 임금이 떨어지지 않는 중계 무역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백만 달러당 고용유발효과는 2001년 18명, 2002년 19명, 2003년 19명, 2004년 17명, 그리고 2005년 16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석유제품이 속한 석유화학산업은 고용유발 효과가 2003년 8명, 2004년 6명으로 IT제조업(2000년 5.8명)과 함께 여타산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출과 고용사이의 연결고리 약화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을 IT 등으로 첨단화하면서‘고용없는 성장

(jobless growth)’이 고착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방향의 정책전환이 요구된다.

첫째는, 수출과 내수간 괴리가 날로 심화되는 환경에서, 지속적인 구조적 개선을 통하여 내수 및 국내투자를 동시에 끌어낼 수 있는 즉, 경제성장에 대한 수출의 기여를 높이는 정책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긍극적으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제고될 경우 성장잠재력 뿐 아니라 수출의 경제성장기여도 역시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수출의 양적 위주 일변도의 사고에서 일자리 창출능력이 높은 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90년대 들어 서비스업의 비중이 상승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한국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고부가가치 생산적 사업서비스업의 비중이 낮은 편이다. 금융, 유통, 디자인 등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오히려 효율적인 서비스가 있는 곳에 제조업의 경쟁력도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과 연계성이 높은 각종 비즈니스 서비스업, 고임금 일자리를 보장하는 지식 집약 분야의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제조업 중에서는 이미 대기업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춘 최종재보다 고용창출 효과가 크며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부품산업에 집중하여야 한다. 정유산업은 고도화 시설확충으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산업간 경쟁관계가 심화되고 있는 중국과 공존을 모색해나가기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이 각기 특정 산업을 맡아서 하는‘산업간 분업’의 시각에서, 각 산업 내의 가치사슬 중 어떤 부분을 한국이 담당할 것인가 하는 ‘산업내 분업’으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특정 산업중심의 시각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웃의 중국이 나 일본 모두 우리와 똑같은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과 중국이 같은 석유 산업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각기 다른 가치사슬 공정을 맡아 하는 산업내 분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는 내수부진으로 에너지 소비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정유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수출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 나 지난해 급격한 증가율을 보인 석유제품 수출은 유가 하향 안정세로 인해 2007년에는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제품에 대해서는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국들의 성장세에 힘입어 수요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이는 유가 안정세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폭을 상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고도화 시설확충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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