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대한민국 위해 안전시설투자 확대를 위한 세제지원 방안
심충진교수(건국대학교 경영학과)
산업현장에서 생산의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근로자의 안전이며, 산업현장에서 안전을 보호받기 위해 안전시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산업재해는 여전히 발생되고 있다. 산업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산업재해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업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에 따라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이나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 등에 대한 안전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분진·방사선·소음·진동 등에 의한 건강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안전시설투자는 생산시설이 아니므로 생산·건설 및 제조활동 등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으므로 사업자는 최소한의 투자만을 하려고 한다.
최근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의하면 평균 재해율은 2011년도 0.65%에서 2017년도 0.48%로 낮아졌으며, 그 원인 중의 하나는 안전시설투자의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건설업의 경우는 2011년도 0.74%에서 2017년도 0.84%로 높아졌으며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위험요소가 증가되고 있다. 재해자 수 또한 2011년 93,292명에서 2016년 89,848명으로 감소되었지만 업종별로 많은 차이가 나타난다. 건설업, 광업, 농업 및 전기가스수도업은 오히려 2011년도 대비 2016년도 및 2017년도에 재해자 수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근로자를 안전에게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안전시설지출은 근로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수익성증대에도 효과가 있다.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재해자 수 감소에 따른 손실 감소액을 편익으로 판단할 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비용으로 보고 순편익을 계산해 보면 편익이 세액공제에 따른 조세지출규모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사회적 편익이 높은 상태에서 향후 대한민국을 더욱 더 안전한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 안전시설투자 세액공제 일몰기한의 연장
안전시설투자를 통해 재해손실이나 재해율을 낮출 수 있다는 실증연구가 있고 위험직종 또는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근로자를 보호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생산능력과 기업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재무적 건전성이 낮은 기업의 경우에는 안전시설에 투자할 자금의 여력이 부족하여 국가가 세액공제를 통해 일정부분 자금 부족분을 충족시켜 줄 필요가 있다.
현재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의 일몰기한이 2019년 12월 31일로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세법개정을 통해 최소한 안전시설투자 세액공제에 대한 일몰연장이 필요하다. 안전시설투자가 미비할 경우 발생될 수 있는 사회적 손실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하여 일몰연장에 대한 타당성 있는 근거를 더 제시할 필요가 있다.
□ 환경보전시설투자 세액공제율과의 비교가능성 제고
안전시설이 부족할 경우 발생될 수 있는 재해손실 등 사회적 손실과 환경보전시설이 미비하여 발생될 수 있는 사회적 손실의 크기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최소한 안전의 미비와 환경보전의 미비로 발생될 수 있는 재해손실의 무게는 같을 것으로 본다. 안전시설투자나 환경보전시설투자는 모두 산업현장에서 위험한 요소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투자이다. 이러한 투자는 위험요소로부터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여 안정적인 생산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안전시설투자나 환경보전시설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달리 적용할 유인이 높지 않음에도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서로 다른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현행 대기업이 투자하는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1%는 환경보전투자 세액공제율과 같이 3%를 적용하여 안전시설과 환경보전시설 간의 세제상 차이를 없애고 양 자 간 조세형평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 기업규모 기준에 추가하여 업종별 기준에 의한 세액공제율 확대적용
현재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중소기업 10%, 중견기업 5%, 그 밖의 기업 1%로 구분하여 세액공제율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기업의 규모에 따른 세액공제율의 차등적용은 해당 기업의 총자산 또는 매출규모에 따라 안전시설에 투자할 자금의 여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더 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하므로 이를 방지 또는 예방하기 위해 기업규모별로 세액공제율을 차등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규모 이외에 산업의 업종에 따라 산업재해율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재해자 수가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고 재해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 건설업의 경우 타 업종에 비해 재해자 수가 많다. 따라서 향후 안전시설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적용할 경우 건설업은 다른 업종보다 높은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 안전시설의 범위를 열거규정에서 예시규정으로 전환하자
산업재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제거 또는 예방하기 위한 안전시설투자에 대해서는 해당규정의 내용을 제한적인 열거규정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예시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 규정에 의하면 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 [별표 4]에서 제시하고 있는 산업재해예방시설만이 세액공제대상이 된다. 향후 해당 규정은 예시적 규정으로 수정하여 보다 많은 기업들이 신체에 상해 등 재해를 미칠 수 있는 시설이나 환경에 대해 안전시설을 투자할 경우 폭넓게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시규정으로 할 경우 해당 기업이 투자한 안전시설이 세액공제대상 적용 여부인지를 판단하는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 세액공제 적용대상의 판단은 기업이 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위위회의 의결을 거쳐 안전보건공단 또는 산업안전협회나 안전보건협회 등에서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면 된다. 이렇게 안전시설의 범위가 예시규정으로 전환되면 보다 많은 기업들이 안전시설투자와 관련된 세액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안전시설투자를 확대하여 근로자를 산업재해로부터 보호하자는 명분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기업에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모든 책무를 부담시키기 보다는 국가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정부분 기여할 부분이 있다. 국가가 직접 산업현장에 안전시설을 투자할 수도 있지만 자유경제시장의 위배, 기업 간 형평성의 문제 등이 있으므로 기업이 안전시설에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제도는 그 효과가 다른 제도보다 클 것을 기대되므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산업재해 없는 산업현장에서 높은 생산성과 국가 경쟁력이 발휘된다는 믿음을 모두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