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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통에너지의 중요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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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책, 전통에너지의 중요성 고려해야

 

 

지금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 기후재난에 맞서 에너지 구조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다양한 에너지 기술개발과 에너지산업 활성화를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작년 말 산업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확대한다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에너지전환 계획에는 많은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 목표가 과연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진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16년의 13.3GW에서 2030년에 63.8GW로 늘리면서 신규 설비의 95% 이상을 태양광, 풍력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주민 수용성 및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안전성 등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해 왔다. 폭우나 태풍 등에 의한 태양광패널 파손, 풍력발전기 소음 및 산림훼손으로 인한 민원 제기, 해상풍력에 의한 어장 훼손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 우리 국토 여건 상 태양광과 해상풍력의 경제성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제기된다. 자가 발전을 통한 재생에너지 공급에 대해서는 현재 자가발전기의 발전량을 전력거래소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세워도 전력망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재생에너지 조성의 경우 태양광 발전소는 1년 미만, 풍력발전소는 약 3년이 소요되는 반면 인프라 보강은 154kV 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의 표준 공기가 6년으로 정작 발전 설비를 건설해도 송변전 인프라 구축 시점과의 간격이 매우 크다. 날씨 때문에 수급에 차질을 빚어 전력수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문제도 발생한다.

 

물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설정한 정책 목표는 너무 조급하고 이상적이다. 자칫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정부 예산만 낭비한다는 일부의 우려도 있다.

 

에너지는 경제·산업·복지·안전의 근간이다. 따라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비현실적이거나 과도하게 빠르게 바뀌어서는 안된다.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중장기적인 연구와 실증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결과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복지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전통에너지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절대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전통에너지의 수급과 가격 안정, 적정한 품질 확보는 우리 경제와 국민복지에 기본 필수요소다.

 

정부는 깨끗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따라서 석유, 가스 등 전통에너지 산업에 대한 충분한 지원은 중요하다. 특히 환경시설투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깨끗한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파급효과는 비단 환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관련 산업육성 및 일자리 창출, 석유산업 수출 경쟁력 향상 등으로 이어져 산업, 고용, 수출 등 경제 전반에 선순환을 불러올 것이다.

 

정유업계 또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작년 1차에너지 소비 중 약 40%의 비중을 차지한 에너지는 석유였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석유의 종말과는 달리, 국제에너지기구(IEA)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석유 수요가 204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퇴출 선언등은 도로수송부문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 선박, 항공,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향후 수 십 년간 석유가 주종에너지원의 역할을 지속할 것이기에, 우리는 석유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전통에너지의 중요성을 경시하고 특정 에너지원에 대해 과도하게 보급·육성정책을 펴는 것은 균형 잡힌 성장은 물론 에너지 안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속도와 불균형적인 변화는 부작용을 낳기 쉽다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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