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창립 24주년에 즈음하여
안병원
대한석유협회 회장
오늘은 우리 대한석유협회가 1980년 9월 29일 창립한지 24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입니다. 그 동안 우리 협회의 발전을 위해 협조와 성원을 보내주신 회원사와 정부 부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또한 석유산업의 발전과 이익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온 전·현직 협회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사의를 표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 혹독한 석유파동을 겪는 와중에 난국타개의 구심체가 필요하다는 업계와 정부의 공통된 인식 하에 비영리 사단법인 대한석유협회가 출범했습니다. 국내 석유산업에 연관된 각종 자료와 정보를 수집·분석·보급하고, 석유산업 시책운용에 도움이 되는 각종 사업활동을 지원함에 의하여 국민경제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코자 하는 중차대한 사명을 띠고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올해는 고유가로 인한 석유환경이 협회 창립 당시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2차 석유위기의 소용돌이에 있던 1980년 당시 기준유인 아라비안라이트 가격은 배럴 당 42달러까지 3.3배 폭등하였으며, 그 결과 우리경제에 마이너스 4.6% 성장이라는 깊은 주름살을 남겼습니다. 최근 두바이 유가가 40달러 안팎에서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또다시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유가에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에너지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고 에너지탄성치가 1.21로 선진국에 비해 2~3배나 높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경상흑자가 급감하고, 경제성장 전망이 연이어 하향 조정되고, 또 디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우울한 소식이 경기침체로 움츠러진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화폐가치를 고려할 때 80년도 당시의 체감 유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현재의 고유가 상황은 진행형이기때문에 그 결과와 파장을 아직 예측할 수가 없으며, 고유가의 고착화 시나리오는 이제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협회 창립 당시 50만b/d이던 국내석유소비는 209만b/d로 4배 이상 증가하고, 국내 정제시설 규모는 64만b/d에서 243만 8천b/d로 6배 가까이 증가하여 세계 6위 권에 들어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외형적인 성장에 걸 맞는 내실을 이루었는가에 대하여는 의문이 듭니다. 여기에는 석유산업이 사양산업으로 간주되어 척박한 경영환경에 내몰린 채 국제경쟁력을 배양할 수 있는 우호적인 토양을 갖지 못했던 데에 그 원인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다시금 석유와 석유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범 국가적차원의 자원확보 및 에너지 정책 수립과 집행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에너지기본법’ 제정과 ‘국가에너지위원회’ 설치 등 에너지 정책의 기본 틀이 마련되어 지고 있습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에너지외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확보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과 관심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 협회는 석유에 대한 지식의 보급과 석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석유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의 완화와 환경·세제 등에 관한 제도 개선을 위해 대정부 건의를 통해 정책에 반영토록 힘썼고, 대국민 홍보 노력을 병행하여 석유에 대한 이해제고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력과 성과에 만족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향후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서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의 안정공급이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고 있고,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등 석유산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볼 때, 협회의 역할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많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협회 임직원은 회원사의 이익증진을 위해 매진하는 한편, 석유의 공익적 성격을 감안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다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협회 임직원 여러분의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며, 끊임 없는 건투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또한 협회의 오늘이 있기까지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회원사와 관련 기관 및 유관단체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날에 행운이 깃 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