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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바다(2)]해저 석유와 천연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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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 및 개발

글·허식|한국해양연구원 해저환경·자원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석유자원은 인류의 주된 에너지원으로서 세계 각국은 석유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육상 채굴량의 감소로 해저유전이 적극 개발됨에 따라 대륙붕에서의 석유채굴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석유개발기술은 여러 학문분야가 응용되는 종합기술로서 막대한 자금과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어 대부분이 국가적인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석유 수입규모에 있어서 세계 4, 석유 소비규모는 세계 7위인 국가로서, 총 에너지 소비의 60% 이상을 수입 원유에 의존하고 있으며, 천연가스의 수입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석유 매장량은 중동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되어 있어, 비산유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위기에 대비한 석유와 가스자원의 확보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육상에서 해저로 연결되는 대륙연변부는 해안선에서부터 수심이 깊어지며 대륙붕, 대륙사면, 대륙대의 순서로 해저지형이 배열된다. 대륙붕과 대륙사면은 육지의 연장부분으로서 구조지질학, 층서학, 암석학 등의 지질학적인 특성이 대륙과 거의 유사하다. 수심 200m 미만의 얕고 완만한 해저지형을 대륙붕이라 정의하며 평균 7°의 기울기를 가진 거의 수평에 가까운 평탄한 해저지형이다. 대륙사면은 대륙붕에서 심해저로 이어지는 기울기가 약 3°~6° 정도의 경사를 갖는다. 대륙사면의 끝에는 거의 평평한 형태를 보이는 대륙대가 있으며 수심은 1,370~3,960m 정도이다. 특히 대륙붕에는 석유, 천연 가스, 석탄 등의 미개발 자원과 수산자원이 많이 부존되어 있는 해역이어서 대륙붕 확보를 위한 배타적 경제수역(EEZ) 설정이 국가간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대륙붕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현재 세계 산유량의 약 30% 정도는 해저 유전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대륙붕 석유 및 천연가스의 생성과 개발 과정 등의 해저 석유에 대한 이해는 매우 중요할 것이다.

 

해저 석유와 천연가스는 어떻게 생성되는가

석유라고 하면 흔히 원유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석유와 천연 가스는 대체로 함께 산출되며, 같은 화합물을 가지고 있어 그 기원은 동일하다. 석유는 돌에서 나온 기름이란 의미로써 탄화수소(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화합물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지질 시대에 살던 생물이 남긴 유해로 퇴적층 내에 부존되어 있는데, 담수성 퇴적물보다는 해양성 퇴적물에 보다 풍부하게 존재한다. 퇴적된 유기물(동식물의 유해)이 지하 깊은 곳에 매몰돼 오랫동안 열과 압력을 받으면 석유가 생성된다. 원유와 가스는 고생대 이후의 모든 지층에서 산출되나 신생대( 6 6백만년전까지) 지층에 총 석유 매장량의 약 60%가 들어 있고, 중생대( 6 6백만년전부터 2 4 5백만년전까지) 지층에 25%, 고생대( 2 4 5백만년전부터 5 7천만년까지) 지층에 15%가 들어 있다.

유기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가 원유를 생성시키는 케로젠을 풍부하게 포함한 암석을 석유 근원암 또는 모암이라고 한다. 이 근원암은 보통 흑색 내지 흑회색 셰일이나 이암이다. 대량의 하등동물이나 식물유해 등의 유기물이 바다, 호수 또는 늪에 퇴적되어 환원 환경 속에서 물의 촉매작용과 특수한 박테리아의 작용을 받아 산소·질소·기타 원소가 제거되고, 탄소와 수소만 남아 고분자 화합물을 형성한 것이 케로젠이다. 케로젠의 종류에 따라 생성되는 원유의 종류 및 양도 달라진다. 특히 바다에서 생성된 케로젠은 조류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석유를 많이 만든다. 육상 고등식물에서 유래된 케로젠은 목질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열을 받으면 극히 일부분만 석유나 천연가스로 되고 대부분은 석탄으로 변한다. 석유는 크기가 작은 식물성 또는 동물성 플랑크톤으로부터 주로 만들어진다. 이는 플랑크톤이 크기는 작지만 그 숫자가 매우 많아 퇴적되는 양이 많고, 큰 생물보다 퇴적되어 보존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해양생물중 양적으로 가장 많은 것은 부유성 생물이며, 이중에서도 식물성으로는 규조가, 동물성으로는 유공충이 가장 많다.

퇴적물이 계속 쌓이면 유기물을 포함한 지층이 지하의 온도와 압력하에서 수천만 내지 수억년이란 오랜 세월에 걸쳐 매우 복잡한 화학변화를 일으켜서 원유가 생성된다. 석유 지질학적 연구에 따르면 석유가 생성되는 최적 지온은 약 50~150℃이며, 원유는 약 60~120 ℃에서, 천연가스는 120~225℃ 사이에서 생성된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생성되는 온도만 다를 뿐 성분은 같다. 만약 유기물이 퇴적된 지층의 온도가 250℃를 넘으면 탄소만 남아 흑연이 된다. 석유가 만들어지려면 유기물이 매몰된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한다. 지층온도가 아무리 높아도 일정기간이 경과되지 않으면 석유가 생성되지 않는다. 신생대 제4기층에서 석유가 발견되지 않는 것이 좋은 예다. 반면 지층온도가 조금 낮더라도 오랜 기간 열을 받으면 원유나 천연가스가 생성되기도 한다.

근원암에서 생성된 케로젠이 지열을 받아 성숙되어 석유가 되면, 지각변동에 의한 단층 등의 경로를 통해 근원암을 둘러싼 다공질 암석층으로 이동한다. 이것을 석유의 제 1차 이동이라고 하고, 근원암 주위의 다공질 암석을 저류암이라고 한다. 석유와 가스는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조그마한 틈 사이로 흘러들어 현재의 유전을 형성하고 있는 저류암에 집적된다. 저류암은 석유가 더 이상 이동되지 않고 한군데 모여 있는 지질구조로써 배사구조가 여기에 속한다. 석유가 저장된 곳은 암석의 갈라진 틈이나 입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작은 공극들 사이이다. 따라서 공극이 많은 암석일수록 더 많은 석유를 저장하기 때문에 개발하기도 쉽다. 일반적으로 공극률이 15%가 넘으면 좋은 저류암으로 간주한다 전 세계의 확인된 저류암의 종류를 살펴보면, 60% 정도가 사암이며, 공극이 많은 석회암이나 백운암과 같은 탄산염암이 40%이고, 나머지 일부는 파쇄암이다.

생성된 석유가 경제적으로 가치를 가지려면 퇴적암층 내에서 분산되지 않고 이동해서 집적되어야 한다. 석유 및 천연가스는 지하수의 유동처럼 퇴적암의 속성 작용 또는 모세관 현상에 의해 극히 느린 속도로 지층의 압력을 받아 계속 이동하는데 이를 석유의 제 2차 이동이라고 한다. 이동 도중에 석유가 분산되지 않고, 대규모의 유전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저류암 위쪽에 치밀하고 투수율이 낮은 암석층(셰일, 암염, 석고 등)이 덮개암으로 존재하여야 하며, 석유를 저장할 트랩 구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석유를 집적할 트랩 구조로는 크게 4가지 유형이 있는데, 배사형, 단층형, 돔형, 층서형 등이 있다. 실제 석유 탐사는 석유를 배태할 만한 트랩 구조를 찾는 것이며, 80% 이상의 대부분이 흔히 ‘낙타등’ 구조로 알려진 배사 구조를 갖는 지형을 탐사하는 것이다. 대륙붕에서 가장 많이 석유를 함유한 지층구조인 배사구조는 퇴적 당시에는 수평이었던 지층이 이후의 지각변동에 의해 위로 구부러진 낙타등 모양의 구조를 가진 곳이다.

 

해저 석유와 천연가스는 어떻게 발견하는가

대륙붕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를 개발·생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석유자원이 부존되어 있는 저류층을 찾아야 한다. 광역적 혹은 국지적인 석유탐사가 석유개발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지질학자와 지구물리학자들은 지하 내부의 석유를 찾기 위해 고도의 발전된 기법과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지질조사 및 물리탐사에 의해 해저에서 석유를 발견하면 다음으로 시추를 하게 된다.

지질조사는 해저 유전 개발을 위해 가장 먼저 실시해야 하는 기본적인 조사이다. 이때 육상 지역 또는 해저의 지질 및 석유퇴적학적 환경을 조사·분석하여 석유의 생성, 이동, 매장 여부와 개발 가능성을 판단한다. 만약 그 결과가 유망할 경우에는 지하 내부의 지층 구조를 조사하는 물리탐사를 실시하게 된다.

물리탐사는 정밀 해저지형, 고해상 천부지층, 자력, 중력, 다중 탄성파 탐사 등이 있다. 이중에서 다중 탄성파 탐사는 가장 정확하게 지하내부의 지질구조를 보여주며 석유 함유층의 존재를 파악하게 한다. 탄성파탐사는 다이너마이트 혹은 기계에 의한 압축공기를 사용하여 인공적으로 생성된 지진파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인공파가 속도와 밀도가 다른 암석의 경계면에서 반사하여 지표에 도달되면, 되돌아온 파의 반사속도 및 시간차를 분석하여 지하의 지질구조를 알 수 있다. 이 방법은 엄마의 배속에 있는 아기의 윤곽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초음파검사와 비슷하다. 탄성파 탐사 자료를 이용하면 지층구조, 암석의 종류, 지층에 함유된 유체의 종류(, 가스, 원유) 및 매장량을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탄성파 탐사는 자료의 획득부터 처리, 해석 과정이 매우 복잡하여 많은 전문가들을 필요로 한다.

물리탐사 결과 대륙붕에서 석유와 천연가스의 부존 가능성이 확인되면 초기 탐사정의 시추탐사를 실시한다. 첫 시추공은 시험 시추 단계로 시추공을 파서 석유의 부존을 확인하고, 물리검층을 실시하여 유전의 구조, 규모, 저류층의 특성, 저류 유체의 성질 등 본격적인 개발생산을 위한 유전평가와 이에 따른 경제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지하의 석유를 지표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시추공은 지하의 암석을 부수며 굴착하는 것이다. 파이프의 끝에는 비트라고 하는 칼날이 붙어 있어 착암기의 역할을 한다. 또한 이 파이프는 시추공을 파면서 지층의 붕괴를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 지하의 저류층은 매우 높은 압력으로 강하게 압축되어 있고 저류층내의 석유 및 천연가스는 공극에 스며들어 있다. 따라서 석유생산이란 이 저류층을 시추하여 그 속의 압력에 의해 시추관을 따라 석유를 지상까지 분출시키는 것이다. 석유가 고여 있는 지층은 지하 수백 m에서 수천 m까지로 그 굴착깊이가 지역에 따라 각각 다르다. 현재는 시추공을 굴착하는 석유개발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깊이 수천 m까지도 굴착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깊이에서는 지층의 압력이나 온도가 높아 지층이 붕괴되기 쉬우며, 고압의 유체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시추선 위의 유정탑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사진을 통해 많이 보게 되는데, 이것은 석유를 채굴할 때 함께 나오는 가스가 타고 있는 불길이다. 이를 수반가스라고 하는데, 메탄, 프로판, 부탄 등으로 이루어진 기체로서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산유국의 입장에서는 가스의 고정적인 수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스 생산설비 투자에 많은 돈이 들어 태워버리는 것이 상례였다. 미국에서는 예로부터 천연가스를 석유와 더불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석유자원의 유한성을 인식하게 됨에 따라 수반가스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가스의 성분중 프로판이나 부탄은 쉽사리 액화시킬 수 있으므로 중동 산유국에서는 가스를 냉각시켜 액체로 만들어 회수하며, 이 액화가스를 LNG(액화천연가스)라고 한다. LNG는 수송·저장이 간편하여 가정용, 업무용, 도시가스, 자동차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해저 유전은 어떻게 개발하는가

세계에는 현재 최근 발견한 유전에서부터 고갈 직전에 있는 것까지 1만 수천개의 유전이 있다. 세계 최대의 유전은 1948년에 발견된 사우디아라비image아의 기와르 유전이며 다음은 1938년에 발견된 쿠웨이트의 부르간 유전이다. 일반적으로 채취 가능한 매장량이 5억 배럴(1 배럴 = 159 리터) 이상이면 거대 유전이라고 하며, 전세계에 약 200개 정도가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해저유전은 수심 약 200 m까지의 대륙붕에서 발견되었는데 최근에는 수심 약 300 m의 곳에서도 석유가 많이 발견되고 있으며 1,000 m 이상의 심해저에서도 석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해저 유전은 바람이 강하고 파도가 높으며, 어망과 근처로 지나가는 선박 때문에 육상에 비하여 개발이 힘들다. 이와 같은 자연조건 때문에 대륙붕 시추에는 파도나 바람의 영향을 감안, 이동식 굴착장치가 있어야 하며, 바다의 깊이에 따라 시추 굴착장치의 종류도 달라지게 된다. 이동식 굴착장치를 사용하여 시추에 성공하면, 본격적으로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바다 위에 인공섬이나 플랫폼을 건설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조건 좋은 대륙붕 유전은 이미 개발되고 있어서 앞으로의 해저유전 개발은 수심 1,000 m 이상의 해저사면 지역이나 극지방 등 조건이 매우 나쁜 지역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석유매장량이 유한하긴 하지만 새로운 유전이 개발되어 바로 고갈될 위기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구는 약 2 1천억 배럴의 원유를 매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양은 앞으로 지구가 약 63년에서 9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따라서 탐사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발견되지 않은 유전을 개발하고, 기존의 유전에서 보다 많은 원유를 회수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한국의 유전 개발은 어떠한가

1968년 유엔극동경제위원회 산하에 발족된 ‘아시아 원해지역공동광물탐사위원회(Committee for the Cooperation of Joint Prospecting for Mineral Resources in Asian Offshore Areas; CCOP)’는 한국 주변해역에서 해양조사선에 의한 본격적인 해양지질조사를 본격적으로 후원하였다. 이 계획은 황해와 동지나해에 대한 지구물리학적 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서 미해군수로국 소속 해양조사선 헌트(Hunt)호에 탑승한 에머리(Emery) 박사 등은 6주간 동안 총 12,000 km 이상의 해양탐사를 실시하였다. 이들의 조사결과는 ‘에머리 보고서(1969)’로 출간되어 황해와 동지나해의 지질학적 자료 및 석유 부존 가망성에 대해 자세히 수록하고 있다.

이후 본격적인 석유탐사 활동은 1983년부터 시작되었다. 1972년부터 1982년까지는 걸프, , 텍사코 등 외국 기업이 주도하여 51,437 km의 물리탐사와 12개 시추공의 탐사시추를 실시함으로써 대규모 퇴적분지와 석유자원의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1983년 이후에는 한국석유공사가 주도적으로 석유탐사 활동을 전개하여 63,375 km의 물리탐사와 19개 공의 시추를 실시하였으며, 이 기간 중 울산 남동쪽 58 ㎞ 지점(수심 152 m, 면적 약 157 km2)의 대륙붕 6-1광구 고래Ⅴ 구조에서 양질의 천연가스 발견에 성공하여 한국 최초의 천연가스 생산에 착수하였다. 비록 소규모이지만 울산 앞 바다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게 됨으로써 한국은 산유국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 지난 70년대 석유파동 이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자원확보에 주력해 왔다. 따라서 국내 천연가스 개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원의 개발사업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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