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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성과, 문제 그리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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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성과, 문제 그리고 과제


석광훈(에너지시민연대 상임정책위원)


지속가능한 경제 전환의 단초


이번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이하 에기본) 민관워킹그룹의 주요 권고사항인 에너지가격세제 개편”, “전력시스템 분산화에 대한 정부수용은 분명 과거정부에서 전례가 없는 전향적 조치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1/2차 에너지간 가격역전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입장은 합리적 에너지수급과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전환에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또한 대용량 원전·석탄단지와 수도권을 초고압송전선으로 연결하는 현재의 전력시스템이 밀양사태 등 갈등유발은 물론 공학적으로도 불안정하므로 분산형으로 전환하라는 권고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수용자세 역시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에기본은 몇가지 심각한 문제 역시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기에너지수요전망, 원전비중 등이 그 사례다. 우선 장기에너지수요전망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장기에너지수요전망은 과거처럼 대내외 환경에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유효한 모델일수도 있다. 하지만 급격히 변화된 대내외여건에서 과거의 선형(linear) 수요예측모델로 장기 에너지수요전망을 할 경우 잘못된 상황판단과 그에 따른 에너지공급정책 및 설비투자에서 심각한 왜곡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설득력을 잃은 에너지수요전망


유감스럽게도 철강, 시멘트 등 국내 에너지다소비업종의 일부는 밖으로 중국의 등장과 안으로 건설경기의 쇠퇴기진입 등 과거 30년간 경험해보지 않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우리보다 10여년 앞서 건설경기 쇠퇴기로 들어선 일본에서는 중국철강의 영향까지 겹쳐 전기로 제강업이 구조조정중이다. 또한 에너지부존자원이 풍부한 호주조차 대표적 제조업인 알루미늄산업이 지난 5년간 호주평균 전기요금 40% 인상과 중국산 알루미늄제품의 등장으로 최근 설비의 1/3이 감축된 상태이다. 이처럼 급격한 변화로 인해 호주 에너지당국은 지난 3년간 연속으로 중단기 전력수요전망치를 하향조정해왔다

이들 선진국의 경험처럼 중국효과, 고유가, 전력설비 원자재가격인상, 내수여건 변화로 전기다소비업종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리의 에너지수요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진행된다는 전망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특히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장기전망이 구체적인 발전설비건설계획의 근거로 사용될 경우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과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정부는 보다 과학적인 장기 에너지수요예측모델의 개발을 장려하되, 이번 수요예측치는 단기적 참고기준으로 제한해야 할 것이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이유


이번 에기본의 또다른 쟁점인 원전비중과 관련하여 정부와 재계는 원전비중을 높이면 전기요금을 저렴하게 유지하고 고유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난 10년간의 고유가 상황에서 OECD 대부분의 국가들은 단순히 화석연료뿐만 아니라 전력설비의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원전비중과 무관하게 전기요금의 가파른 인상을 경험했다.

실제로 원전비중이 약 80%인 프랑스조차 지난 2000~’12년동안 산업용 전기요금이 3.3(유로화기준 2.4)나 인상되어 2012년 현재 한국보다 40% 비싼 수준이다. 더욱이 프랑스 에너지부는 지난 7월 발표에서 향후 5년간 추가적으로 30% 전기요금인상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인상조치는 지난 10여년간 국제 원자재가격의 여파로 원전설비비용, 노후 전력망교체비용의 상승에 따른 것이다 (그림 2).

따라서 원전비중이 높으면 전력요금이 저렴해진다는 논리는 과거의 상식이 되어버렸다. 또한 한국의 전기요금이 저렴했던 이유는 원전비중이 아니라, 물가당국에 의한 인위적 요금인상억제와 선진국대비 가동년수가 짧은 전력설비로 인해 원가상승 체감시기가 지연되어왔기 때문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 12년간 국내전력산업의 원가에서 원자재의 비중이 30%에서 61%로 증가하는 등 우리도 더 이상 요금정상화를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이번 에기본에서 제시된 주요한 원칙들을 이행하는 일은 오랫동안 누적되어왔던 수많은 문제들을 개선해야하기에 결코 쉽지 않다. 지면의 제약으로 향후 과제를 몇가지 언급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이번 계획의 전력시스템 분산화정책은 분산형전원의 핵심인 가스복합발전이 경쟁력을 갖춰야하지만, 도시가스부문으로 교차보조가 해소되지 않고는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역전된 1/2차 에너지가격의 정상화 역시, 저소득층 난방유인 등유, 프로판 감세조치가 있었으나 소비자가격의 불과 2%수준이고, 오랜기간 억제해온 전기요금 역시 한 두 번의 인상조치로는 정상화가 요원하다. 또한 전환기에 있는 에너지수급여건을 감안하여 과학적인 장기 에너지수요전망 모델개발과 전문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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