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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기술의 진보와 바람직한 자동차 정책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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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진보와 바람직한 자동차 정책방향

 

이춘범 센터장

디젤하이브리드연구센터

자동차부품연구원

기술은 진보한다, 끊임없는 진보만이 생존을 담보하며 미래에 대한 기회를 준다. 30여 년 전 아궁이에 불을 지펴 가마솥으로 밥을 짓던 시대는 가고, 과거에 대한 향수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인간의 미각과 각박한 생활을 충족시켜주는 스마트기기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사회가 발전해 갈수록 사회상을 반영하고 인간의 본능을 채워주는 방향으로 문명의 이기는 개발되고 인간은 이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20~30년 전 만하더라도 자동차 산업은 1만여 가지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기계산업의 꽃으로 불리어 졌지만 현재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선진국형 산업이자 2만여 가지의 부품으로 이루어진-가마솥이 전기압력밥솥으로 진화하듯-기술의 종합세트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전 지구적 경제위기와 맞물려 에너지 및 환경문제까지 말하자면 3재에 걸린 세계경제는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 분야 및 사회 인프라와 직결되어 있는 자동차분야에서도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2008년 경제위기와 더불어 각국의 친환경차 경쟁과 그 결과를 되새겨 보는 것은 무엇보다도 의미심장한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부시정부 10년간 수소경제 및 수소사회를 추구한다는 목표 하에 연료전지차 드라이브로 기존 자동차산업마저 위기에 빠뜨림으로써 미국의 자존심인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정책적 실패를 가져왔으나 다행스럽게 2008년 경제위기와 더불어 등장한 오바마 정부가 에너지효율성향상, 하이브리드화 및 에너지인프라 혁신이라는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Government Motors로 전락한 GMGeneral Motors라는 GM으로 회생시킨 성과를 얻고 있고, 저렴한 자원의 혜택으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계의 리더쉽이 강한 유럽은 지속적인 클린디젤 우위 정책과 클린디젤에 하이브리드기술을 접목한 혁신적 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며, 일본은 1997년 프리우스 출시 이후 NEDO의 자동차·연료 정책의 핵심은 에너지저장장치 및 에너지원 다양화와 하이브리드화에 두고 있으나 수익성 및 가격측면에서 클린디젤보다 열세에 있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 여 년 전 착수하여 10년 계획으로 추진한 G7 차세대자동차사업과 2004년 착수하여 5년간 이루어진 미래형자동차사업 등 일련의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기술정책은 자동차 신생국에서 이제는 자동차 기술강국으로 부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성과주의 기술정책은 연구개발 생태계를 약화시키고 미래 성장 잠재력인 원천기술의 토양을 산성화시켜 이를 강화·복원하는데 많은 시간과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위주의 정책으로 인하여 기술의 연계성과 진보성 및 실현가능성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단기간내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기술적 진보성이 낮은, 실현가능성이 낮은 기술정책을 양산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핵심원천기술 육성과 연구 생태계 강화에 소홀히 한 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이는 하부 기술기반의 부실화로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융합의 시대이지만 원천기술이 없는 융합과 제품은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고 경쟁력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는 자동차 기술간의 경쟁 뿐 만 아니라 자동차 에너지간의 경쟁 즉, 가스연료인 압축천연가스(CNG), 액화석유(LPG), 그리고 액체연료인 가솔린, 디젤, CTL(Coal To Liquid), GTL(Gas To Liquid), BTL(Biomass To Liquid), 바이오 연료 그리고 전기에너지간의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20년 후까지도 수익성이 높고 국가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기술(Cash Cow)은 가솔린과 클린디젤기술로 가솔린기술은 자체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하이브리드와의 접목에 중점을 두고 있고 상당부분 성숙한 기술로 인정받고 있으나, 클린디젤기술은 열악한 상태로 자체기술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화에도 많은 투자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특정기술 또는 특정연료를 선택하게 하는 보급정책은 기술발전과 에너지 수급구조 및 에너지 안정을 왜곡시키는 후진적 정책으로 정부의 역할은 상생과 국가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공정한 가이드라인, 경쟁의 장을 만드는 것이지 특정기술, 특정연료의 배타적 이익을 위한 정책은 국가 발전에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관행화된 정책에 의해 발생하고 고착화된 왜곡구조를 극복하여 기술과 자원의 효율성과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정책적 우선순위는 지속가능한 경제, 사회, 환경에의 기여도를 바탕으로 결정되어야하고 기술정책도 넓은 안목에서 이러한 큰 틀에서 출발하여야 할 것이다.

전 지구적 문제로 대두되어 가시적 규제가 시행중인 지구 온난화문제와 지구환경문제 및 에너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경쟁력이 높으며 실용적인 동력원인 첨단 배출가스정화장치가 장착된 클린디젤엔진과 이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화임은 부인 할 수 없는 일이므로 하이브리드와 함께 21세기 자동차산업을 이끌어갈 신 성장 산업분야로 새로이 각광받고 있는 클린 디젤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여 지속적 경제성장의 견인차로 키우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각계의 노력 및 협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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