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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대체에너지와 석유공급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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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대체에너지와 석유공급확보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장 구자권)

대체에너지는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가?

최근에 고유가와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막연하게 신 재생 에너지나 대체 에너지가 활성화되면, 화석연료의 대체 특히 탈 석유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 갚게 살펴보면 통상 거론되는 대체에너지와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는 상당히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흔히 거론되는 대체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하는 대체에너지다. 풍력이나 태양광, 조력등이 그것이다. 즉 발전용 대체에너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활성화된다고 해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1차 에너지원인 석유의 주요 용도는 발전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2차례 석유 위기를 겪으며, 주요 발전 연료는 상대적으로 코스트가 높고 공급이 불안정한 석유에서 타 에너지(원자력, 석탄, 가스)로 대체된 지 오래다. 전 세계적으로도 발전용으로 소비되는 석유의 비중은 7%에도 못 미친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발전용 석유비중은 1.8%에 불과하다. 석유의 주요용도는 수송용이며 석유를 대체하려면 발전용이 아니라, 수송용 연료로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송용 석유의 대체 가능성

현재 전 세게 석유소비의 52%가 수송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 중국이나 인도같은 신흥국들의 석유수요증대의 거의 대부분은 수송용에서 발생한다. 앞으로 수송용석유의 비중은 더욱 늘어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현재 전 세계 수송용 연료의 97%는 석유가 차지하고 있다. 원자력이나 전기, 가스(CNG)등이 부분적으로 수송용연료로 사용되고는 있으나 그 비중은 아직 3%내외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우리인류가 아직 석유라는 액체를 폭발시켜서 엄청난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을 엔진으로 사용하는 수송문명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기를 생산하는데 기여하는 대체에너지가 아무리 활성화된다고 한들 석유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현재 전기가 부족해서 수송용 석유를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 전기에너지가 수송용 에너지로써 활성화된다면, 상당부분 석유의 대체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에는 가야할 길이 아직 너무 멀다. 최근에 하이브리드카나 연료전지개발이 활성화되고는 있지만, 이것이 수송용연료로서의 석유의 위치를 위협하기에는 아직 멀다. 이것은 단순히 연료의 대체에 그치는 일은 아니다. 석유를 기반으로한 내연 기관 문명에서 새로운 문명으로 대 이전을 의미한다. 코스트의 경제성확보는 물론 관련 인프라산업의 변화, 소비자의 수용성등 수많은 난제가 있다. 한가지 예를들면, 현재 수송용 석유 소비를 모두 전기로 대체하기 위하여는 엄청난 규모의 연료 전지 생산 및 이에 따른 막대한 광물자원확보(리튬)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운행되는 수억대의 석유사용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할 경우를 가상해보자. 전기차의 배터리에 소요되는 엄청난 양의 리튬등 광물의 확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하나, 이는 광물의 부존 및 채굴(mining)의 제약등으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한편, 수송용 연료의 대체와 관련하여 바이오 연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경우 석유와 같은 액체로써 내연기관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바이오 연료생산을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바이오 자원이 있어야한다. 그러나 문제는 바이오 자원도 크게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 자원을 연료로 전환하는 문제는 농산물과 트레이드 오프되는 심각한 제약이 있다. 물론 수송용 연료에서 바이오 연료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는 가지만, 누구도 수 십년 내에 수송용 석유를 의미 있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계에서 바이오연료로 수송용 석유를 의미있게 대체할 수 있는 나라는 풍부한 바이오자원(사탕수수)을 확보하고 있는 브라질 정도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브라질은 수송용 연료의 20%정도를 바이오연료로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EU같은 선진국들도 수년전까지만 해도 바이오에 큰 기대를 걸고 바이오 연료 장려에 정책의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바이오 자원의 제약등의 현실적 한계를 인식하여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또한 최근 많이 거론되는 세일가스도 마찬가지다. 쉐일 가스가 아무리 유망해도 수송용 석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물론 가스를 석유로 바꾸는 기술(GTL)을 거론하고 있으나, 높은 코스트를 고려하면 역시 수송용석유를 대체하기 어렵다. 이에따라, 선진국들의 최근 수송용 석유 관련한 정책의 핵심은 연비 개선등을 통한 소비 효율성향상에 맞추어져있다. 최근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신 재생 에너지나 대체 에너지가 모든 에너지 문제, 특히 석유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지나친 낙관일 수 있다. 균형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석유소비사정 및 공급확보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석유소비사정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석유소비의 57%(석유화학용 50%)를 산업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수송용으로 33%, 발전용으로 1.8%, 기타상업용등으로 8%를 사용하는 매우 독특한 소비구조다. 풍력이나 태양광, 바이오 에너지등 신재생에너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석유소비를 줄이려면, 석유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석유 화학 공장을 문 닫으면 쉽게 해결되겠지만, 석유 화학 산업의 높은 경제기여도를 고려하면 어려운 일이다. 한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수송 부문 석유 역시 신 재생 에너지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물론, 전기 자동차가 활성화 된다면, 수송용석유의 대체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전체적인 소비 비중으로 보아서는 아직 요원한 일이다. 바이오에너지 역시 국내 일천한 생물자원의 한계를 생각하면 쉽지 않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석유소비는 매우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경제규모에 비추어 석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매우 독특한 석유소비구조(석유화학용 소비 50%)를 간과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선진국들의 경우 석유화학소비비중은 10-20%를 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정상적인 석유화학소비 부분(30-40%)을 제외할 경우 우리나라는 유사한 경제규모의 선진국보다 석유를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곧 더 이상 수요 관리로 석유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우리나라 석유의 대체는 수송용 연료의 대체어려움이라는 제약이외에도 석유화학용소비의 높은 비중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고, 경제규모에 비하여 이미 석유를 상당히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관리로 소비를 줄이기는 더욱 어렵다. 석유소비를 더 줄이기 어렵다면 자연스럽게 공급확보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최근의 환경문제나 고유가에 따른 탈 화석연료, 탈 석유 주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석유 공급 확보에 더욱 매진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급확보를 둘러싼 국제석유환경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석유자원이 고갈자원인데다 세계 각국의 주체들은 신 재생에너지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석유가 필요하다는 점, 석유자원을 선점해야 한다는 점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다. 산유국은 산유국대로 희소한 석유에 대한 자워내셔널리즘을 강화하고 있고, 소비국이나 석유회사들도 치열한 석유자원 확보경쟁에 나서고 있다. , 개발비용이 낮은 easy oil이 소진되고, 남아 있는 석유는 주로 개발환경이 열악한 지역(frontier)에 부존되어 있어 석유개발비용과 리스크는 갈수록 커져갈 수밖에 없다. 최근 자원 확보와 도입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잊지 말아야할 점은 날로 악화되는 국제석유 환경에 대비해서 자원을 미리 확보해야한다는 점이다. 물론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돈을 주면 석유의 구매가 자유롭다. 그러나 과거 석유 위기시에 경험했듯이, 정상적인 구매가 어려운 비정상적인 시장(disorderly market)에도 대비해야한다. 날로 치열해지는 자원내셔널리즘과 석유확보경쟁, 자원의 고갈과 석유개발환경의 악화등을 고려하면, 미래에도 언제나 돈을 주면 쉽게 싼값에 석유를 확보할 수 있는 정상 시장(orderly market)이 계속되리라고 낙관하기 어렵다. 따라서, 개발원유도입에 관한 논쟁이 있지만, 공급 확보의 초점은 미래 악화되는 석유환경에 대비하여 국내외 개발을 통해 석유 자원(매장량)을 미리 확보하는 데에 맞추어야 한다. 확보된 매장량은 생산을 통하여 도입하거나 판매될 수 있다. 평시에는 생산원유의 경제적 판매로도 충분하겠지만, 비상시에는 지분소유권을 활용하여 직 도입함으로써 석유공급안정이라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결론적으로 최근의 신 재생 에너지나 대체에너지가 환경친화적인 미래에너지원으로써 각광을 받고 있고, 결국 아주 장기적으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하여 신 재생 및 대체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져야한다는 점에 대하여 누구도 이론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신 재생 에너지나 대체에너지가 활성화되면, 마치 모든 에너지문제가 쉽게 해결된다는 장밋빛환상은 버려야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부분 대체에너지는 전력대체에너지로써 주 용도가 수송용인 석유를 대체하기는 상당기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기에너지가 수송용 에너지를 의미있는 규모로 대체하는데는 많은 난제의 해결과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그동안은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 수송문명시대에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석유소비구조는 더욱 열악하다. 수송부문이외에도 높은 석유화학부문의 비중, 효율적인 소비 구조 등으로 더 이상의 소비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날로 악화되는 국제 석유 환경에 대비하여 석유 자원을 미리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할 것이다. 정책과 투자의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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