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화 한계가 명백한 신재생에너지보다는 보유자원의 개발·확보에 관심가져야
주승용 | 지식경제위원회/민주당, 전남 여수시을 국회의원
언젠가는 석유가 고갈될 것이다. 대략 40년 후가 그 시점이라고도 하지만 정확히 석유가 언제 고갈될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석유 고갈에 대비한 준비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그 석유의 자리는 아마 신재생에너지가 대체하게 될 것이다. 태양열,태양광,풍력,지열,수력,조력 등 잠재력이 무한한 저탄소ㆍ청정에너지원들이다. 이미 지구적 화두로 떠오른 온실가스 저감,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안이다.
선진국들은 장차 세계 에너지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접근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서두르며 미래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그것이 대세라면 우리에게도 신재생에너지는 피할 수 없는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아젠다로 내걸면서,2030년까지 무려 111조5000억원을 투입해 현재 2.4%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로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편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까지 추진하겠다고 한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확대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기대해 볼만한 계획이다. 지구온난화와 세계의 에너지시장의 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전략은 필요한 전략이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수준을 생각해볼 때 가까운 장래에 석유의 대안이 될 수 있을 지 의문인 상황에서 정부가 지나친 목표를 세우고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우리의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한참 뒤지는 실정이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수입의존도가 75%, 풍력은 99.6%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태양광 발전장치의 핵심인 태양전지 패널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장악하고 있고, 풍력에너지발전장치는 독일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2년 정도밖에 안남은 2012년부터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를 강행한다면 일본 등에 대한 우리나라의 무역역조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재의 기술수준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는 국토의 훼손이라는 부작용까지 초래한다.
원전 1기 규모인 100만㎾급의 발전단지를 건설하려면 태양광은 여의도 면적의 10배가 넘는 1000만평,풍력은 최소한 그 절반의 땅이 필요하다고 한다. '저탄소'를 말하지만, 실제 국제원자력기구(IAEA) 분석에 따르면 전력 1 ㎾h 생산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CO2환산)는 원자력 10g ,태양광 57 g ,풍력 14 g 이라고 한다.
즉, 신재생에너지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조류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직까지는 겉으로만 좋아보일 뿐 그 실용적 한계가 너무나 명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석유를 완전히 대체하는 미래의 대안으로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봐야한다.
정부가 이러한 녹색성장의 비현실성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분위기에 휩쓸려 시급한 자원확보는 등한시 한 채 신재생에너지의 허상만 뒤쫓느라 돈만 쏟아붓고 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금 세계 각국은 자원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저유가 상황을 유전확보의 찬스로 여기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의 저유가 상황에서 자금난에 몰린 유전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을 사두면 고유가 상황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한다는 계산에 따라 석유 메이저인 엑손모빌, 쉘, 셰브런 등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역시 이번 경제위기를 자원확보의 호기로 보고 국영석유회사를 앞세워 자원사냥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도 해외유전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7%에 달하는 등 에너지 정세에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향후 10년간 국내 대륙붕 개발을 추진해 총 20곳의 추가시투를 통해 1억 배럴 이상의 신규 석유 매장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석유석탄의 대체에너지 개발이 늦어지자 자원확보 차원에서 대륙붕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륙붕개발 계획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조치이다.
우리나라의 대륙붕 중에서도 JDZ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대륙붕 가운데 제7광구는 1978년 한·일 공동개발구역(JDZ)으로 설정되면서 우리에게 '산유국의 꿈'을 안겨줬지만 지난 23년 간 단 한 차례의 시추도 이루어지지 않은 잊혀진 대륙붕이 됐던 곳이다. 1970년 1월 박정희 정부는 제7광구를 한국 영토로 선언했지만 이후 외교상의 우여곡절 끝에 제7광구는 결국 한국과 일본 양국이 공동 지분을 갖는 JDZ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한국의 지속적 개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1986년 이후 지금까지 일체의 개발을 중지한 상태다. 한·일 조약 기간이 끝나는 2028년 이후 영유권을 새로 주장하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속셈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2004년 동해 가스전보다 훨씬 추정 매장량이 많은 지역을 발견하고도 일본과 공동 개발한다는 합의 내용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있다.
게다가 유엔은 지난 5월 12일까지 전세계 국가들에게 자국 대륙붕에 대한 소유 근거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러시아와 일본 등 51개국은 수백 쪽에 걸친 조사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우리나라는 겨우 8쪽 짜리 '예비정보 문서'로 대신했다. '예비정보 문서'는 기술 능력이 없거나 재원 부족으로 대륙붕을 조사할 능력이 없는 국가들을 위해 유엔에서 임시적으로 만든 제도라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정식 문서가 아닌 '예비정보 문서'를 제출한데 대해서는 많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부는 문서제출이 경계획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주변국과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정식문서를 제출하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하지 않는 것은 자칫 미리 불리한 협상을 의식하며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처럼 보인다.
JDZ는 원유가 가채매장량 3500만배럴 이상, 가스는 560만톤이상으로 기대되어 개발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우리의 국익을 위해 반드시 지키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자원을 지키려는 외교적 노력이 더욱 중요하고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