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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기후변화협약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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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협약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화수 | 한나라당, 안산상록갑 국회의원

image금세기 들어 ‘지구온난화’가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특히 기후변화협약(’92.6) 및 교토의정서(’96.12)에 따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본격화 된 이후, 선진국 38개국이 2008~2012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5.2% 감축의무가 부여하는 내용의 교토의정서가 2005년 2월 발효되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무감축국이 되지는 않았지만 1997년 당시 이미 온실가스 의무감축의무가 부여된 부속서B 국가들에 버금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가 됐고, 이에 대비해 서둘러 기후변화 대응체제를 마련한 바 있다.

99년 1차 종합대책을 시작한 이후 2002년 2차 종합대책, 2005년 3차 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지금은 4차 종합대책이 시행 중이며 그 세부 계획은 이명박 정부가 2008년 8월 15일 경축사를 통해 발표되었다.

제 4차 종합대책인 기후변화대응 종합 기본계획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실시하는 계획으로 그 전의 3년 단위에서 5년으로 늘어났고, 이명박 대통령이 새로운 60년의 국가비전인 ‘저탄소·녹색성장’을 바탕으로 ‘범지구적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동참하고 녹색성장을 통한 저탄소 사회구현’이 비전으로 제시되었다.

우리 정부가 마련해서 지난 10년동안 시행한 1, 2, 3차 기후변화협약대응 정부종합대책은 실천력이 담보되지 않은 서류상의 종합대책에 불과했으며, 부처간 실행계획이 잘 조율된 게 아닌 각 부처에서 기후관련 대책을 한데 모아 놓은데 불과했다.

이명박 정부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천명하고 있지만 작년 9월에 발표된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을 보면 에너지 수요는 여전히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증가분을 에너지 효율을 46%나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1%로 높이고 원자력을 확충해 채우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기존 에너지 정책이 달라졌다는 확신을 갖기에는 부정적이다.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어서 과연 에너지 효율을 46%나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2030년에 11%로 높인다는 전략도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지나치게 낮을 뿐만 아니라 그 11% 마저도 달성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결국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을 하는 데까지 높이고, 그래도 부족하면 원자력으로 메우겠다는 복안으로 판단된다.

에너지 수요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지식경제부는 여전히 에너지 정책 전환의 필요성에 일부 동참하지만 현실은 에너지 수요가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이고 국가경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만큼 이 요구에 맞게 효율적으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수요관리의 균형을 추구하자는 입장이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 증가는 불가피하고 온실가스 저감은 심각한 경제적 부담이라는 것이 정부의 태도이다. 정부가 더 이상 화석에너지는 안된다는 인식전환을 하지 않는 한 정부의 기후정책이 제자리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저마다의 특성에 따라 다른 에너지 정책 기조를 가지고 있다. EU 같은 경우는 기후변화에 조기대응하고 도덕적인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정책이 나오고 있는 반면, 일본은 기술적인 강점을 토대로 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국의 에너지 안보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책기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EU의 경우에는 에너지 정책의 기조자체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장기적 방향에 맞게 설정되어 있고, 관련 정책들도 같은 방향으로 구축되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에 확정된 “에너지 및 기후변화패키지”는 EU가 기후변화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것을 과시함과 동시에 향후 유관 산업에서의 헤게모니를 쥐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일단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와 기후변화대응에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받고 있다. ‘석유의 독재’ 시대 종말을 선언한 데다 “미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투쟁을 방관하거나 방해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주도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기후변화와 에너지 분야에 있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오바마의 등장은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EU가 주도하던 재생가능에너지 분야는 기술인프라와 재정능력이 있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 인해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다. 하지만 반대로 기술부족으로 인해 시장 경쟁력이 없는 우리나라의 업체들의 경우 시장 확대라는 장점과 함께 미국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단점을 동시에 가져오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 계획’은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기존의 개발성장 위주 발전전략을 대체하는 새로운 국가 패러다임”을 세우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 있다. 선진국들에 비하면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적 위상이나 지구온난화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하면 이제서라도 본격적인 계획이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에너지 문제 해결은 기술·공학적 문제가 아닌 정책적인 문제이므로 2030년까지의 장기적인 전망을 보여준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현 정부의 철학과 정책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추진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협치될 때 보다 효율적이고 집중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이해는 각 부문이 상이하게 다르므로 상충되는 이해관계 때문에 결국 정책적 효과가 발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에너지위원회’가 구성되어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렵하고는 있지만 ‘국가에너지위원회’는 최종 의사결정단위로서 심도 있는 논의와 이해관계의 조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에너지와 기후변화대응 정책수립을 위한 상시적인 별도의 민·관·산 협치 체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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