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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석유시장의 여건변화와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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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석유시장 환경
1. 국제석유시장의 여건변화와 향후 전망
2.
제품 수출시장 현황 및 전망
3.
2008년 석유화학시장 동향과 향후 전망


국제석유시장의 여건변화와 향후 전망

글 | 이문배_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시장분석실장
 

2008년 세계는 매우 혼란스러운 국제유가 급변동의 상황을 경험하였다. 연초부터 지난 상반기와 7월 초순까지 WTI를 비롯한 국제유가는 연일 급등세를 지속하며 배럴당 7월 11일 WTI 배럴당 가격이 147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여 배럴당 200달러의 고유가시대가 곧바로 밀어닥치는 듯하였다. 당시에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더라도 석유수요가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의 지칠 줄 모르는 경기확장에 따른 장밋빛 석유수요 증가 전망과 넘치는 달러로 호항을 누리는 중동지역 산유국들의 석유소비 증가 추세로 계속해서 선진국들의 고유가로 인한 소비위축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는 석유공급 물량이 계속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넘쳐났었다.

그러나 1/4분기 이후 세계 석유소비가 고유가로 위축되고 있다는 국제기관들의 소비통계가 확인되기 시작하면서 국제유가는 7월 중순 이후부터 하락세로 반전되었다. 9월 15일 세계적 규모의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충격적인 파산 사태를 겪은 이후 국제유가는 빠른 하락세를 지속하였다. 즉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향후 경기침체에 우려와 달러화 가치의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석유 현물과 선물시장에서의 하락 추세가 이어져 사상 최고가격을 기록하였던 7월 초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불과 3개월여 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구나 미국 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불어 닥친 최근까지 유가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지면서 최근 11월에만 무려 30%가 넘는 유가 폭락사태로 나타나면서 국제유가는 이제 배럴당 40달러 대까지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OPEC이 9월 정기총회에서 원유 생산량을 11월부터 하루 15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하였지만 세계가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는 국제경제기관들의 경고가 이어지면서 석유시장에 대한 관심이 향후 공급보다는 석유소비 위축에 더 큰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원유와 함께 석유제품 시장에서의 흐름도 특히 휘발유와 산업용 나프타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동시에 경유가격도 경기침체에 대한 영향으로 유례없는 약세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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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후 최근까지 약 5년여에 걸쳐 이머징 마켓의 탄탄한 석유수요 증가 추세를 배경으로 이어져온 국제유가의 지속적 상승과 초유의 고유가 상황의 발생은 중국, 인도와 같은 이머징 마켓의 경기 변동이 국제유가에 매우 민감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또한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한 석유소비 위축과 유가급락 상황은 단기는 물론 중기적으로 석유시장이 불가피하게 약세 상황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케 해주고 있다. 그러면 2009년도 국제유가는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예상되는가?

금년에만 배럴당 100달러 넘는 가격 변동성을 보였던 탓에 2009년도 유가 수준을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처(EIA)는 11월12일 발표된 월간보고서(Short-term Energy Outlook)에서 2009년 WTI 유가전망치를 전월대비 50달러나 하향조정하는 대폭적인 수정을 거쳐 배럴당 63달러로 제시하였다. 물론 동 보고서는 세계석유시장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달러환율, 경기변동 등의 요소를 반영하는 단기보고서로 원칙적으로는 석유시장과 경제적 여건변화에 따라 유가 추정치와 전망치를 매월 조정하지만 이번과 같은 대폭적인 하향 조정은 과거에서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최근의 경기침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0월 중순까지의 국제석유시장의 유가변동 상황과 IEA에서 발표하는 2009년도 세계 석유수급 전망, 그리고 IMF의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바탕으로 2009년 두바이 유가를 배럴당 $80 수준으로 잠정 전망(10월 24일)하였다. 그러나 11월에 나타난 국제유가의 추가급락 상황과 함께 현제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으며 향후 1-2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IMF와 OECD 등 국제기구들의 최근 업데이트된 경기전망을 반영하여 두바이 원유의 2009년 연평균 가격 전망 수준을 배럴당 약 67달러로 하향 조정하였다.

시나리오별로는 OPEC의 추가감산과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을 가정한 고유가 전망의 경우 연평균 배럴당 약 75달러로 전망되었고, 경기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만 유가 폭락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산유국들이 쿼터를 초과하는 증산을 가정한 저유가 전망의 경우에는 연평균 배럴당 54달러로 전망되었다.

로이터 통신에서 제공하는 유가전망에 대한 해외 주요기관들의 최근 발표를 종합해보면, 금년을 최고수준으로 2009년에는 배럴당 연평균 70달러 초반대의 수준을 2010년에는 80달러 증반대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전망기관들의 대부분이 투자은행으로 단기 추세전망을 제외하고 중기적 전망에 대한 신뢰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2008년 4분기

2009년

2010년

WTI

Brent

WTI

Brent

WTI

Brent

EIA/US

65.87

-

63.50

-

-

-

CGES*

-

56.65

-

49.10

-

-

CERA*

80.00

79.00

81.00

80.00

-

-

골드만삭스

62.00

60.00

80.00

79.00

-

-

씨티그룹

85.00

85.00

90.00

90.00

90.00

90.00

다이와

68.04

63.00

70.00

67.00

90.00

87.00

ING

69.70

66.38

72.00

72.00

76.00

76.00

UBS

60.00

60.50

60.00

60.00

75.000

75.00

평균(총 33개)

67.58

64.77

72.86

71.124

84.13

86.36

주: CGES-세계에너지연구소, CERA-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
자료: 로이터 통신, 11월 26일

현재와 같이 꽁꽁 얼어붙은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 하에서는 세계 석유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국제유가 수준이 좀처럼 배럴당 80달러대 이상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향후 1-2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경기회복의 기미가 나타나게 되면 특히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석유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제유가 상승 변동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의 경기 불황과 급격한 유가하락 상황이 세계석유산업의 상류부문 투자에 대한 위축을 가져오고 있고 또한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들도 사업추진의 지연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 폭락사태가 근원적으로 과거의 저유가 시대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급부문의 여력을 미리 확보하지 못한다면 석유수요 확장기에 또다시 유가 폭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저유가 시기에 비축 확대, 자원매장량 확충 등 미래 시장 변화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유가 폭락과 저유가 상황은 2009년을 포함하여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IMF 등 해외의 주요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저유가 상황은 자원개발에 따른 프로젝트의 수익성 악화로 특히 자금여력이 약한 중소규모의 독립계 석유회사를 중심으로 석유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활동이 위축되어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후발 석유개발 기업들에게 M&A 등을 통한 매장량 자산확보 및 투자확대의 기회로 포착될 수 있다. 90년대 말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에는 확보하고 있던 해외자산까지도 불가피하게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과거의 사례에 비추에 최근의 유가하락과 함께 다가오고 있는 기회를 정부와 자원개발 기업들이 적절히 활용하기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 시기에만 외치는 자원외교, 자원확보가 아니라 경제적 기회로 다가오고 있는 자원확보의 적기를 잘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석유 메이저기업들도 이번기회를 자산확보의 적기로 판단하고 최근 현금자산을 비축하고 있다는 뉴스가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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