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경유차를 재조명한다
1. 경유자동차의 환경성에 관한 재평가
2. 경유차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3. 디젤하이브리드자동차의 개발 현황과 전망
경유차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글 | 김필수_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자동차가 탄생한지 120여년이 지나면서 자동차는 이제 생활필수품을 넘어 생활 자체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20여년 동안은 그 이전의 기간에 비하여 더욱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 기술적 발전이나 사회적 요구가 크게 신장하면서 자동차는 사회 변화를 가늠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되고 있다. 개개인의 생활 자체도 변화시키는 주요 변수지만 교통사고 등 국가의 각종 지수를 판단하는 기준도 되고, 환경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세계적 이슈가 되는 존재가 되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다른 분야에 비하여 파급효과가 매우 커서 자동차 산업의 자립도에 따라 그 나라의 선진화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발전하여 세계의 모범 사례가 되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며, 조금만 노력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기술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더욱 확대되리라 확신한다.
최근의 세계적 화두는 환경과 부존자원이다. 석유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적인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석유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바이오디젤, 바이오 에탄올, 수소에너지 등 각종 대체연료가 사용되거나 개발되고 있으나 수십 년 이상은 석유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에너지 사용량은 계속 늘어나는 만큼 석유자원의 사용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으므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연비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 가스인 이산화탄소 문제는 지구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부각되어 세계적 관심사로 등장하였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어 우리도 머지않아 규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교토의정서에 가입한 선진국은 이미 각 국가별로 규제치를 설정하고 이산화탄소 저감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일본 등은 이미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금전적인 개념으로까지 진행하여 가장 앞선 환경 대국으로의 꿈을 펼치고 있다. 이미 세계 6위권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서 개인당 배출 증가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2013년 이산화탄소 규제 대상으로 포함될 것이 확실 시 되고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의 준비가 절실한 실정이나 아직 국민적인 관심은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오직 절약만이 에너지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첩경일 것이다. 특히 전체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수송 분야, 즉 자동차에의 역할은 가장 효과가 크고 전체를 좌우하는 만큼 자동차 정책은 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의 자동차는 보유대수 1,700만대를 향해 나아갈 정도로 비약적인 증대를 이루었다. 특히 자가용인 승용차의 증가는 가장 커서 모든 분야에 끼치는 영향도 그만큼 커지게 되었다. 최근의 우리의 국민적 특성도 큰 차를 선호하고, 휘발유 차량을 선호하며,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럽 등과 달리 집과 더불어 재산적 가치의 하나로 간주하고 사회적 지위를 보유 자동차로 생각할 만큼 특이한 자동차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더욱 대형차를 선호하게 되었다. 더욱이 일본이나 미국과 같이 휘발유 차량과 자동변속기 탑재 차량의 선호는 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하나의 취향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사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의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에너지 낭비를 초래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촉진하는 경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경유엔진은 매연이 많이 배출되고 소음과 진동 등 지저분한 것은 모두 보유한 것으로 간주되어 경시되는 경향이 크고 정부의 정책 또한 환경부담금 등 세제적 단점을 부여하여 더욱 경유 차량을 기피하는 경향을 조성하였다. 여기에는 미국이나 일본 등의 자동차 정책만을 선호하고 우리의 실정을 배려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고, 국민적 성향을 반영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최근 친환경 경제운전법인 ‘에코 드라이빙(Eco Driving) 운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에너지 절약 및 이산화탄소 저감 운동이 시작되고 있어서 바람직한 결과가 예상되나 더욱 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대국민 홍보 뿐만 아니라 정부의 올바르고 적절한 정책적 지원과 자동차 메이커 등 관련 기업의 적극적인 호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국민을 포함한 산학연관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선 정부 차원의 정책적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적 취향의 정책 중심에서 사례에 따라 유럽 등의 좋은 제도나 문화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유럽은 경유 차량의 천국이다. 이미 20여년 전부터 미래의 자동차는 친환경 경유엔진이 좌우한다고 판단하여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하였고 현재 경유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더불어 가장 친환경적인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전의 단점으로 지목되었던 소음, 진동의 감소는 물론이고 매연 등 배출가스도 휘발유 수준으로 낮출 정도로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다. 유럽은 상당 국가가 승용차 2대 중 1대가 경유 승용차이고 수동변속기 사용 등 문화적 특성도 친환경적이어서 우리가 배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우리의 경우는 그나마 약 4년 전부터 시작된 경유승용차는 초기에는 큰 관심을 이끌었으나 지금은 불과 전체 승용차 시장의 1~2%만을 차지하는 실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국내의 각 자동차 메이커에서 애써 개발한 경유엔진이 소비자의 기피로 휘발유엔진으로 교체되는 악순환까지 겹치는 실정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수입차는 반대 현상이 일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폭스바겐이나 푸조 등에서 수입되는 경유승용차는 불티나게 판매되어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현재의 기술 수준은 경유는 휘발유보다 다른 배출가스는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이산화탄소는 약 20% 적게 배출된다. 연비도 약 15% 이상 높아서 휘발유와 같은 연료비가 하더라도 훨씬 큰 장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러한 장점의 부각이 적고 소비자들의 홍보 등도 미흡하여 경유 차량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의 전체적인 방향이 잘못되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자동차 정책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럽의 정책이나 경향을 받아들여 우리의 형태로 변형할 필요도 있고 국민적 경향도 본격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보다 휘발유 자동차에 대한 선호가 큰 일본이나 미국도 최근 경유 차량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세제나 지원 제도를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휘발유 차량보다 비싼 경유 차량을 구입할 경우 그 차액의 절반 정도를 지원하거나 세제적 혜택을 하는 정책적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적 부분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현재 가장 친환경적인 차량으로 선호하는 일본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도 경유엔진이 탑재된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발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되어 세계 각국에서는 연구개발에 여념이 없는 점도 경유 차량의 선호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우선 정부의 정책적 방향을 경우 선호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현재 논란이 많은 경우 차량에 대한 환경부담금 제도를 폐지하고 최근 경유 차량에 대한 지원 체계로 바꾸어야 한다.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큰 차량 세제 문제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으나 불합리한 부분은 과감하게 수술을 하여 국민적 호응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경유 승용 차량 등에 대한 지원을 한다면 국민들이 보는 경유 차량에 대한 시각도 달라질 것이고 경차와 더불어 경우 승용차도 증가할 것이다. 이와 함께 앞서 언급한 에코 드라이빙 운동도 함께 펼쳐진다면 피부로 느끼는 에너지 절감과 이산화탄소 저감은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시행을 하여야 약 5~6년 후에 본격적으로 제한될 이산화탄소 문제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차량 4대 중 3대를 수출하는 국내 수출 정책에서 차량의 기술적 수준의 향상은 필연적이다. 이미 반도체, 조선 등과 함께 자동차는 가장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고 기반산업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세계는 최고 수준의 친환경적 차량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서 무역 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최고 수준인 일본이나 친환경 경유 엔진 등의 기술을 보유한 유럽의 기술 수준을 넘기가 매우 어려우나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선택과 집중을 고민하여야 한다. 현재 LPG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LPG 경차 등 상대적으로 저가인 연료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으나 국내외적인 측면에서 국내용인 LPG만을 활용하기 보다는 장점이 가장 큰 “경유”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내수 시장 고수나 내년도 수출 차량의 목표 달성 등 짧은 시각보다는 크게 멀리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메이커의 방향 설정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의 적절한 연구지원과 함께 메이커의 현명한 개발 방향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일 것이다. 대체연료의 개발, 연료전지의 이용, 수소에너지의 개발, 석유자원의 해외 확보와 에너지 절감 운동 등 다양하고도 시너지 효과가 큰 방향을 설정하고 신뢰성 있는 구체적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셋째로 정부의 자동차 관련부서의 통합적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동차 및 에너지 연관부서인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을 필두로 공동의 정책적 입안과 시행을 하여야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하여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국민에 대한 설득과 이해도 통합된 방향에서 시행하여야 효과가 크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와 같이 관련 부서의 통합적 운영은 세계 여러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넷째로 국민도 생각을 많이 바꾸어야 한다. 차에 생각을 기존의 사치품이나 사회적 지위 등이 아니라 친환경 이동 수단이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특히 예전의 지저분한 경유 차량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새로운 시각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넓게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정부와 시민단체의 캠페인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저탄소 녹색 성장”은 쉬운 방향은 아닐 것이다. 정부나 국민 개개인이 친환경적 마인드를 가지고 줄이고 아끼는, 고통이 수반되는 행동과 실천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서로가 신뢰하고 줄이는 노력이 배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유”에 대한 설정은 목표를 달성하는 키워드가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