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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석유제품 사용자 처벌 규정 신설 배경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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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유사석유제품 근절 원년

1. 유사석유제품 사용자 처벌 규정 신설 배경과 의미 / 이병욱
2. 유사석유제품 시민감시단 발족의 의미 / 이은영
3. 유사석유제품 유통 실태 / 김동길


유사석유제품 사용자 처벌 규정 신설 배경과 의미

 이병욱_산업자원부 석유산업팀 사무관

근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운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전문 리서치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운전자 10명 가운데 1명꼴로 유사석유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현대리서치연구소, ‘유사석유제품에 관한 운전자 의식조사’ 결과, 운전자 1천명 중 12.6%가 노상에서 판매되는 유사휘발유를 1회이상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

특히 이들 가운에 절반가량은 품질이 좋지 않으나 가격이 저렴해 여러 차례에 걸쳐 유사휘발유를 사용해 봤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작년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실시한 2005년 기준 유사석유제품으로 인한 탈세액이 최대 9천억원에 달한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결코 허황된 추정만은 아님을 뒷받침 하고 있다.

이러한 유사석유제품이 유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석유제품간 세금차등 부과로 인해 주변유종 간에 소비자가격이 크게 차이나 이를 혼용, 불법 제조·판매시에는 막대한 부당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유가의 지속 등으로 유사석유 공급자와 값싼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유사석유제품의 유통이 범람하고 있는 현실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유사휘발유를 리터당 990원으로 가정할 경우 작년 휘발유 평균가격 대비 유사휘발유 제조·판매자는 274원의 초과마진을 사용자는 503원의 이득을 획득할 수가 있다는 단순한 계산만으로도 유사석유제품 유통이 확산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산자부는 유사석유제품의 유통 근절을 위해서 유사휘발유인 ‘세녹스, 엘피파워’에 대해 법적시비를 종결(대법원 확정판결, ‘06.2.10)하고 유사석유제품 관련 위반사업자 공표의무화(’06.3.23시행, 위반 주유소 등 328건 공표)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했으며, 관계부처와 민간기관으로 구성된 ‘유사석유대책협의회’를 구성, 운영해 왔다. 이와 아울러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을 중심으로 경찰, 국세청, 지자체의 합동단속을 통해 지난 한해에만 석유사업자 658건, 비석유사업자 8,506건의 유사석유제품을 적발해 내는 등 단속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사석유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유사석유 판매 사범을 생계형 범죄로 간주 미약한 벌금형 처벌로 인해 누범자가 양산된 문제점도 없진 않으나, 단속을 피하기 위하여 도주가 용이한 도로변에서 점조직을 통해 판매하거나 주택가 등지에서 야간, 새벽시간대에 배달판매 하는 등 날로 지능화·교묘화 되어가는 유사석유제품 제조·판매수법에 대해 정부의 일방적인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단속만으로는 한계

이에 산자부는 작년 9월 모든 정책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하는 ‘유사석유제품 근절대책 강화방안’을 수립하고, 유사석유 유통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제품간 세금격차 해소를 위해 용제에 교통세를 부과하고 조건부 면세하는 방안의 추진(국회 서갑원 의원 「교통·환경·에너지세법」 개정안 대표발의, 현재 재경위 계류중), 유사석유 제조 주원료인 용제의 불법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정유사를 포함한 용제사업자에 대해 현장실태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와 아울러 유사석유 수요의 효율적인 차단을 위해 사용자 처벌 법안을 개정(국회 이명규 의원 대표발의, ‘07.4.27. 공포, ’07.7.28. 시행)완료 하였다.

현재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은 누구든지 유사석유제품의 제조·판매·저장·운송·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사용자를 제외한 동 규정의 위반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이번 개정된 유사석유제품 사용자 처벌의 근거는 사실 지난 ‘04년 석유사업법 개정 과정에서 마련된 바 있었으나, 주유소에서 유사석유제품인줄 모르고 정상가를 지불, 사용한 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논리상 과잉 처벌의 논란에 밀려 그 빛을 보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범의(犯意)가 있는 사용자만을 처벌 대상으로 한정하고, 그 처벌도 형사벌 대신 행정벌인 과태료 처분으로 대신해 범법자를 양산하지 않으면서도 유사석유제품 수요-공급의 이해관계를 효율적으로 압박할 수 있게 되었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본다.

사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전혀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사석유 제조나 판매업자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면 되지 굳이 사용자까지 단속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에서부터 불법 사용자에 대한 단속 실효성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사석유의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 최선책

그러나, 산자부와 석유품질관리원에서 ‘04년 9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신고포상제를 통해 단속된 불법업자만 5,893업소에 이르고(이중 3,672건에 대해 포상금 16.5억원 지급) 있으며, 이중에는 18차례나 단속된 판매업자도 있다는 점, 또한 지난 3월에는 인천남동경찰서에서 104명의 경찰인력이 대거 동원되어 관내 판매업소에 대해 일제 단속을 실시한 결과 17개 노상판매점을 단속, 입건, 유사석유제품 402캔과 차량 22대를 압수하였으나, 다음날 현장을 점검해본 결과 불법판매가 반복되고 있었던 사례는 유사석유 제조·판매자에 대한 단속 및 처벌 강화만으로는 근절에 한계가 있음을 명백히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이는 유사석유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불법행위에 따르는 처벌보다 그 반대급부인 금전적인 이익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유사석유제품의 사용이 도로변에서 판매되는 유사휘발유에 그치지 않고, 운전면허학원, 운수·화물업체, 차고지 등 대형 자가소비처에서도 유사경유를 사용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석유품질관리원에 따르면 ‘06년의 경우 전국 약 1,800여개의 자가주유취급소 중 320업소를 합동단속한 결과 83업소(적발율 26%)에서 유사석유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유사석유제품 사용자 처벌 규정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단속, 처벌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충분한 대국민 홍보를 통하여 유사석유제품 사용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그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사회적 동의가 이루어 졌다는데 있다.

또한 개정안의 추진 과정에서 유사석유 유통으로 인한 문제가 비단 산자부만이 아닌 다수 부처와 관련한 문제이고, 유사석유 수요의 차단이 법리적인 문제보다는 사회 전체적인 필요성이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등 유사석유 유통 근절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집결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의미를 가짐이 분명하다.

현재 정부는 유사석유제품임을 알면서 사용한 자에 대해 합리적인 과태료 세부 부과기준을 규정한 시행규칙 개정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행규칙 개정령안의 주요골자는 유사석유를 사용한 자를 첫째, “저장시설을 이용하여 사용한 자”와 둘째, “단순 사용한 자”로 구분하여 전자의 경우에는 저장시설의 용량에 따라 1천만원~3천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도로변에서 유사휘발유를 사용한 경우와 같이 단순 사용한 자는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저장시설'이용자와 '단순 사용자'를 구별하여 처벌 추진

구체적인 안으로, 저장시설을 이용하여 사용한 자의 경우 1㎘ 이상의 저장시설을 이용한 자에게 적용되며, 저장시설 용량이 10㎘ 이하인 경우 1천만원, 10㎘ 초과 ~ 30㎘ 이하인 경우 2천만원, 30㎘를 초과하는 경우 3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할 방침이다.

세부적인 산출근거의 예시를 들면, 유사석유제품은 대부분 무자료로 거래되어 정확한 사용량 추산이 어려워 저장시설의 용량을 차등 기준으로 하였으며, 유사경유를 사용할 경우 리터당 최소 200원 가량의 탈세가 발생되어 10㎘ 저장시설을 이용해 연간 5회 정도 사용할 경우 1천만원의 부당한 이득을 획득 할 수 있으므로 이에 상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토록 한 것이다.

단순 사용한 자의 경우 도로변 등에서 유사휘발유를 불법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차량 1대당 연간 휘발유 사용량이 약 1,870ℓ(에너지경제연구원, 2005년 기준) 임을 감안, 정상휘발유와 유사휘발유를 50% 비율로 사용할 경우 리터당 탈세액인 503원을 산정하여 연간 약 47만원의 부당한 이득을 획득할 수 있고, 또한 유사휘발유를 1회 평균 50ℓ 사용시 리터당 판매가격인 1천원을 곱한 금액에 불법행위에 대한 10배의 패널티를 부과할 경우 50만원의 과태료 부과가 적정한 것으로 산출하였다.

이러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은 지난 5.25일 공고되어 6.15일까지 입법예고가 진행 중이다.

이미 정부는 대한석유협회 등 유관기관 및 단체와 ‘유사석유 홍보대책회의’를 실시하고 올해 말까지 전략단계별 홍보대책을 수립, 전국의 지자체와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TV, 라디오 공익캠페인은 물론 개정법률의 시행이전까지 다양하고 입체적인 대국민 홍보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정책이 일사불란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도로변에서 유사휘발유 판매상들이 속속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고, 지난 1사분기의 용제 소비량이 전년 동기대비 약 16% 감소되었다는 소식은 국회, 정부, 유관기관 및 단체에서 보여준 그간의 노력에 비하면 늦은 감은 있으나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전례 없는 대대적인 단속을 강화하게 되면 유사석유제품의 유통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단속에 앞서 소비자 스스로가 유사석유제품의 사용으로 인한 폐해를 먼저 인식하고 사용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어지는 것이 유사석유제품 사용자 처벌의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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