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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자원확보는 최상위 국가 아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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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확보는 최상위 국가 아젠다

- 산업자원부 자원개발조직 확대 개편과 유전개발팀 출범 의의 -


글 ·이승우 |산업자원부 유전개발팀장

2003 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했던 국제 유가가 최근 들어서도 주춤할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결국, 지난 3월 4일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가 배럴당 66달러를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러한 고유가의 원인이 지난 3차에 걸친 석유파동 때와 같이 공급 부족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급격한 소비 증가로 공급이 소비를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비 증가에 따른 공급 확대 문제는 조만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석유 전문가들의 의견이며, 향후 결정적 환경 변화가 없다면 하향 안정 추세는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해 보인다. 즉, 세계 석유 시장은 공급 불안감(이란 핵문제, 이라크 전쟁, 테러 위협 등)이 가까운 미래에 해소될 전망이 보이지 않으며, 수요는 상대적으로 증가 추세가 유지될 전망이므로 향후 현재의 불안정한 상태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고유가 시대의 도래(到來)와 주요 전략자원의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따른 국제자원시장의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참여정부는 외교의 무게 중심을 석유자원을 포함하여 전략자원 확보를 위한 자원외교로 전환하고, 2004년 말 “제2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전략 자원 확보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당분간 “고유가 환경”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에너지 소비 대국들의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은 격화될 것이며, 특히 친디아(China & India) 경제의 고속 성장에 따라 엄청난 에너지 자원의 흐름이 이 두 지역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국가간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각국은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최상위 국가 아젠다로 삼고, 정상외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에너지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예로 미국 ‘외교협회(CFR)’는 2005년 말 인도주의를 넘어서(more than humanitarianism) -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이라는 대아프리카 전략보고서를 통해 아프리카를 더 이상 원조의 대상이 아닌 자원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인식하고,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을 새로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조언을 한 바 있다. 또한 이미 중국은 2004년 국가주석 후진타오의 대아프리카 정상외교를 통해서 각종 원조 형태의 정책적 지원책을 동원한 미개발 자원 확보 경쟁에 불을 붙인 바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아프리카를 순방하였다. 24년 만에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정상외교로서 참여정부 출범 이후 러시아, 중앙아, 동남아, 그리고 남미 등 12개 자원부국과 연환(連環)되는 자원외교의 결정판으로 OPEC의 아프리카 회원국인 나이지리아와 알제리를 향후 대아프리카 자원외교의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갑자기 아프리카가 국제정치·사회·경제환경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이유는 복잡한 국제 정치적 역할관계를 제외하고 나면 최종적으로 남은 것은 “자원”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지난해 미래 예측 전문가들은 낙관적으로는 2030년경에 비관적으로는 2010년 이내에 석유생산이 정점(Peak)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은 바 있다. 물론 이러한 전망에는 여러 불확실한 환경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고, 전문가들의 전망치도 다양하기 때문에 그 정확도를 예견하여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역시 석유는 조만간 생산정점에 이를 것이고, 이는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대표하는 석유는 인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이래로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경쟁이 그 어느 때 보다 극심하게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조만간 이 화석 연료가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에 기인한 점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고, 당연하게도 이 물음에 대한 답 역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전세계적인 에너지 정책 흐름 중의 하나는 신에너지원의 발굴과 개발, 대체에너지원 개발 등 석유가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과 비중을 감소시켜 보려는 노력일 것이다.

부시 미 대통령은 올해의(2006.2.1) 연두교서 에너지 부분에서 향후 20년 이내에 중동지역 원유 의존도의 75% 축소와 이를 위한 대체 청정 에너지원(태양력, 풍력, 원자력, 청정무연탄 연료 그리고 연료전지 등) 개발과 실용화에 집중적인 투자 계획을 선언한 바 있고, 스웨덴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탈석유화’를 선언했다. 15년 안에 석유 없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미증유의 ‘석유생산정점’이라는 예측 가능한 사건에 미연에 대비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며, 에너지원으로서 석유의 영향력을 감소시킴으로써 그 영향 반경을 제한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석유는 앞으로 2세대 이상은 매우, 정말 중요한 에너지원으로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을 것이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 이를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할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이처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자원개발 전쟁에서 뒤처지면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2004년 이후 적극적인 정상외교를 펼쳐 우리의 자원개발 활동 무대를 5대양 6대주로 확대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의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구조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산업자원부는 기존의 자원개발과와 자원협력팀으로 구성되어 있던 해외자원개발 조직에 “유전개발팀”을 신설, 자원개발총괄팀, 유전개발팀 그리고 광물자원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3월 1일부로 팀 구성을 완료하였다.

산업자원부의 자원개발 조직은 1992년 1국 4과에서 1999년 1개과로 축소된 이후 2005년 1과 1팀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참여정부는 중앙아시아를 시작으로 남미, 동남아,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15개국에 달하는 지역적으로 전세계를 아우르는 자원정상 외교를 활발하게 추진하였고, 이에 의한 성과를 바탕으로 유전 및 광물 개발을 위한 대규모의 신규사업들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진행되면서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관련 업무 급증과 기존 조직으로는 주요 정책사항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음을 느꼈으며, 금번의 확대 개편 조치는 이러한 필요성에 부응하여 취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조직의 확대 개편과 축소 조정에는 그 필요성과 의의가 없을 수 없다. 1990년대를 관통하는 유가 안정 구조는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 조직의 정체와 축소 구조조정이라는 아픈 경험을 하고 만다.
특히, 우리나라는 1997년의 IMF 사태를 맞으면서 당장 현금화 가능한 모든 것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투자 형태의 전형인 자원개발 부문 즉 기 확보한 유전/광물 광구를 헐값에 팔아야 하는 불행한 경험을 한 바 있고, 이후 하향 안정세의 유가 환경은 관민(官民)을 불문하고 관련 조직의 붕괴 내지는 정체를 지켜봐야만 했다. 특히, 정부 행정 조직의 축소는 우리 기업들의 자원개발 조직의 감축으로 이어졌고, 또한, 대학의 자원개발 분야 전공 역시 침체기에 빠져들게 된다. 앞서서 논의하였던 2003년 이후의 유가 상승세는 정부 부문의 신정책 개발 수요를 제공하였고, 이는 민간 부문의 관심도 확대로 연결되었으며, 당연하게도 대학의 자원개발 전공자들의 필요 확대로 진행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정부 조직의 확대인 “유전개발팀” 신설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유전개발팀이 신설된 것은 민간, 학계, 연구계의 요구가 더해진 상황 배경이 존재하고 있으며, 또한 유전개발을 전담할 조직의 신설 요구가 절실했다고도 볼 수 있다.

유전 개발은 기초 탐사 단계에서부터 석유 매장을 확인하는 시추 단계, 그리고 이를 평가하는 평가단계를 거쳐 생산에 이르기까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장기적인 사업이다. 지금 현재 유망 광구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정밀탐사를 하고, 탐사 자료를 해석하여 시추 지점을 선정하고, 이를 통해서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유전의 경제성을 확인하고, 이를 생산하려면 생산정을 시추하고, 또한 생산시설을 완비하는데 역시 2~3년은 필요하다. 이처럼 현재 확보하고 있는 유망광구에서의 생산은 적어도 5년 이후에나 그 석유를 우리가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유전개발팀이 지금 당장 눈앞의 이득을 위한 일보다는 왜 미래를 바라보고 일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유전개발팀은 예측과 선점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전개발 사업은 장기사업이며 지금의 성공적인 “유망광구” 확보는 10년, 20년 후 다음세대에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는 분명하게도 ‘보약’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에 바로 유전개발팀의 역할과 임무는 과연 무엇인가? 시대적 사명은? 이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즉, “현재의 안정적 관리”와 “예측과 선점을 통한 다음세대에 희망 제공”이 유전개발팀의 역할이자 임무이며, 이것은 또한 “유전개발팀”의 출범 의의가 될 수도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유전개발팀은 현재 생산이 진행중인 동해 가스전 주변에서 추가 가채매장량 확보를 위한 탐사와 시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고, 대륙붕과 심해 (수심 1,000m 이상)를 막론하고, 우리 영해내의 새로운 유망 광구 확보를 위한 노력을 줄기차게 진행할 것이다.
올해는 동해 가스전 개발에 이어서 국내 생산 광구 확보를 위해 서해 및 동해에서 다양한 탐사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그동안 방치상태나 다름없었던 대륙붕에 대한 체계적인 개발과 관심을 제고시키기 위해, ‘국내대륙붕 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중·장기 개발 계획을 완비할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현재 우리 기업들이 사업중인 해외 생산/개발/탐사 유전 광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신규 대규모 탐사광구 확보와 추가적인 개발/생산 광구 매입등을 민·관 합동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이를 통하여 에너지원의 96% 정도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에너지 의존국인 우리나라로서는 늘 에너지원 확보에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2013년의 ‘자주개발율’ 15% 목표를 달성해내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우리가 좀 더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에너지원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외부(학·연·산) 전문가, 연구자들과 직접적인 연결고리(herb) 역할로 총채적인 자원개발인력 투입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현재 운영중인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의 미비점을 완비하여 국내 대륙붕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유전개발팀은 말 그대로 유전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주된 임무이며, 그러한 역할을 하도록 신설되었고, 또한, 이것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야 하고,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석유량에 비하면 미미한 양을 국내 대륙붕에서 생산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미 우리가 세운 2013년 ‘자주개발율’ 18%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거의 모든 유전을 해외에서 개발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유전개발팀은 말 그대로 미친 듯이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다. 자고로 ‘미치지 않으면 목표에 이를 수 없다’는 보편타당한 경구(警句)를 믿는다면 목표 달성 전까지 유전개발팀을 상징하는 모토는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가 되어야 할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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