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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1가스전 상업생산의 의미와 향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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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1가스전 상업생산의 의미와 향후 전략

글·이용국|한국석유공사 가스생산사업처장

지난 11.5일 울산에서는 매우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이해찬국무총리와 산자부장관 그리고 주요 산유국 대사 등 약 1,300명의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가스전관리사무소에서「산유국의 첫 걸음, 동해-1가스전 준공식」이 열린 것이다. 바로 이 날 우리나라 에너지 개발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 졌다.

원유가 아니라 천연가스이며 국내 소비량의 약 2%를 차지하는 천연 가스전이 왜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가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대륙붕개발의 역사를 잠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석유탐사가 시작된 것은 1964년이며, 본격적으로 국내대륙붕 탐사를 시작한 것은 1970년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이 공포된 이후이다.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이 제정된 것은 1차 오일쇼크라는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것이었으나, 당시에는 의욕만 앞섰을 뿐 기술과 자본이 모두 제로섬 상태에 가까웠던 우리나라로서는 독자개발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었다. 이 시기 우리를 대신해 미국 등 선진 메이져 석유회사들이 탐사( 19개공 시추)를 주도하게 되었다. 이들은 석유개발의 처녀지인 국내대륙붕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개발을 위한 기초탐사보다는 대규모 매장량 발견, 즉 상업성에만 초점을 맞춘 탐사 작업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성급한 탐사작업의 결과, 상업성 있는 유가스전 발견에 실패하여 속속 우리나라에서 철수를 하게 된다.

이 와중에서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였으며 정부 내에서 우리나라 주도의 석유개발을 위해 국영석유회사의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한국석유공사(1979년 창립)이다. 석유공사의 설립은 국내대륙붕을 비롯한 우리나라 석유개발의 역사를 바꾼 전환점이 되었다. 석유공사 설립 이후 외국회사와의 공동 탐사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국내기술력이 점차 축적되기 시작하였으며 탐사자료도 쌓이기 시작했다. 또한 정부의 정책을 위임받은 석유공사가 대륙붕에 대한 체계적인 탐사계획을 수립, 시행함으로써 장기적이고 일관적인 석유개발사업의 추진이 가능해졌다.

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국내대륙붕에서는 의미 있는 발견들이 있었다. 물론 이것이 경제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징과 가스징이 발견되었고 실제 가스가 발견(10개공)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 대륙붕에서도 석유부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 1 : 동해-1가스까지 국내대륙붕 탐사실적>

 

   

    (천불)

물리탐사(L-km)

시추()

 

외국사

 

탐 사

 

82,612

18

177,841

7,595

185,436

 

89,147

14

28,101

109,590

137,691

 

34,254

5

30,484

21,528

52,012

개 발

동해-1가스전

-

3

124,279

-

124,279

  

206,013

40

360,705

138,713

499,418

 그러나 가스가 발견되었더라도 그것은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남는 충분한 매장량이 되어야 했다. 결국 가스를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매장량 확보의 실패로 개발을 포기해야 했으며 이에 따라 80년대와 90년 중반까지의 기존 탐사결과에 대한 재해석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997년 석유공사는 기존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획기적인 탐사개념 변화를 시도하였다. 기존 탐사자료에 대한 종합 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탐사대상 지층의 변경을 시도한 것이다. 이 새로운 지층은 지각구조 운동을 덜받은 약 1,000만년전 지층이다. 이 지층을 대상으로 1998년 새로운 탐사위치를 선정하여 탐사한 결과 드디어 고래 V구조(현 동해-1가스전)에서 양질의 천연가스 층을 발견하였다. 실로 40년만의 쾌거인 것이다 

< 2 : 광구별 탐사실적, 동해-1가스전 발견 이전>

 

광구면적()

물리탐사(L-km)

시추()

투자비(천불)

1광구

2광구

3광구

4광구

5광구

6-1광구

6-2광구

한일공동

기타(·서해)

36,460

39,433

41,427

42,449

42,390

12,918

11,688

82,557

-

6,477

19,114

8,193

11,314

11,995

80,497

10,998

54,840

2,585

1

4

-

1

4

18

2

7

-

8,977

37,578

5,157

9,721

26,793

184,315

13,776

87,401

1,421

 

296,840

206,013

37

375,139

그러나 이런 감격도 잠시, “과연 충분한 사업타당성은 있을 것인가? 어떻게 개발해야 할 것인가? 또 까다롭다는 천연가스의 판로는 어떻게 개척 할 것인가?” 하는 또 다른 난제들이 가로놓여져 있었다.

사실 개발은 탐사보다도 23배 훨씬 어려운 작업이다. 사업타당성(평가시추, 매장량/투자비/경제성 평가)을 검토해야 하고 개발계획(생산시뮬레이션, 자연환경조사, 설계 및 시공기준 작성)을 수립하여야 하며, 건설공사 시행업체를 선정, 이를 감독(설계, 제작, 운반, 설치, 시공, 감리, 시운전)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해저에 생산정(생산트리설치, 유정완결)도 뚫어야 하고, 또 수요처의 품질조건을 맞추어야 하고 공급가격도 합의해야 했다. 또한, 국내 첫 생산이다 보니 운영준비(운영인력교육, 안전환경, 생산시설보호, 보급수송)에 추호의 소홀함도 없어야 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가스발견 이후 약 6년간의 개발기간 동안 석유공사는 물론 개발에 참여한 국내 시공업체들이 값진 경험과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3 - 6-1광구 시추공별 탐사결과>

광 구

시추공명

작업년도

수행자

최종심도(m)

시추결과

6-1

돌고래 1

돌고래 3

돌고래 3-1

돌고래 3-2

돌고래 2

돌고래 5

돌고래 5-1

돌고래 7

고래-1

고래-1-1

고래-1-2

고래 5

고래 5-1

고래 5-2

고래 5-3

돌고래2A-1X

고래 5-4

고래 7-1X

1972-73

1987

1988

1988

1988

1989

1990

1990-91

1993

1994

1994-95

1998

1999

1999

1999

2002

2003

2003

Shell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석유공사

4,262

3,216

3,623

3,143

3,231

2,012

3,237

4,616

4,229

3,896

3,758

2,637

2,650

2,700

2,560

2,595

3,425

3,897

가스징후

가스발견

건공

건공

가스발견

가스발견

가스발견

건공

가스발견

건공

건공

가스발견

가스발견

가스발견

가스발견

건공

가스확인

가스발견

합 계

18

 

 

 

 

이제 우리나라 첫 가스전 개발의 의미를 살펴보자.

앞에서 보았듯이 동해-1 가스전에서의 상업적 가스발견은 외국의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19개공의 탐사시추에 실패한 후, 우리공사가 12개공의 탐사시추 끝에 발견한 천신만고의 끝의 결실이어서 더욱 값질 수밖에 없다.

1976 1 15일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포항 영일만 부근에서 석유가 발견됐다”며 산유국 선언을 해서 전 국민을 들뜨게 만들었으나, 시추장비의 윤활유를 원유로 착각하는 해프닝으로 끝났었다. 또 연이은 가스발견에도 불구하고 경제성 부족으로 개발되지 못함에 따라 국민들은 대륙붕에서의 석유발견에 회의를 가지고 있었고, 석유발견을 발표할 때마다 정부와 우리공사에 대해 불신의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 동해-1 가스전은 달랐다. 탐사, 시추, 개발, 생산 및 공급의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공사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불굴의 노력과 독자적인 기술로 세계 95번째 산유국의 대열에 당당히 진입하였다.

동해-1 가스전 준공은 우리나라가 산유국으로 진입하게 된 역사적 사건일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중요한 국가경제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기대효과로는 수입대체효과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 기준 연간 1,900만톤 이상의 LNG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동해-1 가스는 연간 40만톤 이상을 생산하여 34만가구의 1년 사용량, 우리나라 천연가스 연간 소비량의 2.2%에 해당되는 물량을 공급하므로 12억불 이상의 천연가스 수입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현재와 같이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수입대체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번째로는 기술발전이다. 석유개발, 특히 해양 석유개발은 기술집약적 산업의 대표격으로 동해-1가스전 개발로 축적된 기술은 무엇보다 중요한 파급효과이다. 특히, 국내유수의 플랜트 제작 및 설계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동해-1가스 생산시설 건설에 참여하여 설계, 시공, 구매, 건설, 시운전 등 천연가스 생산플랜트의 전 공정에 걸쳐서 경험을 축적함으로서 석유가스 생산시설 제작 및 건설 전문업체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으며, 축적된 개발경험과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여 해외의 유사한 건설에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선진 석유회사를 지향하는 우리공사는 이번 가스전 개발로 창립 이래 최초로 운영권자로서 탐사, 개발, 생산시설건설, 시운전 및 생산 등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 기술력을 입증함으로써 해외 유수의 석유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그만큼 해외석유개발사업에서의 성공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세 번째 국내대륙붕개발에 미치는 영향이다. 동해-1가스전 개발로 우리나라의 석유부존 가능성이 실증되어 향후 외국석유회사와의 합작선 유치 전망도 크게 밝아졌으며, 정부나 국민들의 석유개발 산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 천연가스 생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여 총생산활동 유발, 부가가치 창출, 고용효과 증대는 물론, 건설, 금속, 서비스업 등 유관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한국경제에 중요하고도 새로운 자극을 산출해내고 있다.

동해-1 가스전의 역사적, 경제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고 험난하다. 다만, 동해-1 가스전은 석유개발사업에서 첫 단추를 끼운 것에 불과하다. 우리의 목표인 ‘석유자급률 10%’는 달성하기가 만만치가 않다. 그러나 동해-1가스전 개발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신감과 기술력을 제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확실하다.

지금 세계는 이라크 전쟁, 남미의 정치 불안, 중국 및 인도와 같은 신흥 공업국의 석유수요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석유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각국들은 사활을 걸고 에너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국, 일본을 위시하여 에너지 빈곤 지역에 위치한 동북아 국가들은 러시아 등 자원 보유국과의 특별한 외교관계 구축 등 석유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하여 치열한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공사에서는 ‘동해-1가스전 생산’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석유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통한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하여 국내ㆍ외적으로 석유개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여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하여 국내대륙붕에서는 현재까지의 탐사결과 동해-1 가스전 인근 제6-1광구에서 확인된 유망구조들에 대하여 금년 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2공의 탐사시추를 실시, 추가매장량 확보를 통해 동해-1가스전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매년 2공이상의 시추를 실시하여 2013년까지 총26공의 탐사시추를 실시하고 아울러 서ㆍ남해안지역에 대한 탐사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11개국 17개사업(생산7, 개발3, 탐사7)을 추진하고 있는 해외석유개발사업의 확대를 위하여 현재까지의 해외석유개발 전략을 수정하여 첫째로 생산유전 매입과 탐사사업을 지속적으로 병행 추진함으로써 매장량의 조기확보와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토록 하며, 둘째로 카스피해지역, 중동지역 등 전략지역별로 사업추진을 강화하되, 특히 그간 석유자원의 보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접근이 어려웠으나, 최근 대통령의 방문을 통하여 자원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된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에 대한 사업을 보다 확대하여 자원외교의 성과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산유국정부, 주요 메이져 석유회사들과 전략적 제휴 및 협력관계를 통하여 공사의 석유개발 참여기반을 구축하고, 장기 석유안정 공급원을 확보함으로서 세계적인 국영석유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우리공사의 전 임직원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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