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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_이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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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

 

2018년은 국내외 경기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은 한 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기간 지지부진했던 경기가 2017년부터 살아나면서 본격적인 상승국면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2018년 들어 경기의 상승흐름이 계속 뻗어가기보다는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하반기에는 곳곳에서 부정적인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빠르게 상승하던 주요국의 주가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신흥국에서는 외환위기 우려가 높아졌다. 미국의 성장세는 이어졌지만 미국을 쫓아서 열심히 성장하던 유로존, 일본은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경기도 투자위축과 고용악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세계경기의 상승국면에서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저점 대비 최소 2%p 많게는 4%p까지 높아졌으며 상승기간도 평균 4~5년간 지속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성장률의 상승폭이 0.6%p 수준에 그쳤고 상승기간도 1~2년 정도로 짧았다. 아직 상승세가 충분하지 않은 데도 벌써 힘이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되고 유럽 등 선진국도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그동안 저금리에 따른 부양효과가 줄어든다는 점이 일반적으로 지적된다. 금리인상이 자산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경제 기대심리를 떨어뜨리고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사실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정책금리를 올리더라도 생산확대가 소비확대로 이어지고 다시 고용과 생산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상승효과가 적다. 기업투자가 늘어도 낮은 임금상승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를 잘 늘리지 않는 경향으로 소비회복이 미진하다. 최종 수요라고 할 수 있는 소비가 늘지 않기 때문에 투자로 생산능력만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경기회복은 기업의 생산능력 및 재고 확충 수요에서 시작되었는데 2년간 투자가 늘면서 벌써 부족분이 채워져 투자가 하향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세계교역을 통한 상승효과도 과거만큼 크지 못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이 20192월까지 무역협상을 진행중이지만 일시적 타협은 있어도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 ·중 갈등의 본질은 첨단산업을 둘러싼 패권경쟁이며 미국의 최종 목표는 중국 첨단산업 경쟁력을 꺾는 것이다. 중국은 결국 미래 핵심동력인 제조 2025’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부분적인 양보안을 제시하며 시간을 끌겠지만 결국 미국의 요구를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여 내년 중 미중갈등이 재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교역 차질이 가시화되고 중국경제가 뚜렷하게 꺾이면서 주변국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기는 금년 중 하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지지부진한 성장세가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90년대와 ‘00년대에는 중국효과, 인터넷 등 IT확산 효과가 경기 상승을 이끌었으나 이번에는 마땅한 상승 동력이 없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실제 사람들의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크지 않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둔화 추세가 세계적으로 가속될 전망이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20183.8%에서 2019년에는 3.4%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에도 하향세가 이어질 것이다.

 

세계경기 하향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흐름을 살펴보면 우선 지역별로 볼 때 선진국의 둔화추세가 좀더 클 것이다. 경기 상승국면에 미국,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들은 잠재성장능력을 1%p 이상 넘어서는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를 이끌었지만 저금리 거품이 사라지며 올해에는 평균 성장률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다. 개도국은 성장률 하락 폭이 크지 않겠지만,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경제상황이 더 안 좋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산업별로 보면 글로벌 투자증가세가 꺾이면서 철강, 기계 등 자본재 산업과 건설업의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금리인상, 자산가격 둔화로 가전, 자동차 등 내구재 산업 경기도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내구재 싸이클이 하향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건설자재,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은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공급능력이 크게 확대되었기 때문에 과잉 공급 우려가 높아질 것이다.

 

국내경기는 세계경기에 앞서 이미 하향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81분기 중 정부소비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회복되었지만 투자가 뚜렷하게 둔화되면서 2분기 이후 활력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이미 2017년 하반기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특히 취업자 증가세가 제로 수준에 이르는 등 고용지표가 뚜렷하게 낮아지면서 체감경기가 악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올해에도 국내경기의 하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경제는 내수부진이 심해지는 가운데 수출이 경기를 어느 정도 버텨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세계경기 부진과 통상마찰에 따른 교역 위축으로 향후 수출활력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왔던 반도체 효과가 사라질 전망이다. 반도체 수요는 장기적으로 계속 확대되겠지만 2017, 18년과 같은 가파른 증가속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 미국 등 세계적으로 늘어난 반도체 투자로 공급능력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이미 하향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심각한 수준까지 낮아지고 있는 출산율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명 미만으로 낮아졌다. 육아 및 교육부담이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거비 상승이 지속되면서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저출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 상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2032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출산율 급감으로 인해 인구감소 시점이 2020년대 초반으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출산율 감소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데는 15년 이상 걸리지만 수요 측면에서는 당장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산과 관련된 내구재와 육아용품, 의료 및 보육 관련 서비스 등 신생아에게 필요한 수요가 빠르게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가계는 장기침체 기간 중 소비를 줄였는데 이것이 개별 가계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선택이었지만 국가경제 측면에서는 소비를 위축시켜 생산 및 고용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다시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발생시킨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출산율 저하로 소비인구가 줄어들면서 가계소비가 위축되고 이에 따른 경기둔화가 가계소득을 떨어뜨려 다시 출산율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 역시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수출이 둔화되고 내수경기 부진도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경기 하향, -중 갈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투자 감소세도 이어질 것이다. 전체 주택의 실질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80% 수준까지 높아졌는데 이는 2004년의 피크를 넘어선 수준이다. 지난 4년간 대규모 주택투자로 부족했던 물량이 채워졌기 때문이다. 수도권 이외 지방의 경우 분양율이 떨어지고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어서 주택공급이 뚜렷이 꺾일 전망이다. 주택공급이 부족해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서울지역의 경우에는 정부가 공급확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가용택지가 부족해서 공급이 크게 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의 인프라 예산도 축소되면서 토목건설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지출을 크게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부양을 통해 경기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겠지만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내경제 성장률은 내년에 2%대 중반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생산인구 감소 추세가 2020년 이후 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 저하추세는 중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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