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제4차 산업혁명의 정의
전세계 열강들이 국력을 집중하는 제4차산업혁명에 한국은 초고령화와 탈 추격 패러다임 전환을추가하여 대응해야 한다. 한국은 불과 10년 앞으로 닥쳐 온 초고령사회 진입 이전에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완수해야 한다.
금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는 “빠르고 넓고 강하게 세상을 바꾸어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로의 변화”라고 4차산업혁명을 설명했으나, 아직 정의는 미루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정의해 보기로 하자.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산업혁명은 현실 세상의 양적 확대로, 전기 혁명으로 일컫는 2차산업혁명은 현실 세상의 질적 향상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이어서 인터넷으로 오프라인의 현실 세상과 분리된 온라인의 가상 세상을 만든 것이 3차산업혁명이다. 이제 4차산업혁명은 가상과 현실의 융합(O2O=online 2 offline) 세상을 만드는 혁명이라고 정의해 보자. 실제로 스마트 공장, 자율주행차, 드론, 핀텍 등 대부분의 4차산업들은 가상과 현실의 융합(O2O 융합)을 본질적 속성으로 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이 순환하여 현실을 최적화하는 O2O융합 혁명이라고 정의한다.
초고속 고령화는 쓰나미처럼 한국을 덮쳐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710만의 베이비 붐 세대의 퇴장은 한국을 전세계에서 최고속으로 고령화하는 국가로 부상시켰다. 불과 10년 후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20%가 넘는 초고령화 국가에 돌입하게 된다. 4차산업혁명에 임할 시간 제한이 10년이라는 것이다. 정치공학적 계산으로 야기된 집단 갈등으로 국력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탈 추격 패러다임 전환은 한국이 이룩한 과거 성공의 굴레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이 전세계 최빈국에서 부유국 클럽인 OECD 가입을 이룩한 놀라운 한강의 기적의 비결은 빠른 추격자 전략이었다. 선진국을 모방하여 따라잡은 비결은 지원과 규제의 정부후견주의, 대기업 중심의 갑을 구조, 정답위주의 교육, 실패에 대한 징벌 등이었다. 그런데 빠른 추격 전략의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 인도 등의 등장으로 우리가 탈 추격 전략으로 이행해야 하게 되면서, 추격 패러다임의 핵심 역량들이 바로 탈 추격 패러다임의 핵심 장애 요인들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한국이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 근본 원인은 바로 탈 추격 패러다임 전환의 실패로 요약된다.
한국의 4차산업혁명 전략
한국이 이룩한 놀라운 한강의 기적은 오프라인의 경부고속도로로 시작했다. 한국의 새로운 도전인 4차산업혁명은 O2O융합의 고속도로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데이터와 클라우드 관련 제도는 사전 규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핀텍,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자율주행차, 드론 등 대부분의 4차산업에서 중국에 현격히 뒤처지게 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전세계 90위권의 경직된 규제 정책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과 더불어 초고속 고령화, 탈 추격 패러다임이라는 국가 위기 3종 세트는 우리에게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다. 한국인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정치권, 정부, 기업인과 국민들 모두가 위기를 심각히 인식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의 출발선이 될 것이다.
· 기술(thing)혁명
우선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을 넘어 사회와 인간의 혁명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산업혁명과 차원을 달리한다. 1차 혁명은 물질의 양적 공급을, 2차 혁명은 물질의 질적 공급을 통하여 인간의 생존과 안정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이어서 3차 혁명은 연결의 혁명으로 사회적 연결 욕구를 충족시켰다.
4차산업혁명의 첫 단계는 기술(thing)의 혁명이 될 것이다.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O2O(online 2 offline) 기술융합 혁명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급증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내비게이터를 통하여 우리는 실제 가보지 않고도 도착 시간을 예측하고 최적 맞춤 경로를 제공받는다. 시간과 에너지와 도시 인프라가 절약된다. 이러한 기술은 공장, 병원, 학교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접목될 수 있다. 수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부분 삶의 영역에서도 현실과 가상을 융합하여 현실을 최적화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려 빅데이터가 쌓이면 평행모델이 만들어진다. 이를 인공지능으로 풀어내면 공간과 시간을 예측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현실세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다.
· 경제사회(we) 혁명
4차 산업혁명 두 번 째 단계는 경제사회(we) 혁명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생산성 혁명은 초 생산 사회를 이룩하여 물질과 서비스의 공급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생산과 공급의 문제에 이어 소비와 분배의 문제가 현안 과제가 된다. 현재보다 월등한 생산이 가능한 사회가 도래하고 분배 문제가 해결된다면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혁신에 비례하는 보상에, 지속 가능한 분배의 문제는 복지의 거버넌스에 달려 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미래 사회 이론에 우리의 홍익 사상이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은 분배의 문제를 해결할 거버넌스 혁명이 될 것이다. 분산화된 권력을 뒷받침하는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이 직접민주제와 거래의 신뢰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 인간(me) 혁명
4차산업혁명의 세 번 째 단계는 인간(me)의 혁명이 될 것이다. 이제 인간의 욕구는 물질에서 정신으로 이동하게 된다. 개개인의 인간이 초연결된 신 인류가 등장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과거 산업혁명과 다른 4차산업혁명의 본질적인 차이다. 4차산업혁명은 인간의 정신적 욕구인 자기표현과 자아실현 욕구에 도전하는 혁명인 것이다. 놀이와 문화가 최대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을 연구하는 인문학과 융합하게 된다.
사물을 다루는 기술과 우리를 다루는 경제사회와 나를 다루는 인문학이 초융합하는 4차산업혁명이후를 스스로 자기 조직화하는 초생명사회(Holocracy)라 명명하고자 한다.
미래는 예상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에 성공할 것인가 묻지 말고,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물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