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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배출권거래제 법적 분쟁에 대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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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거래제 법적 분쟁에 대한 대응

-국가할당계획 수립시 고려해야 할 점, 법적 문제해결을 위한 제언 등

 

 

김성배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적 약속

교토의정서이어 신기후 체계의 시작을 알리는 파리협약

온실가스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우리나라가 채택한 제도가 배출권거래제이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제는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정책결정에 따라 도입된 제도가 아니라,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인류의 공동 노력의 타협물이다.

교토의정서채택 이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은 자국의 경제와 이익을 우선 고려하는 대응으로 인하여 사실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자국의 이해관계를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기후변화대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대된 결과,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은 20151212파리협정의 채택으로 소정의 결실을 맺었다.

교토의정서를 대처하는 이른바 신기후체계의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되는 파리협약은 아직 최종적으로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파리협약에 전 세계 195개국이 참여하였으며 지난 422일 있었던 서명식에는 하루 만에 170여개국이 참여하는 등 변화된 국제정세를 보여주고 있다.

파리협약에서는 산업화 이전에 비하여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2도씨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씨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는 것, 기후변화 적응력을 강화하고 기후회복력을 증진시키며 온실가스 배출 저감하는 것, 기후회복력 복원을 위한 재원조정을 마련한다는 것을 협정의 목표를 세웠다.

또한 2015630일에 정부는 온실가스감축목표를 ‘2030년 배출전망치(Business As Usual: BAU) 대비 37%를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온실가스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한 정책수단 중 하나가 배출권거래제이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의 한계

배출권거래제는 국내를 넘어선 국제적 협약이므로 개별기업은 선제적 대응이 필요

배출권거래제 하에서는 배출권이 할당이 되는 시점에서 개별 기업은 자신들이 배정받을 것으로 희망한 할당량보다 적은 할당량을 배정받게 되면, 이의를 제기하거나 소송을 제기되는 등 법적인 분쟁이 표면화된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제의 도입은 앞에서 간단히 언급한 것처럼 단순히 국내법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협약과 그 이행을 위한 수단이다.

그러므로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개별 기업에 대한 구체적 타당성과 합리성이 있는 배출권할당도 중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적으로 합의되고 제시된 국가감축목표를 국내 산업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 하는 등 효율적인 방법으로 감축의무를 달성하는 것이다.

무수한 개별 기업이나 유사한 기업군 혹은 특정한 산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할당량 자체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특정한 개별 업체에 할당량을 배정하는 시점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특정 업체에 대한 배출권할당은 국가계획이라는 큰 틀과 감축목표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것이므로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이 수립되고(배출권거래법 제4)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하여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구체적인 할당량과 관련된 결정적인 요소들의 상당부분은 이미 결정되어지게 된다. 그래서 기본계획의 수립 등 국가정책의 수립단계에서 산업체의 참여와 의견제출이 중요하게 된다.

배출허용량이 과소 할당되어서 소송 등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배출권과소할당을 취소하기 위한 소송을 담당하게 된 법원의 입장에서는 국제사회에 대한 감축약속이나 국가전체의 계획안에서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을 조정하기 위해서 마련된 세밀한 기준과 산술식에 의해서 배당된 할당량을 할당처분의 위법성을 이유로 당해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유형의 사건과 달리 개별 업체에 배출권을 할당하는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것이 효과적이고 중요한 구제수단의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기업이나 산업체의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으므로,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의 참여와 의견제시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현실적으로 개별 기업체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면, 적어도 관련 사업단체나 업종별 협회차원에서 회원사에 대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의견조율을 주도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다.

 

현행 배출권거래제에서는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에서 경제성장과 부문별·업종별 신규 투자 및 시설확장 등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전망에 관한 사항,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고려한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 특히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수립할 때 이행연도별 배출권의 할당기준 및 할당량에 관한 사항, 부문별·업종별 배출권의 할당기준 및 할당량에 관한 사항 등 개별 업체의 할당의 중대한 한계가 되는 사항들이 결정되어 지게 때문에 계획수립단계에서 이미 개별 업체의 할당량에 대한 외연적 한계와 기준이 형성된다.

또한 부문별·업종별 배출권의 할당기준 및 할당량이 먼저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 개별기업의 할당량조정은 바로 다른 기업의 할당조정으로 연계되어 있어서, 특정 기업의 할당량을 조정하게 되면, 다른 기업의 할당량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는 배분구조이므로 모든 기업이 업종과 관련없이 경쟁업자관계와 유사한 관계를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

 

기업 및 관련단체를 위한 제언

정부에 할당량 배분기준의 명확화 요구 및 기업의 계획수립시 적극 참여

배출권거래제는 도입·시행되는 초기 단계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결국 배출권거래제의 도입은 비용의 증가이고 또 다른 형태의 규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할당량의 배분의 기준이 명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이어야 한다. 형평성과 객관성이 있는 제도가 되기 위해서 구체적인 배출권제도의 설계과정에서 피규제자가 되는 기업과 산업계의 참여가 중요하고 객관적 자료의 활용과 기준의 공표가 중요하다.

정부에서 참여를 유도하고 관련 자료를 공람하고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하지 못한 기업의 경우에는 제도수립과정에서 참여하지 못한 것이 정부 측의 책임있는 사유가 아니라면, 향후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당해 기업에 불리한 기준의 채택이나 배정을 효과적으로 다투기에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배출권거래제에 관한 판결을 분석해 보면 배출권거래제관련소송에서 구체적인 할당처분을 다투는 소송이 효과적인 소송전략이 아니라 배출권거래제에 관한 기본계획이 마련되고 할당계획이 수립되는 초기 단계부터 법률전문가(실무가와 법학자)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 배출권거래제에 있어서 구체적 할당처분이 내려진 시점에서 행정쟁송을 제기해도, 기술적전문적인 내용들이 구체적인 행정규칙이나 비전형적 행정입법의 형태로 마련되어 있으며 이런 기준들이 상위법령에 위배되지 않고 절차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마련되었고 또한 업체 등 산업계와 각종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마련된 것이라면 이런 기준에 대해 위법성을 주장하거나 재량권일탈남용을 주장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개별기업이나 관련 협회나 산업단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기준과 정책이 반영되도록 제도설계와 기준마련 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각종 신청이나 자료편성의 단계에서도 환경공학을 하는 환경관리 실무자뿐만 아니라 행정법·환경법의 전문가와 실무변호사의 검토를 받아서 향후 법률분쟁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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