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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과 우리의 현명한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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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수(창원대 기계공학과 교수)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부도덕한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다. 하지만 그 본질에 대해서는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본질이라는 것은 클린디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배기가스 조작이라는 윤리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가솔린, 디젤, 전기차, 수소차로 이어지는 필요연료와 에너지원은 시대별로 최적의 경제적 가치와 연료 효율 그리고 환경문제를 아우르면서 발전해 왔다. 그 와중에 디젤은 클린디젤이라는 기술로 친환경 요소를 갖추어 왔다.

우리 환경부 산하기관의 시험결과에서도 정상적인 유로6 디젤승용차의 NOx(질소산화물) 배출은 실도로 주행시에도 인증기준치보다 2배를 벗어나지 않아 유로5 기준을 만족하는 클린디젤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유럽의 경우 폴란드 포즈난 공대 ‘Combustion Engines & Transport Institute'의 Jerzy Merkisz 교수팀이 포즈난 시내에서 총 50km 가량 실 도로를 주행하면서 실시한 ’유로5 디젤승용차의 실도로 운행시 환경 성능 연구‘ 논문에서 유로5 디젤승용차인 경우 NOx가 약 5% 증가하고 미세먼지와 타 성분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발표하고 있다. 결국 착한 디젤차는 문제가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타이어가 닳아서 생긴 먼지가 경유차의 미세먼지보다 20배나 많다는 환경부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14.6) 연료종류에 예외 없이 장착하는 타이어의 오염 파급력이 더 강력한 셈이다. 특히, 타이어는 재료 특성상 납, 수은, 카드뮴, 6가크롬, 프탈레이트계 물질 등 중금속 오염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일반먼지보다 유해성이 더 큰 것이다.

최근 세계 디젤차시장이 점점 확장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도 택시와 시내버스 시장에서 장기간 퇴출된 우리나라 디젤자동차는 내수시장의 제한이라는 불리한 여건으로 인해 기술과 산업화 면에서 선진국에 뒤지다가 이제야 후발주자로 적극 나서고 있는 입장이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보강된 실 도로기준에는 2017년부터 질소산화물이 유로6 인증기준의 2.1배 범위이므로 착한디젤은 이미 충족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1.5배로 강화되므로 약간의 차량가격 상승과 제작사의 수익감소 등으로 디젤차 시장이 다소 위축되겠지만 착한 디젤차의 환경성과 성능은 그대로 유지가 가능하여 시장규모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도덕으로 낙인 찍힌 폭스바겐의 신뢰 회복이 상당기간 걸릴 것으로 볼 때, 냉철하고 지혜로운 대응으로 서로 협력하여 폭스바겐이 빠져나간 시장의 공백을 적극 공략함으로써 국내 디젤자동차산업이 오히려 활성화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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