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동차 산업 동향 및 수입자동차 점유율 증가의 시사점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 이항구
□ 완만한 수요 회복세 속에 친환경 자동차 상용화 경쟁 가속화
세계 자동차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의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유럽의 수요는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요국 정부가 하반기에 양적 완화정책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 경기에 민감한 자동차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소득 양극화로 인해 고급차와 소형차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으며, 자동차 보유 연한이 길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각국 정부가 환경, 연비, 안전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동차업체들은 친환경‧저연비‧고안전 자동차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업체간 판매 경쟁도 미국 빅 3의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유럽업체에 이어 일본업체들이 자연재해로 인한 공급망 단절에서 벗어난 후 엔저를 계기로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하면서 심화되고 있다.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은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개발과 성능 향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는 160만대를 넘어섰으며, 전기자동차(BEV & PHEV)의 수요도 15만대를 상회했다. 그러나 세계 친환경 자동차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클린디젤자동차의 판매 물량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유럽의 클린디젤 자동차 판매가 경기 침체로 인해 감소하고 있으나, 미국과 일본 등에서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클린디젤 자동차는 지난해 EU 승용차 판매의 55%를 차지했으며, EU 집행위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연비가 기술진보와 클린 디젤차 판매 중가로 인해 2009년보다 9%가 향상되었다고 분석했다. 미국시장에서의 디젤 승용차 및 SUV의 판매도 2010년~2012년 중 24%가 증가해 경자동차 판매 증가율 2.75%를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디젤 승용차 및 SUV 등록 대수는 2012년 말 현재 79만 6,784대로 증가했다. 미국시장에서의 디젤자동차 판매는 디젤기술포럼(DTF)이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디젤 자동차 모델 수가 지난해의 27개에서 2년 내에 배증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점증할 예상이다. 이처럼 디젤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자 미국 환경청은 최근 국가클린디젤기금지원프로그램(NCDFAP)을 통해 디젤배출가스 축소 연구에 9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미국 환경청은 디젤배기가스축소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되는 예산 1달러당 13달러의 공공보건개선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하이브리드자동차 누적 판매는 2012년 말 600만대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는 2010년~12년 중 33%가 증가해 누적 등록대수가 230만대에 육박했다.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 수는 46개에 달하고 있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의 2011년~12년 세계시장 누적 판매는 12만대를 상회했다. 전세계 전기자동차(BEV) 판매는 2010년 4,600대에서 2011년 4만 5,000여대, 2012년 9만 2,000여대로 증가했다.
한편 선진국 정부는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에 친환경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선진국 정부는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시험하기 위해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친환경 버스를 보급하고 있는데 수요자의 선택권과 모델 보급의 균형을 중시하고 있다. 영국정부는 그린버스펀드 4차 계획에 준해 1,800만 달러를 투입해 213대의 친환경 버스를 보급할 계획이며, 지방 정부를 비롯한 수요자들은 151대의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정부는 4차례에 걸쳐 1억 3,100만 달러를 투입해 1,200대의 이산화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버스를 보급함으로써 연 28,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일반 디젤버스 가격과 디젤하이브리드 버스 및 메탄가스 버스 가격차의 절반을 보조해 주고 있다. 미국도 운행 중인 버스 중 1/3 정도인 6만 6,200대를 디젤 하이브리드, 압축 천연가스, 프로판과 바이오디젤 등 대체연료 버스로 대체했으며, 이러한 교체율은 자동차 총 등록 대수에서 대체연료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 3%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수요는 2017년에 1억 대를 상회할 전망이며, 총수요에서 차지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수요는 2015년 이후 점감할 예상이다. Navigant Research는 2013년~20년 중 세계 경자동차 수요가 연평균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동 기간 중 휘발유 가격은 연평균 7.2%, 디젤유 가격은 연평균 8.3% 증가할 것이며,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는 연평균 11.5%,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는 31.9%, 전기자동차는 31.5%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세계 경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중은 현재의 2%에서 4%로 증가하고,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중은 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정부의 연비 규제가 강화되면서 클린디젤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20년에 최대 1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2020년 차종별 지역별 친환경자동차 수요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일본이 110만대, 미국이 100만대로 증가하고,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자동차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최대 수요지로 부상해 160만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그 동안 관심을 끌어 온 전기자동차의 수요는 유가와 배터리 가격 및 성능이 좌우할 전망이며, 미 에너지부와 맥킨지 컨설팅은 2020년을 전기자동차 수요의 변곡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Range Extended 전기차의 2018년 미국시장 수요는 14개 모델이 출시되면서 32만 9,000대에 달할 전망이며, 완성차업체들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도 2015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 클린 디젤 주도하에 수입차 판매 호조
국내 친환경 자동차 생산과 내수는 클린디젤과 하이브리드가 주도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나,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외국계 완성차업체들도 금년부터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며, 수입차업체들도 2014년부터 전기자동차를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나 초기 판매는 소량에 그칠 예상이다. 금년 1월~3월 중 클린디젤 내수 판매는 4만 7,843대, 하이브리드는 4,614대, 전기차는 51대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클린디젤 수출은 2012년 1/4분기 이후 본격화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은 2012년 6,303대에서 금년 1월~3월 중에는 10,989대로 증가했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금년부터 공공기관에 보급될 계획이나 민간보급은 2017년부터 가능할 예상이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입차 판매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금년 1월~5월 중 국산차의 판매가 전년 동기비 1.5%가 감소한 반면 수입차 판매는 19.4%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입차가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9.9%를 기록해 조만간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동 기간 중 수입차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을 분석해 보면 독일 브랜드가 전년 동기비 2.2% 포인트 증가한 70.8%를 차지했으며, 독일을 제외한 유럽 브랜드가 1.0% 포인트 증가한 6.6%를 점유했다. 미국 빅 3의 점유율은 0.1% 포인트 증가한 7.2%를 차지한 반면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3.4% 포인트 하락한 15.3%를 기록했다. 이처럼 유럽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을 지배하면서 디젤 모델의 판매 비중도 60%를 넘어섰다. 유럽 자동차업체가 고급차에 이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중소형 디젤 모델을 투입하자 미국과 일본의 경쟁업체들 뿐 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도 디젤 모델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수입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주 소비계층이 30대라는 점과 관세 인하와 저가 모델 투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1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수입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디젤 모델의 점유율은 경제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분간 60% 수준을 유지할 예상이다. 최근 내수시장에서 디젤차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하이브리드 판매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클린디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당분간 세계 친환경 자동차시장에서 클린디젤과 하이브리드자동차간 경쟁이 심화될 예상이다.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클린 디젤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는 반면 도요타는 전차종 하이브리드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 물량면에서는 클린디젤이 우위를 유지할 것이나 하이브리드와 대체연료 자동차의 수요도 점증할 전망이다. 내수시장에서 수입차의 약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수입차업체가 가격인하 등 공세적인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판매 모델도 점차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에서 국내외 자동차업체간에 클린 디젤을 포함한 친환경 자동차시장을 놓고 대격돌이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완성차업체는 클린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양화하면서 성능 향상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가격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도 모색해야 한다. 내수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상실할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의 유지 확대도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