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해외석유개발 환경 및 정책방향
전민영_지식경제부 유전개발과장
1. 머리말: 2010년 석유개발 성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혼란했던 국제 석유시장은 2010년에는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 세계경제는 신흥시장의 견조한 성장 및 선진국의 완화적 경제정책으로 회복세를 보였고, 국제유가도 연말의 상승세를 제외하면 연중 배럴당 70~80불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유지했다. Barclays Capital사가 발표한 2010년 세계 석유가스개발 투자액은 4,420억불 규모로 전년 대비 10.4% 내외의 성장세를 보였다. 석유 상류부문의 M&A도 미국 및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어 IHS가 잠정 발표한 2010년 M&A 거래금액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1,600억불 규모에 이르렀다.
국내적으로 2010년은 우리나라의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이 두자리 수에 진입한 의미있는 해였다. ’07년 4.2%에 불과했던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08년 5.7%, ’09년 9%로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10년에 드디어 10%대를 돌파하였다. 석유가스 개발 투자 규모 또한 ’07년 22억불 수준에서 ’08년 39억불, ’09년 52억불 규모로 증가세를 보여 왔으며, ’10년에는 60억불(잠정)을 넘어선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특히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선도적 활약이 두드러졌다. ’08년 대형화전략 수립 후 해외 석유개발기업 M&A에 주력해 온 석유공사는 ’10년에 영국 Dana사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사업 규모 및 영역을 크게 확장하였고, 가스공사는 ’09년 이라크 1, 2차 입찰에서의 유전 확보에 이어 ’10년 10월 이라크 제3차 입찰에서 만수리아 및 아카스 가스전 추가 확보에 성공하였다. 각 지역별 자원개발사업의 성과도 가시화되어 ’10년 4월 카자흐 아다 광구 생산 개시, 5월 우즈벡 아랄해 시추 성공, 우즈벡·콜롬비아·멕시코만 등지에서의 신규 탐사광구 확보, 베트남 광구(15-1, 11-2)에서의 유·가스 추가 발견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단위 : %) | 석유가스 개발 투자금액 (단위 : 백만불) |
2. 2011년 석유개발 환경
주요 경제 예측기관들은 2011년도 세계 경제가 4%대 초반의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국제유가 또한 높은 재고수준 등을 감안할 때 연평균 $85/B(두바이유) 내외를 유지하여 급등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석유개발 투자도 ‘10년도와 유사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었다. Barclays Capital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1년 세계 석유가스 기업의 상류부문 투자는 전년대비 약 11% 증가한 4,900억불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영석유사(NOC)들이 전세계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예년과 달리 메이저 기업들의 투자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며, 최근 몇 년간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는 중국 등 아시아 NOC들의 투자 증가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안정적인 성장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10년 연말부터 시작된 유가급등세는 금년 초까지 이어지면서 세계 석유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10년 11월 중순 이후 ’11년 1월 중순까지 WTI 가격은 $10/B 상승하여 $90/B 수준을 상회하였으며, Brent유 및 Dubai유도 동 기간 중에 각각 $12/B 및 $7/B 상승하였다. 예년에 비해 추운 동절기와 향후 수급상황 기대가 반영된 ‘10년 연말의 유가 상승세는 ’11년 초에 시작된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에까지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면서 ‘11년 3월 현재 두바이유를 포함한 3대 유종이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향후 중동 사태의 추이, 신흥 산유국의 자원 통제 등 국제 정세의 향방과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의 발생으로 석유 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을 언제든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유가 추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해외자원개발의 흔들림 없는 추진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3. 2011년도 해외유전개발 주요 정책
2011년 국내 기업들의 해외유전개발 투자 증가율은 전년대비 29% 증가한 78억불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업은 총 투자의 84%에 달하는 65.5억불을 투자할 계획이며, 민간기업의 투자도 전년 대비 2배 규모인 12.5억불로 늘어나 민간투자 비중이 ’10년 10%에서 ’11년 16%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11년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13% 수준까지 제고한다는 목표로 자원개발 성과를 배가시키기 위한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원개발 공기업 역량 강화 및 민간기업과의 동반 성장
지난 몇 년간 국내 자원개발 공기업의 사업 규모는 확대일로를 걸어 왔다. 이제는 양적인 성장에 걸맞은 질적인 역량 제고를 통해 자원개발 공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최적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유망자산 인수 및 효율적인 통합작업을 통해 석유공사 대형화를 내실 있게 추진함과 아울러 이라크 사업 등을 통한 가스공사의 주도적 사업운영능력 확보를 통해 명실상부한 E&P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기업의 선도적인 역할을 바탕으로 공동 참여가 가능한 유망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민간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도록 할 계획이다. 민간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민간기업에 대한 융자 지원 비율을 ’10년 75%에서 ’11년 95%로 확대하고,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해외자원개발을 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융자비율 중 5%p를 추가하는 지원책도 실시할 계획이다.
전략지역 진출 확대
유망 자원부국과의 정부 차원의 에너지자원 협력은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를 확대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금년에도 중동·아시아, 유럽·아프리카, 미주 권역별로 자원개발 진출 활성화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자원개발의 최대 전략지역인 중동 지역의 경우, 우리기업의 기진출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고 신규사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간 협력채널 및 국영기업간의 파트너쉽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유럽·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기확보한 지역 거점을 교두보로 북해 및 아프리카 지역의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는 선진기술의 확보 및 북극권 등 유망 프런티어 지역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들 자원부국 정부와의 자원협력위원회 개최 및 상대국의 산업개발 수요 등을 반영한 경제사절단 파견 등의 협력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비전통 에너지자원 개발 활성화
최근 고유가 및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비전통 석유가스 개발의 경제성이 현저히 높아지고 있어 메이저 및 국영석유회사 등 모든 개발 주체들이 비전통 자원개발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경우, ’06년 캐나다 오일샌드 사업 및 ’09년 캐나다 셰일가스 사업에 진출하는 등 아직 투자 초기단계로, 개발·생산 기술 및 경험이 미흡한 실정이다. 기존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과 함께 유망 비전통자원 사업 참여를 확대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풍부한 매장량을 가진 비전통 석유가스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금년 중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비전통자원 개발 협의회를 구성하여 공동조사, 기술개발 및 협력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원개발 서비스 기업 육성
자주개발률의 상승 추세에도 불구하고 자원개발 관련 정보 및 기술서비스는 아직 상당부분 해외기업에 아웃소싱 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석유자원개발 역량의 양적․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연관 서비스산업의 동반성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하에, 아직 국내 산업기반이 취약한 유전개발 서비스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탐사자료 취득 및 처리, 유․가스전 기술평가 및 중개서비스 등 분야를 육성할 경우 석유 개발 투자자들의 기술적 리스크를 감소시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원개발 투자자들이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서비스업체의 이용을 기피할 수 있으므로, 국내 자원개발 서비스 이용 기업에 대해 융자시 5%p 지원 비율을 추가하는 등 제도적 지원책도 금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4. 맺음말
최근 중동사태에 따른 세계 석유시장의 불안심리 확산과 석유수급 차질 우려는 안정적인 자원 확보가 국가안보와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과거 오일쇼크 때와 같이 원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단기간 내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원유가의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안정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주개발 공급원을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 3년간 석유가스의 자주개발률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현 정부 들어 해외유전개발 성과가 Quantum Jump 중이다. 이러한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와 공기업, 민간기업의 공동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