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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석유산업 정책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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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석유산업 정책방향

유연백_지식경제부 석유산업과장 

1. 2011년 석유산업 환경

연초부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중동산 두바이유가격은 연초 배럴당 91불에서 시작되었으나, 1월말 중동 사태가 발생하면서 상승하기 시작하여 2월말 110불까지 급등하기도 하였다.

작년말 기준으로 2011년 유가는 작년보다 조금 더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금년초 동절기에는 유럽‧미동부 지역 등 이상 한파가 지속되고,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이 원유시장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배럴당 90불대에서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1월말 튀니지에서 ‘쟈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가 시작되었고, 그 후 반정부 시위가 이집트, 예멘 등 MENA(Middle East, North Africa)지역 국가들로 확산되면서 국제석유시장에 불안감이 증폭되어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리비아에서는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일어나고 내전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제유가가 하루에 6불 이상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22일 현재 리비아 소요 사태로 이탈리아 ENI사, 스페인 Repsol사의 정유시설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일일 50~75만 배럴 규모의 석유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나, 석유 전문가들은 중동 원유의 주요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연합(UAE), 쿠웨이트 등으로 시위가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고, 따라서 실제로 세계 석유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중동 사태가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으면, 석유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국제유가는 높은 가격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해외 주요기관의 2011년 유가전망 >

기관 (전망시기)

기준 유종

2011년 전망 (단위:$/B)

1/4

2/4

3/4

4/4

평균

EIA (‘11.2.8)

WTI

91.06

93.00

94.00

95.00

93.26

CERA (‘10.12.16)

Dubai

93.33

92.55

89.49

92.42

91.95

PIRA (‘10.11.23)

Brent

106.90

118.35

112.00

114.50

112.95

* EIA(美 에너지정보청), CERA(美 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 PIRA(美 석유산업연구소)

한편, 국내유가의 상승세는 국제유가 상승세에 비해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 12월 마지막 주 기준 국내 휘발유가는 평균 1,805원/ℓ이며, 서울 지역은 1,874원/ℓ이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2월 4주 기준 휘발유가는 전국 평균 1,857원/ℓ, 서울지역은 1,915원/ℓ로 크게 상승하였다. 이는 2008년 국제유가가 140불을 돌파하였을 당시 국내 휘발유가격이 1,950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 상승세는 현재의 국제유가 수준보다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분석결과, 이러한 상승세는 2008년 당시와 비교할 때, 환율 상승, 유류세 및 관세 상승 등에 기인한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은 정유사들이 과점 체제를 통해 석유제품의 가격을 높게 유지하여 과도한 이익을 누리고 있으며, 주유소들도 이윤 극대화를 위해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서민물가 안정과 5% 경제성장 달성을 위해 고유가 상황에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석유가격 및 석유유통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촉진을 통한 가격안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중동사태 진전에 따른 국제 석유수급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비상시 위기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최소한 2030년까지는 석유가 전 세계 1차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석유자원의 안정적 공급은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다.

 

2. 2011년 석유산업 정책방향

1) 석유의 안정적 공급

우리나라는 한 해 소비하는 에너지의 약 96%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전형적인 에너지 대외 의존형 경제이며,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은 미래 국가경쟁력의 핵심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첫째, 석유가스의 자주개발율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이후 대규모 재정투입 등 범정부차원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사상 최초로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이 두 자리 수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금년에는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13% 수준까지 높이고, 2012년까지는 18%, 2019년까지는 30%까지 높여 석유자원의 안정적 공급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목표 하에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투자활성화를 위해 민간기업에 대한 해외자원개발 융자지원 비율을 ‘12년까지 100%로 확대하고, 무역보험공사 등 국책기관을 통한 금융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석유공사 등 자원개발 공기업의 대형화와 함께 대형 프로젝트 확보시 공기업과 다양한 분야의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통해 효율적 역할분담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둘째, 정부비축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정부는 석유공급 위기에 사전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80년부터 비상시 사용할 원유 또는 석유제품을 비축시설에 저장해 왔다. 석유비축기지 건설은 작년 4월 울산비축기지를 마지막으로 3차례에 걸친 비축기지 건설 목표를 완료하여 146백만 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준공하였다. 전체시설에 비축유를 충유할 경우 산유국에서 석유공급이 중단되더라도 158일간 공급(IEA기준) 할 수 있다. 현재 9개 기지에 약 87백만배럴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으며, 국제공동비축 40백만배럴을 포함할 경우 127백만배럴의 공급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는 2013년까지 101백만배럴을 직접 비축할 예정이었으나, 향후 석유수요 전망과 국제공동비축 및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에 따른 간접비축효과 등을 고려하여 제3차 정부비축계획을 검토하여 석유자원의 안정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비축유 추가확보 외에도 석유제품별 수요변화를 반영하여 수요가 감소하는 등유 등의 비중은 축소하고 휘발유 및 경유의 비중은 확대하는 방향으로 유종변경을 추진해 나가며, 비축유를 활용하여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셋째, 정부비축과는 별개로 동북아 석유수요 증가에 맞춰 상업용 석유저장시설을 구축․운영하여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동북아 오일물류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오일허브 구축사업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여수지역에 820만 배럴 규모의 상업적 석유 저장시설공사를 금년 2월에 착공하였으며, 12월에는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받아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금년 3월부터 사업타당성이 확인된 울산 북항지역에 대하여 기본설계를 착수할 예정이다

넷째,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 마련을 위한 중동 등 산유국 및 에너지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내실화할 예정이다. 산유국 유력인사 초청, 엔지니어 기술연수 및 컨퍼런스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사우디,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과의 에너지협력위원회도 개최하여 산유국과의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특히 쿠웨이트에서 열리는 제4차 에너지장관회의를 공동주최하는 등 G20 시대의 강화된 국가 위상에 걸맞게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국제 사회의 공조를 이끌어 내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IEA와 함께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비상대응 정책을 평가․분석하여 비상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등 내부 체질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끝으로, 중동사태의 진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석유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중동 사태가 사우디, UAE 등 주요 산유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중동 사태 악화에 따른 석유수급 차질에 대비하여 철저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원유 도입 차질 징후가 발생하면 정유업계와 함께 원유 재고와 도입 현황을 점검하고, 중동 이외 지역으로 원유 대체 도입선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실제 석유수급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민간 비축의무 완화, 석유제품 수출 감축, 비축유 방출 등 단계별 비상시 석유수급 조치를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2) 석유제품가격 안정 및 유통구조 개선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불 상승할 경우 휘발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리터당 72원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서민생활 및 물가 안정을 위해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막고 석유가격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2011년 석유유통시장 정책방향의 핵심은 그동안의 「공급자(사업자) 확대를 통한 경쟁촉진정책」을 「수요자(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통한 사업자간 경쟁유도정책」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러한 「석유시장의 소비자 선택권 확대방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유소 가격 등 소비자의 정보접근성을 제고하여 주유소 사업자의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주유소를 선택하는 제1의 기준은 석유제품의 가격이므로, 금년부터는 운전자가 주행 중에도 주유소의 석유제품 가격을 한 눈에 보고 주유소 진입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주유소 가격표시판 제도를 개선할 것이다. 또한 오피넷(Opinet, 유가정보서비스)의 컨텐츠를 강화하고 스마트폰 및 내비게이션 등과 연계하여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주유소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둘째, 자가상표 주유소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정유사의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4대 정유사상표의 주유소가 93.6%를 차지하는 가운데 6.4%에 불과한 자가상표 주유소의 시장점유율을 높임으로써 자가상표 주유소의 정유사에 대한 구매협상력을 꾸준히 제고해 나갈 것이다. 특히, 자가상표 주유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혼합제품에 대한 신뢰확보가 급선무이다. 따라서 자가상표 주유소에 대한 「석유품질보증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하여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석유품질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하여 셀프주유소, 대형마트 주유소 등 ‘원가절감형’ 주유소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대형마트 주유소의 경우 인근 주유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대도시보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전국의 모든 주유소 가격을 인하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주유소, 무료세차 등 서비스가 좋은 주유소 등 다양한 형태의 주유소를 확대 보급하여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 주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한편, 국내 석유업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해소하고 업계와 소비자간의 불신의 벽을 낮추기 위해 소비자시민모임 주도로 출범한 ‘석유시장감시단’ 활동도 지속할 예정이다. 석유시장감시단은 종전대로 유류 가격동향에 대한 정기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국내 가격결정 구조 등 국민들이 아직 잘 모르고 있는 석유시장 현안 이슈에 대한 심층 분석과 아울러 석유의 합리적인 유통과 소비를 위한 시민운동으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3) 석유품질관리

금년에는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불법유통에 대한 단속도 강화된다. 우선, 차량용 연료로 불법 전용되어 도입취지가 훼손된 보일러등유를 7월 1일부로 폐지하고, 불법석유제품 유통에 대한 유통단속을 전년대비 10% 증가시켜 유통시장 관리감독을 대폭 확대한다. 또한, 자가폴주유소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석유품질보증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한다. 품질보증 프로그램은 한국석유관리원과 자가폴주유소간 자발적인 정품관리협약을 맺고 관리원에서 정기적인 품질검사 등을 통해 협약을 맺은 자가폴주유소의 품질을 보증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자가폴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석유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향상이 기대된다.

4) 바이오연료 보급

바이오연료의 보급 활성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2010년 일몰될 예정이었던 바이오디젤의 면세 지원을 2011년까지 연장하고 면세 지원이 종료되는 2012년부터는 바이오디젤 의무혼합제도를 도입하여 바이오디젤이 안정적으로 보급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 원료 수급 여건 및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동물성 바이오디젤의 상용화 및 해외농장개척 강화를 추진하고 해양바이오 연구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다만 2007년 이후 꾸준히 상향시켜 온 경유에 대한 바이오디젤 혼합율은 당분간 현행 2.0% 수준을 유지하여 원료의 국내 자립도 개선 및 업체 경쟁력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5) 석유산업의 발전전략

작년부터 용역중인 ‘석유산업의 미래 및 발전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고유가 시기에 석유가격의 유종별·용도별 적정성과 타에너지원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석유제품가격의 유종별, 용도별 가격을 적정화하고, 가스, 전기 등 타에너지원과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격구조가 개편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다만, 가격구조 개편의 정치적 이해관계의 복잡성과 경제정책 및 에너지수급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용역결과에 따라 석유산업의 해외진출, 부가가치 제고, 사업다각화, 유통부분의 경쟁력 확보 등 분야별 경쟁력 확보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복잡한 환급방식으로 정부와 정유업계의 행정력 낭비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석유수입부과금 제도도 이해하기 쉽고 단순한 절차를 거쳐 징수․환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3. 맺음말

석유산업은 석유수요 증가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러 가지 급격한 환경변화에 직면해 있다. 지난 12월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제16차 기후변화 당사국 회의를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석유수요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 보급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등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게다가, 수송용 석유시장의 판도를 급격하게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 국은 전기자동차 보급을 위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최소한 2030년까지는 석유가 전 세계 1차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3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지만, 그럼에도 국내 석유산업은 지금부터 20년, 30년 후의 미래를 헤쳐 나갈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앞서 말한, 온실가스 감축, 전기자동차 보급, 고유가 지속 등 석유산업의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정부는 업계와 공동으로 중장기적인 석유산업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국민적 공감대 조성과 세부적인 추진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금년은 석유산업의 위상과 부담, 그 동안의 석유정책 등에 대한 재평가 등을 통해 에너지원 간의 합리적 믹스(Mix)를 달성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 여건을 만드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러한 석유산업의 환경변화 흐름에 석유업계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석유산업이 국민과 함께하고 소비자와 고통을 분담하는 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과 소비자와의 소통과 사회적 공헌과 협력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서민생활의 안정에 협력하는 진정한 에너지기업으로 위상을 재정립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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