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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협회 30주년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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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협회 30주년을 축하하며...

김건수_현대오일뱅크 상무

우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30년 동안 정유산업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주신 석유협회 임직원 여러분에게 무한한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난 30년간 석유협회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적으로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기여하였으며 정유산업 측면에서는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석유협회와 국내 정유산업이 처한 현실은 지금까지의 성공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도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업종으로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거세지고 있으며 고유가 상황에서 대체연료가 점점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석유수요도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석유협회의 지난 날을 뒤돌아보고 정유산업을 이끌고 나가야 할 석유협회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1962년 대한민국에 최초로 정부 주도로 대한석유공사(現 SK에너지)가 설립되어 1964년 4월부터 3만 5천배럴을 가동하기 시작한 이후 1964년 극동정유(現 현대오일뱅크), 1966년 호남정유(現 GS칼텍스), 1969년 경인에너지(現 SK에너지 인천공장), 1976년 한이석유(現 S-Oil)까지 차례로 생겨났으나, 석유협회가 설립될 때까지 약 20년간 구심점이 없어 대한석유공사의 민영화, 외국자본의 철수 등 많은 변화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1, 2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정부와 정유업계는 안정적인 원유공급과 더불어 대국민 홍보를 위한 석유산업의 구심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마침내 1980년 9월 사단법인으로서 석유협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지난 30년을 뒤돌아볼 때 석유협회는 석유산업 자유화를 계기로 크게 그 역할이 바뀌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1980년 설립되어 1997년 석유산업 자유화라는 큰 변화의 물결이 있기 전까지 석유협회는 정부와 정유사간의 가교역할에 충실하였습니다. 산업화와 국민생활 향상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정부정책을 정유사와 공유하고 정유사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하여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들에 치중하였습니다. 마치 축구에서 미드필더가 공수연결을 원활히 하는 것처럼 정부와 정유사간의 연결고리로서 핵심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나, 1997년부터 진행된 석유산업 자유화는 정유업계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왔을 뿐만 아니라, 석유협회의 역할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우선 수출입자유화에 따라 값싼 석유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수입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며 수입업체와 공급계약을 맺는 일반대리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무자료 거래, 수평거래 등 유통시장의 혼란을 가져왔고 세녹스 등 유사석유제품의 범람이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습니다.

또한, 2007년부터 고착화된 고유가는 정유사의 가격산정방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의혹을 불러 일으키면서 국제가격의 변동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대칭성 논란과 정유사의 담합, 폭리 논쟁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결국 석유협회는 불법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 등 여러 가지 정책 대안들을 제시하였고 걷기대회, 현장단속 등 소비자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출입기자 간담회, 국회 담당자 산업시찰, Opinion Leader 간담회 등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여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유사의 다양한 모습들을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정유사에 대한 의혹과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는데 상당 부분 기여하였습니다. 축구에서 최종수비수가 모든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듯이 정유사에 대한 모든 비난과 문제들을 최일선에서 방어하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지금까지의 석유협회 역할은 주로 정부와 정유사라는 틀 안에 머물러 있었으며 외부와의 관계도 매우 방어적으로 대응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유산업이 직면한 환경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석유협회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과도하게 부담하거나, 대체연료와의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밀리게 된다면 석유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자동차 등 석유수요를 감소시키는 경제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입니다.

지난 50년간 국내 정유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으나, 향후 50년을 내다보며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정유사 뿐만 아니라, 석유협회도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축구에서 최전방 공격수가 반드시 골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매서운 눈을 번득이는 것처럼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변신하기를 기대합니다.

‘不狂不及’이라고 하였습니다. 2011년에는 우리 모두 소망한 일들을 성취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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