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산을 오르는 이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하는 여가활동은 단연 등산일 것이다. 그만큼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우리 협회의 등반활동을 스케치해본다.
지난 4월 29일 남양주에 위치한 불암산.
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 등산하기에 너무도 좋은 날씨에 환한 얼굴을 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회장님께서 평소에도 즐겨 찾으신다는 불암산은 서울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에 걸쳐서 있는 산으로 수락산과 이어져 있다. 높이는 508m로 초보등산객에게도 큰 무리가 없는 산이라 할 수 있다.
거대한 바위의 모습이 여승이 쓰는 송낙이란 모자를 쓴 부처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불암산’이라 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본 불안삼은 위로 올라갈수록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올라갈수록 멋진 기암들을 볼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오늘 우리가 오를 정상에서는 태극기가 펄럭이며, 어서 오라고 인사를 한다.
자~ 시작해 볼까?
간단한 몸풀기 운동을 마친 우리는 정상에서의 재회를 약속하며, 2개의 코스로 나뉘어 오르기 시작했다.
흙보다는 바위를 더 밟아야 하는 산,
하지만 동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싸온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나마 이마에 맺힌 땀을 닦을 여유가 있어 좋은 시간이다.
오랜 가뭄으로 시원한 폭포 물줄기 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 아쉽지만, 바위틈으로 커다란 소나무들이 잘도 버티고 있는 광경에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정상을 향한 발걸음
중반부에서 정상까지는 대부분 나무 계단으로 되어 있어 비교적 손쉽게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난간을 잡고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하여 몇몇은 중간중간 쉼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나무계단이 끝나자 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좁디좁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차례차례 순서대로 드디어 정상을 밟았다. 정상 아래로 별내면, 구리, 퇴계원, 의정부. 노원구, 도봉구의 전경이 펼쳐지고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다.
이 때, 부장님이 건네주신 시원한 채소 ‘콜라비’냐 ‘무’이냐에 대한 공방이 유쾌하다.
산이 주는 교훈
불암산 곳곳에는 ‘호랑이 은거 장소’로 6.25 전쟁 때 육사생도 유격대원들이 기거 했던 장소라는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총성과 탄알이 빗발치는 전쟁 속에서도 늠름하게 자신들의 책임을 다했던 분들을 생각하니 숙연해진다. 이들도 뜻을 함께하는 동료가 있었기에 힘든 전쟁도 맞설 수 있었을 것이리라.
우리가 산을 오르는 이유도 이것이 아닐까? 하나둘 발을 내딛으며 뒤쳐진 동료에 손을 뻗어 끌어주고, 서로에게 힘찬 응원을 아끼지 않는 끈끈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한 짧은 하루였지만,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 기분으로 산을 내려오다.
[좋은글귀]산에 오르듯 하라(해럴드B.멜처트)
하루하루를 산에 오르듯 살아라.
가끔 한번씩 정상을 훔쳐보면 목표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데 도움이 되지만
수많은 절경은 저마다 가장 좋은 정말 지점이 따로 있다.
천천히 꾸준히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음미하며 올라라.
정상에서 보는 전망은 그 여정에 어울리는 클라이맥스로 걸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