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환경에 대한 갑론을박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지구온난화 극복할 수 있는가?
자연재해로 환경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이 존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중심으로 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라고 하는 논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점차 다른 시각이 등장하고 있다.
미시간 주립대학 지리학과 교수이자 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의 평생 명예회원이며, 7년간 ABC TV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의 지리학 에디터로 일한 하름 데 블레이(Harm J.de Blij,1935~2014)는 그의 저서 ‘왜 지금 지리학인가(Why Geography Matters: More than Ever, 2nd Edition, 2015년 ㈜사회평론 刊)에서 지구온난화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인간이 지금 더워지고 있는 지구를 더 더워지게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억제해 지구온난화를 극복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2016년 봄 한국에서는 온실가스로 구분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문제로 촉발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지역환경의 원인인 미세먼지로 변질되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논란은 논란으로, 구호는 구호로 그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불어일으킨 오해는 무엇인가?
2008년 MB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발전 페러다임을 제시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었다. 많은 전문가들과 교수 및 학자들은 시대적인 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추진에 앞장섰고 그와 관련한 수많은 논문들도 쏟아냈다. 정치경제학적 고찰이라는 거창한 제목까지 동원하며 탄소저감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정작 그와 관련한 성과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오히려 2010년에는 1인당 이산화탄소 발생률이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3위에 올랐다. 더 나아가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7년 동안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전국 곳곳에 커다란 입간판과 현수막이 나부끼며 금방이라도 저탄소 국가로 발돋움 할 것처럼 보였고 언론들도 앞다투어 그에 대한 치적(?)을 근거없이 홍보해댔다. 그 때는 이산화탄소 문제였다.
더 심각한 것은 천연가스에 관한 것이다. 천연가스(Natural Gas)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만들어지는 LPG(액화석유가스)와 다르다는 의미일 뿐이다. 천연이라는 단어가 깨끗하다는 단어는 아니다. 석유도 천연자원이다. 천연가스는 메탄이 주 성분이고 이는 심각한 온실가스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에서는 메탄가스에 대한 규제가 없다. 그로 인해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대중교통버스가 3만대를 넘어 전 세계 모든 천연가스 대중교통버스를 합한 것보다 많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
지난 봄에는 미세먼지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그 동안 디젤엔진이 이산화탄소 발생량에서 가솔린보다 적다는 점과 연비성능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찬양했던 언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초미세먼지’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며 디젤 엔진의 종말을 예고하는 기사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건물에서 40% 가량이 배출된다. 또한 동식물의 배설물과 낙엽 등에서 40% 가량, 그리고 인간의 산업활동을 통해 20% 가량이 배출된다. 산업활동 속에는 비행기와 선박, 자동차 등도 포함된다. 운송수단 중에서는 비행기가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직접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동차다.
자동차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된 것은 2007년을 전후해서다.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당시 기준으로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30% 가량 더 나온다는 점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차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유럽은 신차의 55% 가량이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미세먼지 규제에 더 강한 제재를 해 디젤차의 비율이 3% 정도에 그쳤던 미국시장에도 독일산 디젤차들의 진출이 본격화됐다. 동경 도내에는 디젤차 진입을 금지했던 일본에도 2012년부터 독일산 디젤차들이 속속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시장은 디젤차의 판매 증가율이 하이브리드카를 앞서기 시작했고 일본시장에도 디젤차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갖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의 무효화 장비 사건이 터졌다. 폭스바겐이 소프트웨어 조작을 한 것은 비용이 원인이다.
미세먼지의 원인, 정확히 이해하자.
그런데 국내에서는 질소산화물보다 미세먼지 문제로 변질됐다. 미세먼지의 배출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2014년 7월 ‘타이어 마모에 의한 비산먼지 배출량 및 위해성 조사’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타이어 먼지가 수도권 미세먼지(PM10, PM2.5)의 주범으로 나온다. 그 자료에는 자동차가 1㎞ 주행시 디젤승용차 배기가스에서 먼지 5㎎이 발생하는 반면, 타이어 마모 먼지는 100㎎으로 20배 더 많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도 많은 전문가(?)들을 비롯해 소비자들은 자동차, 특히 디젤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가솔린 직분사 엔진도 미세먼지 배출량에서 DPF를 장착한 디젤엔진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다. 그에 대해 질소산화물의 배출에서 디젤이 가솔린보다 15배 가량 많이 나온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는 쪽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최근에는 SCR로 걸러낸다. 그래서 전체적인 배출가스 규제 기준에서 가장 까다로운 유로6를 클리어하고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런 점 때문에 배터리 전기차로 가야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전기차는 운행 과정에서는 배기가스가 없지만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유해가스를 만들어 낸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전 세계 에너지 구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친환경’적이지 않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 소비구조는 석유 33%, 가스 24%, 석탄 30% 등이다. 중국의 경우는 석탄이 72%에 달하고 석유 19%, 가스 6%에 달한다. 전 세계 전력 생산 에너지의 비율로 보면 석탄이 40%, 천연가스 20%, 수력 16%, 원자력 15%, 석유 6%로 모두가 공해를 유발하는 에너지다.
특히 석탄 화력 발전량만을 보더라도 인류의 희망과는 아직 괴리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라별로 일본이 27%, 미국 49%, 중국 79%, 인도 69%, 독일이 45%의 전기를 석탄으로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40%의 전기를 석탄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를 위해 우리나라는 석탄 수입 세계 4위에 올라있다. 그 다음으로 LNG 32.3%, 핵발전 23.7%, 신재생에너지 4.7% 등이다.
석탄화력 발전은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 59%를 차지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황(SO₂) 등의 물질이 공기 중 화학 반응을 통해 2차 생성 초미세먼지를 발생한다. 현재 한국에는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중이다. 그것도 부족해 11기를 건설 중에 있고 13기가 계획 중에 있다. 발전설비 가동률이 70%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무더위로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면 ‘블랙아웃’의 위험이 있다고 과장한다. 새로운 발전소 건설의 타당성을 위한 궤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빨리 보편화된다는 것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