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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고유가 시대에 빛나는 정유사들의 사회공헌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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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에 빛나는 정유사들의 사회공헌활동

김병호_매일경제신문 산업부기자

최근 고유가로 국내 기름값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다른 원자재 값도 덩달아 뛰고 있고, 이는 전반적인 물가 인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통제불가능한 외부변수 때문에 국내 공급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변하지만 시민들은 당장의 고통에 정유사들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일쑤다. 정부도 정유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유소 상표표시제 고시를 폐지키로 하는 등 정유사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정유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부담스럽지만 정유사들의 상반기 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유가 상승 덕분에 상반기 매출액을 늘었지만 정제마진이 악화되고 환차손까지 커지면서 당기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고유가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유사들이 갖고 있는 부단한 수출역군이라는 자부심은 예나 지금이나 대단하다. 실제 정유사들은 비싼 원유를 사와서 정제를 거쳐 만든 석유제품의 절반 이상을 외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상유전인 ‘고도화시설’에서 만들어내는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은 해외로 수출돼 정유사들의 큰 수익원이 되고 있다. 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석유제품 상반기 수출액은 183억4800만 달러로 자동차, 반도체 등 기존의 주요 수출품목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지난 6월 한달만해도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19.4% 늘어난 40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전체 수출액 가운데 10.7%를 차지하는 것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매년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수출로 달성해왔고,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면서 “국가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의 정유사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내 4개 정유사들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국민과 고통을 분담한다는 취지로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것이 ‘사회공헌활동(CSR)’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005년 2월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기 위해 사회공헌 전담팀을 신설했다. 2006년 8월에는 체계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GS칼텍스 재단을 세우기도 했다.

이 재단은 2006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10년동안 매년 100억원씩 출연해 총 1000억원 규모의 공익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문화인프라 구축 등 문화예술 진흥사업을 위주로 하면서 소외계층의 복지증진, 인재육성을 위한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함께 임직원들이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이웃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각종 사회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공장이 위치한 여수를 중심으로 ‘GS칼텍스 사회봉사단’을 발족해 봉사활동을 벌인다.

GS칼텍스 임직원들은 창립기념일 장애우 나들이, 여름방학 장애아동 홈스테이 봉사, 연말 불우이웃 소원성취 릴레이 등의 기획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독거노인 반찬배달, 복지시설 고쳐주기 등도 자주하는 활동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 피해복구를 위해 2개월동안 1000여명의 임직원들이 17회에 걸쳐서 방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또 임직원들이 낸 후원금에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기부함으로써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매칭그랜트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2006년에 임직원 1599명이 참여해 5억6000만원을 기부했고, 2007년에도 8억2000만원을 조성했다.

SK에너지는 소외계층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절기에 사랑의 김장 담그기, 사랑의 연탄 나눔 등 ‘따뜻한 겨울나기’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는 2004년부터 매년 겨울 전국 40여개 지역에서 10만여 포기의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우 등 우리 주위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2005년부터는 사랑의 연탄 나눔을 통해 매년 100만장씩 4000여 가구에 지원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저소득층의 자립을 위해 노동부 등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 왔다. 저소득 여성들의 취업 기반 확보를 위한 ‘영유아 보육지원 사업’을 통해 2005~2007년 3년동안 1500여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SK에너지는 특히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10년동안 총 1525억원을 투자해 110만평 부지에 자연테마공원인 울산대공원을 조성했고, 이를 2006년 울산광역시에 무상 기부채납했다. 울산대공원은 다양한 문화육성 프로젝트를 시행해 지난해만 해도 500만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다. 현재 SK에너지는 임직원의 70%인 3900여명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해 지난해 봉사시간만 총 5만3000여시간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의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슬로건은 ‘사랑가득! 희망에너지’다. 현대오일뱅크 전체 임직원의 70%가 넘는 1100여명이 자발적으로 구성된 74개 봉사팀에 소속돼있다. 지난해까지 ‘1사우 1봉사팀’ 캠페인을 통해 임직원들의 연중 봉사시간은 총 6470시간으로 1인당 평균 4시간에 달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임직원들의 노력 봉사를 시간급으로 계산해 총 6100여만원을 매칭그랜트해 봉사대상 기관이나 시설에 필요한 물품과 금품을 지원했다. 연말이면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사랑의 난방유’ 행사를 갖는 것도 오래된 전통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마음까지 더욱 춥게 느끼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에게 훈훈한 정을 담아 난방유를 선물하고 있다. 지금까지 3000여명의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들에게 겨울나기 난방유를 전달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쌀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산공장 인근 지역민을 돕기 위해 지역 쌀 구매사업을 지난 2003년부터 해오고 있다. 매년 5000여 포대(시가 3억원 상당)를 수매해 지역 주민들의 안정적인 판매망 확보와 소득증대에 작은 정성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서산시, 태안군, 당진군내 고등학생 75명, 대학생 10명 등 모두 85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영웅지킴이, 어린이지킴이, 소외이웃지킴이, 지역사회지킴이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영웅지킴이 프로그램중 하나인 소방영웅지킴이는 에쓰오일이 지난 2006년 7월부터 소방방재청과 함께 힘든 근무여건 속에서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애쓰는 소방관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총 6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사고 현장에서 순직하거나 장애를 얻어 퇴직한 소방관 자녀의 양육비와 교육비를 지원했다.

또 난치병으로 장기간 투병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가족 및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린이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곳을 찾아 여행을 가도록해주는 ‘희망 나눔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난치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와 가족 등 50여명과 에쓰오일 사회봉사단 20여명이 함께 제주도를 찾아 한라산 등반, 승마 체험, 우도 관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6월 울산지역 소외계층의 복지 증진을 위해 사회복지법인 “에쓰오일 울산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재단 설립기금으로 25억원을 출연했으며, 매년 일정액의 기부금을 출연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설립기금 외에 사업비로 7억5000만원을 별도 지원했다.

정유사들의 사회공헌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유 4개사 대표들은 지난 18일 모임을 갖고 고유가 시대 고통 분담 차원에서 1000억원의 특별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각사가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과는 별도로 특별기금을 조성해 에너지 소외계층을 돕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힘을 하쳐 공동의 특별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산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경우다. 이들은 이날 공동결의문을 채택해 향후 5년동안 10조원을 고도화설비 등에 투자를 계속해 석유제품이 제1의 수출품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부담을 느끼지만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기업으로서의 소명은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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