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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이모저모 2]석유제품 Trading과 Arbit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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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 Trading Arbitrage

박재환_SK ENERGY 석유제품 Trading Team  과장 

1859년 철도 승무원 드레이크가 Pennsylvania에서 최초로 석유의 대량 생산에 성공한 이후 석유는 이전까지 가정과 길거리를 밝히던 고래기름과 석탄가스를 대신하여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급속히 자리를 잡는다. 그 이유는 사용의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 때문인데, 그 전까지 등화용 원료로 쓰이던 고래기름은 석유가 사용되기 직전인 1855년 당시 지금 화폐가치로 배럴당 2000달러를 넘었다고 하니 석유의 가격 경쟁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금년 들어 WTI(서부텍사스중질유)가격이 100불을 훌쩍 뛰어넘어 세계 경제의 성장에 큰 장애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사실 콜라에 비해 석유(원유)가격이 더 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석유산업의 초기에는 저열한 정제기술로 인하여 원유를 두 가지 이상으로 분리하기가 힘들었을 뿐 아니라 여러 규격으로 나뉘어 정제된 석유 제품은 쓸모도 없었다. 그래서 중간 유분인 등유를 제외하고, 휘발유를 포함한 원유의 가벼운 성분과 반대로 무거운 중유성분은 골치거리였을 뿐이었다. 가솔린 엔진이 발명되어 획기적인 석유의 수요가 나타나고, Diesel이 압축발화식 엔진을 만들어 냄에 따라 경유가 Diesel 엔진의 연료로 사용되었으며 이는 산업 생산성의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정제기술이 발달하고 석유의 다양한 용도가 알려짐에 따라 원유는 Naphtha, Gasoline, Kerosene, Diesel, Fuel oil 등 여러 제품으로 분리되어 사용되고, 거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20세기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Western Market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지구의 공장이라 불리우는 중국과 그에 못지않은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인디아 등이 위치한 아시아가 엄청난 수요를 바탕으로 석유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석유제품의 이동이 전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의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일례로, 2007년 한국 수출 Jet의 약 50% (18백만배럴)는 미국서부지역의 수요를 해결해주기 위해 판매되었으며, 경유의 10% (11백만배럴)는 유럽 및 미주 지역으로 거래가 되었다. 거꾸로 유럽 및 러시아의 Fuel oil이 매월 2.5백만 ~ 3백만톤 가량이 아시아 시장인 싱가폴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석유제품의 거래는 아시아/유럽/미주 등 각각의 지역내에서 주로 이루어지던 시장에서 경제성과 규격만 갖춰지면 역내외를 넘나드는 Global Market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최근 석유제품 트레이딩에서 역외거래인 Arbitrage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Arbitrage의 개념과 실제 모습을 통해서 석유제품 트레이딩의 세계의 일면을 살펴보기로 하자.

1. Arbitrage의 기본 개념

Arbitrage란 동일 상품이 2개의 시장에서 서로 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을 때 가격이 싼 시장에서 매입과 동시에 가격이 비싼 시장에 매도함으로써 시장간의 가격차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거래를 말한다.

, 외환//금융증권/원유/곡물 등의 범용성 상품을 가격이 싼 시장에서 구매하여 보다 가격이 높은 다른 시장에 즉각 판매함으로써 두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가격차이로부터 이윤을 얻는 영업활동을 말하며,  ‘裁定去來라고도 한다.

기본적으로 Arbitrage는 어떤 특정 범용상품이 지역별 또는 시장별로 비정상적인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선물시장의 경우 이론적인 적정수준보다도 높은 가격의 것을 매도하고 적정수준보다 낮은 가격의 것을 매입하여 양 Position을 동시에 설정하였다가 후일 가격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을 때 각각 반대매매로 청산함으로써 거의 위험없이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실물시장의 경우 한 상품의 가격차가 서로 다른 2개의 시장에서 Position (고가시장 판매/저가시장 구매)을 반대로 설정한 후 적절한 Hedging Tool (Futures, Paper 시장 활용)을 사용하여 특정 시점에 마진을 Fix시켜 이익을 확보한다.

특히, 운송이 필요한 실물상품의 경우 양 시장간의 가격차이가 운송비 및 각종 부대비용보다 높아야 Arbitrage가 발생하며, 동 거래를 통해 가격차익을 위한 시장간 운송이 활발하게 되어 한 상품의 시장간 가격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국 운송비 범위 내로 조정된다.

Arbitrage는 시장별/지역별로 일시적인 수급차질 또는 기타 다른 요인에 의해 급격한 가격변동이 발생할 때 일어나며 이로 인해 시장간 균형이 이루어지고 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무역은 어떤 실물상품이 가격이 낮거나 물량이 풍부한 지역에서 가격이 높거나 부족한 지역으로 운송하여 판/구매 차익을 향유하는데 반해, Arbitrage는 실물상품만이 아닌 Paper, Futures 등을 포함한 범용 상품 (환율, 금리, 주가지수, 원유, 석유제품, 곡물, 금 등)이 비정상적인 가격차이가 발생할 경우 실물 인수도에 관계없이 순수한 가격차이를 노리고 동시적으로 판/구매를 실시한다는데 차이점이 있다.

물론, 지역별로 석유제품 수급 상황의 차이에 따라 기본적으로 지역 내 공급 과잉인 제품들은 가격차이 및 운임 등 거래조건만 가능해지면 언제든지 Arbitrage가 이루어 진다고 볼 수 있다. (유럽의 Fuel oil / Naphtha -> 아시아 / 아시아의 Gasoil ->유럽, Jet -> 미국서부 등)

통상 Arbitrage는 한 시장만을 알고 있으면 거래 성사가 어려우며, 여러 시장에 대해 정통하고 서로 다른 시장에서 판/구매를 동시에 실시함에 따른 가격 Hedge, 운송방안, Outlet 혹은 거래선 확보 등의 요건들이 충족되어야만 거래가 이루어짐에 따라 일반적으로 각 제품의 전문 Trader에 의해 거래가 이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게 상품을 역내시장에서 판/구매할 경우에는 Premium 수준의 일정마진 확보에 그치나, Arbitrage는 필요시 적절한 Hedging Tool을 이용하여 Risk를 낮추면서 큰 폭의 마진확보의 가능성도 있어 대부분의 Major Trader들은 이 거래를 크게 중요시하고 있다.

2. 석유제품 Arbitrage의 세계

통상 석유제품 거래는 지역별/국가별로 사용규격에 차이가 있어 End-User Refinery or Trader로부터 요구 규격을 통보/합의한 후 구매하며, 역내 공급물량 부족 또는 잉여로 인한 가격 급변 시 역외지역(유럽, 미주, 아프리카)과의 가격차이가 나는 경우 Arbitrage가 발생한다.

석유제품 중 규격이 까다롭지 않고 물동량이 많은 Naphtha, Jet, Gasoil, Fuel oil 등에서 Arbitrage가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경유를 수출할 경우 대부분의 수출물량을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고 있으나, 역내의 수출가격(기준가격 및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낮고 Buyer가 없는 경우 아시아 시장이 아닌 역외지역으로 수출하면 경제성 제고는 물론이고 역내의 기준가격(MOPS=Mean of Platt’s Singapore) 및 프리미엄의 하락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Arbitrage 거래는 역외지역의 판로를 확보하고 적시에 공급하여야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역내외의 거래가격 및 조건을 알고 적합한 Buyer를 확보하여야 가능하므로 Trader와 회사의 역량이 갖춰줘야만 한다.

Arbitrage를 통해서 지역간 원유/제품의 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전세계적으로 최적의 자원배분이 이루어지게 하는 역할도 있다.

Arbitrage의 실제 사례 (유럽 ->미국동부지역간 Arbitrage)

Nymex(뉴욕상품거래소) Heating oil ICE(런던선물시장) Gasoil 가격보다 $2/B정도 비쌀 경우(유럽-미국간 운임 및 부대비용이 $1/B 가정시) 유럽의 Gasoil을 미국지역으로 운송하면 운임/부대비를 제하고 약$1/B 가량의 Arbitrage 이익을 얻게 된다.

따라서 미국의 Heating oil과 유럽의 Gasoil간의 가격차이가 많이 벌어질 경우 Arbitrage 거래로 양 제품간의 가격차이는 통상 $1~1.5/B 이내로 유지된다.

만일 미국의 한파도래로 Heating oil 가격이 급상승하는 경우 유럽의 잉여 Gasoil이 미국으로 이동하여 미국지역의 Heating oil 가격은 상승 제한을 받게 되고 유럽내 Gasoil은 미국으로 수출하여 잉여상태를 해소하고 가격지지를 시현하여 결국 양 지역간의 제품가격은 운송비 및 부대비 범위 내로 좁아지게 된다.

아시아-미국서부지역간 Jet 거래 등 지역간 거래의 모든 사례는 이와 유사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3. Arbitrage를 위해 갖춰야 할 지식

주로 역내지역에서 동일 Price counting으로 석유제품 판/구매를 실시하여 안정적인 거래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나, Trading skill Profit 최적화를 위해서는 Arbitrage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석유 Trader는 석유제품 관련지식, Source Outlet 확보, 선박 용선, Operation, Hedging Tool 등의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1)    실물시장 (석유제품 지식)

석유제품 거래는 각 제품별 주요 성상이 다르고 지역별/국가별로 강조점에 차이가 있어 주요 규격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고 기본적으로 원유가격의 추세를 따라가나, 제품 자체의 수급상황에 따라 단기적이 가격이 결정된다.

l  Naphtha

비중(Specific Gravity)에 따라 Light Naphtha (S.G 0.65~0.67), Full Range Naphtha (S.G 0.68~0.72), Heavy Naphtha (S.G 0.72~0.75)로 구분되고 Light Naphtha Ethylene Cracker의 원료로, Heavy Naphtha Reformer의 원료로 사용되며 (Full range Naphtha splitting light / heavy로 분리), 석유화학 경기에 따른 석유화학 업계의 가동률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중동 및 유럽의 제품이 한국, 일본, 대만 등 극동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된다.

l  Kerosene / Jet fuel

Kerosene/Jet는 같은 유분이나 그 사용처 (Kero : 난방유, Jet : 항공유)에 따라 구분되며 통상 Kero sulfur, color Jet유 보다 엄격하고 동절기인 성수기에 수요가 집중되어 프리미엄이 비싸고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인 만큼 수요변동과 그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크다. Kero의 주요 규격은 Sulfur, Color, Flash point, Distillation등이며, Jet는 영국 국방성 규격인 Defense standard 91-91라는 단일 규격으로 거래되므로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규격의 제품을 생산 / 소비한다.

l  Gasoil

 Sulfur에 의해 가격 차이가 발생하며, 전세계적으로 저유황화의 방향으로 규격이 강화되고 있다. Gasoil은 사용처가 수송용, 발전용, 난방용 등 다양하여 아시아/유럽 시장에서 다른 석유제품에 비해 시장규모가 크게 형성되어 있고 거래물량도 많으며, 주요 규격은 Sulfur, Cetane Number, Distillation, Flash point 등이다. 각 국가별/ 지역별로 사용규격의 차이가 크며 특히 추운 지방의 경우 Cold property(Pour point, CFPP, Cloud point)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아시아에서도 석유제품 가운데 물동량이 가장 많으며 Cargo size는 과거 MR size(30KT)에서 LR size(60~80KT)로 대형화되는 추세이다. 주 수출국은 한국, 대만, 일본 등이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이 수입국이나 최근 유럽, 아프리카, 중동, 인디아, 남미 등지로 판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l  Fuel Oil

Sulfur (0.3%, 3.5%) Viscosity (180cst, 380cst)에 따라 가격과 시장이 구분되고, Sulfur/Viscosity가 낮을수록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Fuel oil은 주요 용도가 선박용 연료 및 발전소 연료이며 중국에서는 2차정제시설 (RFCC, Hydrocracker) Feedstock으로 수입하기도 한다.

아시아 지역은 세계 Fuel oil의 최대 사용지역이며 유럽/러시아/미주지역의 잉여제품이 싱가폴 및 중국으로 집중 유입된다.

주요 규격은 Sulfur, Viscosity, Pour point등이며 Low sulfur 제품의 경우 Vanadium, Sodium등의 금속 성분을 중요시한다.

2)    용선시장

Arbitrage를 위해서는 Supplier로부터 Cargo를 구매하여 End-user에게 판매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거래선의 판/구매 가격과 수송비(운임계산방법 과 가격 추세)를 숙지하고 있어야 거래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선적항, 하역항의 Port 제약 (DWT, Draft)을 미리 파악하고 적시에 용선해야 실물 Cargo Arbitrage가 가능하게 된다.

선박은 DWT(Dead Weight Ton)에 따라 MR, LR, VLCC 등으로 구분되며 제품거래에는 MR, LR급 선박이 주로 이용된다. 선적하는 Cargo에 따라 Fuel oil을 운반하는 Dirty vessel light & middle 제품을 운반하는 Clean vessel로 구분하여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위의 실물시장 및 용선시장 지식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하나는 지역간 지표가격 차이 (아시아 : MOPS, 미주 : NYMEX, 유럽 : ICE)에 대한 Risk를 최소화 하기 위한 Hedge Tool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Arbitrage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시장별로 Source Outlet 확보를 통해 실물 Cargo 거래를 수행하는 가운데 역외지역으로의 Arbitrage 기회가 open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 Cargo sourcing하여 가격이 높은 지역에 판매하고 선박을 용선하여 공급함으로써 Arbitrage 거래를 실행하는 것이다.

마무리글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단일지표가격으로 거래되는 단일시장에서의 비즈니스로는 급변하는 석유제품 트레이딩 시장에서 profit 극대화가 쉽지 않으며, Arbitrage를 활용하여 상황에 따라 flexible한 판/구매를 추구함으로써 역내 시장의 가격 급변을 예방하고, 수급을 조절하는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Arbitrage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세계적인 원유 및 제품별 수급상황, 운임상황, 규격 변화 등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 중국, 인디아 등 최근 정유시설 및 2차 정제 시설 신규 가동으로 역내 석유제품의 수급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트레이딩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 Arbitrage등 다양한 판매기법 도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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