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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동향]기후변화협약 동향과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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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협약 동향과 대응전략

강승진_한국산업기술대학교 에너지대학원 교수

지난겨울에는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났다. 유럽은 이상난동으로 많은 스키장이 폐쇄되는가 하면, 아프리카 브룬디에서는 때아닌 폭우로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미국 뉴욕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우리나라도 14년 만에 한강물이 얼지 않았을 만큼 매우 따뜻한 겨울, 기상 관측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며, 나아가서는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이상기후의 원인은 지구온난화, 즉 기후변화에 기인하며, 이는 대재앙의 서곡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의 원인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 증가에 원인이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던지 아니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 지난 2월 기후변화에 관한 제4차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동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최근의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결과들을 내놓은 것이다. IPCC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세계 평균기온은 섭씨 0.74도 상승했으며 특히 최근 50년 동안은 매 10년마다 0.13도씩 상승하는 등 가속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고산지대의 빙하와 만년설이 감소하고 해수면 상승도 가속화돼 최근 10년간 3.1㎝나 높아졌다. 또한 IPCC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최대 전 세계적으로 17억명이 물부족에 직면하고 3,000만명이 기근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다.

3도 이상 상승하면 1,500만명이 홍수위험에 노출되고 1억 2,000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온난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온도가 1도만 상승해도 양서류는 멸종하며, 1.5-3.5도 상승시 생물종의 20-30%가 멸종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류의 건강도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되는데, 기온이 약 1.5도만 올라가도 전영병과 알레르기가 확산되며, 지상의 오존이 폭넓게 형성되면서 심장병과 같은 질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 협약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범 지구적 노력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은 1992년 브라질의 리우 정상회의에서 채택되어 1994년 발효되었다. 기후변화협약은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의 주요인으로 알려진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환경이라는 인류공동의 자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체결된 협약이다. 인류가 에너지사용 및 경제활동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기후변화라는 외부효과를 야기 시킨다. 그러나 기후변화 현상은 범지구적이고, 그 효과도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며 또한 이로 인한 피해를 계량화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 및 교토의정서에서 선진국들은 경제적인 분석보다는 정치적인 협상에 의해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였다. 이러한 선진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의무부과 및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의무 유예는 형평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그 동안의 선진국이 다량으로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여 온 데 대한 역사적 책임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협약은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규정하고 있으나 강제적인 구속력이 없다. 이에 따라 선진 38개국의 보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교토의정서가 1997년 채택되었다. 교토의정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일본 등 선진 38개국은 2008~2012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 줄여야 한다. 4년여의 협상 끝에 교토의정서의 이행방안이 합의되었으나, 미국 부시 행정부는 2001년 교토의정서가 미국의 경제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하지만 비준을 지연하던 러시아가 참여함으로서 미국과 호주 등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2005년 2월 발효되었다.

교토의정서의 발효는 참으로 7년간에 걸친 참으로 지루한 국제정치 협상의 결과이다. 의정서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불과 2년 반 밖에 걸리지 않았으나, 정작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상에 있어서 각국은 지구기후 보호라는 대명제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자국의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자기의 입장을 피력하였다. 이렇듯 교토의정서 발효가 늦어진 이유는 그만큼 교토의정서가 경제 및 산업의 국제경쟁력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비록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없는 개도국의 지위로 교토의정서를 비준하였으므로 1차 공약기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도국에 대한 감축의무부담은 없다. 그러나 교토의정서의 발효는 우리에게 두 가지 의미를 준다. 하나는 제2차 공약기간의 의무부담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교토메카니즘에 의한 탄소시장에의 참여이다.

교토의정서 이후의 체제(Post-Kyoto)로 불리는 제2차 공약기간의 온실가스 감축문제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동 문제는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협약 제11차 당사국총회 겸 제1차 의정서 당사국회의(COP/mOP)에서 공식적으로 논의가 개시되어 현재 기후협상의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은 세계 9위이며, 경제규모, 일인당 온실가스 및 소득수준이 상당수의 기존 선진국보다 앞서 있으므로, 2013년부터 시작되는 제2차 공약기간에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매우 야심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주장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교토의정서와 같이 특정연도 배출량 대비 일정량을 감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선진국의 입장에서는 전 지국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개도국들의 참여를 요구하나, 개도국의 입장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2단계 감축의무협상에서는 1단계와는 달리 경제성장에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증가가 허용되는 GDP에 연동된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단위 GDP당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국내 산업체는 단위 생산량당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식, 즉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배출목표가 설정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이 우리나라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된다.

탄소배출권 거래 활성화 될 듯

그리고 교토의정서에 있는 국제적인 온실가스 거래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의 주요인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온실가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이산화탄소이므로 통칭하여 “탄소배출권"이라고 한다. 교토의정서는 “교토메카니즘”을 도입하여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은 탄소배출권, 즉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구입하여 그만큼 배출을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즉, 배출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국가나 기업들은 벌금을 내든지, 아니면 탄소배출권을 구매하여 배출한도를 달성해야 한다. 그러면 탄소배출권은 어디서 구입하는가 하는 것인데, 세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선진국의 다른 기업으로부터 구매하거나, 둘째, 동구권 등 다른 감축의무 부담국에 온실가스 감축 투자를 하여 배출권을 확보하거나, 셋째, 청정개발체제(CDM)라는 것으로 의무부담이 없는 개도국에 투자하여 배출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를 저렴하게 감축할 수 있는 국가나 기업은 배출권을 판매하게 되며, 온실가스 감축에 비용이 많이 드는 국가나 기업은 배출권을 구매하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게 됨에 따라 소위 “탄소시장(Carbon Market)”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러한 배출권 매매가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유엔은 금년 말까지 중국에 설치하려 하고 있다. 현재 탄소 배출권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은 유럽이며, 유럽시장에서 이산화탄소 톤당 8-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 규모는 220억 달러로 2005년 전체 거래 규모(110억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한다. 이 중 개도국으로부터 나온 배출권 거래 규모는 30억 달러에 이르렀다. 현재 선진국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개도국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청정개발체제 등으로 발생한 탄소배출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부담이 없는 개도국의 지위로 교토의정서를 비준했으므로 선진국의 자본을 유치하여 탄소배출권을 양도하거나, 우리가 감축한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14건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등록하여 총 1,392만톤/연을 감축하고 있으며, 그 외에 다수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실적 등록제도를 통하여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국내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감축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에 40건 이상이 등록되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국내 대응체계도 보다 더 내실 있게 달라져야 한다. 현재 국가적으로는 국무총리실에 ‘기후변화협약 대책위원회’, 국회에는 ‘기후변화특별위원회’, 그리고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등에서 기후변화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정작 기후변화문제 및 대응정책에 대해 소수의 연구기관 및 정부출연기관만이 실무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후변화 관연 연구 및 대응정책 마련을 위한 실무전문가의 저변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Post-Kyoto 체제에 대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의무부담 시 온실가스 감축 주체는 산업체이므로, 기업들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여 정부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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