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경제와 석유(上)
- BRICs의 일원으로서 급성장 -
브라질은 1980년대에 외채문제로 경제성장이 멈추는 등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고난의 시대를 지나 현재는 고도의 경제성장율과 인플레이션 하락에 의해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일원으로 급속한 발전을 일궈나가고 있다. 또한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의 국가로서 한반도 면적의 43배인 8,547㎢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와 1억7천만명의 인구, 그리고 철광석, 석유, 천연가스, 농산물 등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국가로 21세기의 경제발전에 대한 큰 잠재성을 지닌 국가이다.
브라질은 1500년에 포르투갈의 P.A.카브랄에 의해 발견된 이후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번성하였으며 공용어도 포르투갈어이다. 1822년에 포르투갈에서 브라질로 독립하였으며 1889년에 무혈혁명에 의해 제정 공화제로 되어 현재의 브라질 연방공화국으로 발전했다. 1956년에는 크비체크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적극적인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였으며 1960년대에 리오데자네이루에서 계획도시인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이전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에서 남미의 우등생으로
누적채무문제[1] 로 곤경을 겪었던 1980년대로부터 급속한 경제회복을 추구한 브라질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후 국가주도적으로 수입대체 공업화 정책을 경제개발정책으로 채택하여 1980년대의 누적채무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 견실한 경제성장을 이루어 왔다. 1956년에 취임한 크비체크 대통령은 본격적인 개발정책인 메타스계획을 채택해 산업기반을 정비하고 자동차와 조선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였으며 신 수도 브라질리아를 건설하는 등 브라질 발전을 계획하였다. 1960년대 이후에는 소비재 수입증가로 일시적인경기침체를 겪었으나, 1964년 군사쿠데타 후의 경제조정을 거쳐 1968년부터 1973년 동안 연간 11%를 넘는 이른바 「브라질의 기적」이라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이 기간에는 신경제계획(1968~1970년), 제1차 국가개발계획(1971~1974년)이 실행되어 케인즈형의 적극적인 공공투자와 중화학공업화가 이뤄져 외국계 기업의 대내진출도 증가했다.
하지만 국가주도형 재정실행에 따른 재정지출의 확대가 한창일 무렵 두차례에 걸친 석유위기가 발생해 물가상승율은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대외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이에 따라 경제성장이 멈춰버린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는 1980년대를 경험했다.
그 후 1992년말 부정부패로 물러난 코로르 대통령의 뒤를 이은 프랑크 대통령은 오랜 불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지출과 금융완화정책 등의 경기부양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1993년부터 경기는 회복국면에 들어섰으나 과잉유동성이 발생하여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소비자물가상승율이 무려 2000%를 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당시 재무부 장관이 1994년 7월부터 기존의 통화 크루제이로(Cruzeiro)화에 대신하여 새로운 통화인 헤알(Real)화를 발행하는 헤알플랜을 펼쳐 인플레 억제에 성공했다. 헤알플랜은 새로운 화폐단위인 헤알을 미달러화에 연동시켜 서서히 절하시키는 ‘클로링 펙(일종의 관리된 변동상장제)’을 사용한 환율제도와 고금리정책, 수입자유화 정책으로 대표되며 강한 헤알에 따라 수입인플레를 억제하였다. 그 결과 국민생활은 안정되고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회복되어 소비가 늘어나 브라질은 다시 경기회복궤도에 진입했다. 현재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BRICs의 일원으로 안정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며 대외채무 상환도 예정대로 진행되는 등 중남미 국가중 가장 견실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발전하는 경제
2003년 1월에 룰라 정권이 출범한 이후 브라질 경제상황은 전향적으로 호전되었다. 첫째, 2003년 후반부터의 금리인하에 따라 내수주도형 경기회복이 뚜렷해지는등 2004년은 2000년 이전의 고도성장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2004년 상반기는 개인소비회복, 설비투자증가에 따라 실질 GDP성장율은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했다. 유가급등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2004년은 4% 이상의 경제성장이 기대된다.
둘째, 실업률 또한 경기회복에 따라 2003년의 12.3%에서 2004년 9월에는 10.9%까지 하락했으며 취업자의 실질소득도 2003년 12월 830.10헤알에서 2004년 9월에는 910.10헤알로 향상되었다.
셋째, 국내금리의 하락과 경기회복에 따른 해외로부터의 직접투자도 큰 개선을 보이고 있다. 2004년 상반기의 직접투자액은 전년동기대비 15.5% 증가한 40억4,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분야는 철강, 제지·펄프, 농업 등의 수출산업, 자동차 등의 수송기계 등에 집중되어 있어 향후 브라질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자동차생산은 연간 200만대가 넘고 있어 브라질 정부는 향후 에너지수요 증가에 대비하여 휘발유 및 전력공급 등의 에너지관련 인프라 정비에 주력하고 있다.
넷째, 환율추이도 국내 호경기와 대폭적인 무역수지 흑자를 반영하여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2004년 10월말 기준으로 달러당 2.8헤알의 수준이고 수입인플레 발생 우려는 없다. 물가가 안정되어서 금리도 종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인플레율 목표는 2004년 5.5%, 2005년, 2006년이 4.5%로 안정된 수준이다.
다섯째, 2004년 상반기의 무역수지는 미국, 중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큰 폭의 수출증가에 힘입어 150억4,900만달러의 흑자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품목은 중국을 중심으로 철광석, 대두 등의 1차생산품이 많으며 원유가격 급등에 따라 외화수입이 급증한 중동,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가에 대한 수출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경제의 호조세 가운데 주요경제지표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재정수지는 2003년에 전년동기대비 26.3% 증가한 661억7,300만 헤알의 흑자를 달성했으며 GDP대비 흑자는 4%를 초과하였다. 이로 인해 대외채무도 계획대로 상환하고 있으며 대내외적으로 룰라 정권의 평가는 한층 더 좋아졌다.
【표1】브라질의 주요 경제지표
2001년 | 2002년 | 2003년 | 2004년 | |
실질GDP성장율% | 1.42 | 1.52 | ▲0.2 | 4.4 |
소비자물가상승율% | 7.67 | 12.53 | 9.3 | 7.16 |
표준금리% | 19 | 25 | 16.5 | 17 |
실업률% | 6.2 | 11.7 | 12.3 | 10.9 |
경상수지(억달러) | ▲232 | ▲78 | 41 | 67 |
무역수지(억달러) | 26 | 131 | 248 | 300 |
환율(대달러) | 2.32 | 3.53 | 2.89 | 2.95 |
외환보유액(억달러) | 359 | 378 | 493 | 494 |
출처 : 브라질 중앙은행
【표1】, 【표2】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역수지흑자의 확대를 계기로 유동성과 투기성이 높은 단기대외채무는 감소 추세이다. 거의가 민간부문인 단기채무 비율은 2002년 12월에 11.1%에서 2003년에는 9.4%까지 하락하는 등 대외채무 내용이 건전해져 투기세력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다.
【표2】브라질의 대외채무추이(단위 : 백만엔)
2001년 | 2002년 | 2003년 | 2004년 | |
중장기 채무 | 182,276 | 187,316 | 194,736 | 186,382 |
단기 채무 | 27,658 | 23,395 | 20,194 | 19,457 |
표준금리(%) | 19 | 25 | 17 | 17 |
합계 | 209,934 | 210,711 | 214,930 | 205,839 |
출처 : 브라질 중앙은행
향후의 경제동향과 전망
전술한대로 브라질의 2004년 상반기 무역수지흑자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실적을 거두었다. 그 이유로는 미국 및 중국의 경기호조에 따라 1차 생산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에서 풍부하게 생산되는 철광석, 대두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또한 자동차와 세계 3위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엠브라엘(Embraer)사의 항공기 등의 수송기계 판매도 호조세를 보여 브라질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향후 원유가격의 급등에 따른 미국경제, 중국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2004년, 2005년도 계획대로 경제발전을 일궈나가 BRICs의 멤버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로서는 오랜 기간동안 현안이었던 대외채무 문제도 국가 위험도의 하락에 따른 금리 스프레드의 축소에 따라 자금조달환경이 개선되어 대외채무도 예정대로 상환하고 있다.
IMF의 정기 리뷰에서도 브라질은 융자계약에 따른 경제기준을 만족하고 있다고 확인되고 있다. 앞으로 브라질은 점차 IMF지원에서의 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라질의 석유 및 천연가스 현황
브라질은 국토, 인구면에서 중남미 대국에 그치지 않고 대두 등의 농산물, 철광석, 석유, 천연가스 등의 천연자원에도 혜택받은 자원대국이다. CVRD(Companhia Vale do Rio Doce)라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회사가 리오데자네이루에 설립되어 있어 일본, 중국 등에 철광석을 수출하고 있다. 또한 세계 12위의 석유회사인 국영 페트로브라스(Petroleo Brasileiro SA)가 리오데자네이루에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1953년에 설립되어 2003년 10월3일에 창립 50주년을 맞은 전통있는 기업이다. 회사설립시의 원유생산량은 3,000 b/d에 지나지 않아 석유자급율도 1.7%에 지나지 않았으나 2003년의 석유 및 천연가스의 생산량은 석유환산 188만 b/d를 넘어 자급율은 거의 90%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2007년까지 340억달러를 투자하여 심해유전을 개발해 석유환산 200만 b/d, 생산자급율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과 같은 석유산업의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2002년 1월에 규제완화가 거의 끝나 페트로브라스는 국내에 있어서 독점적지위를 잃긴 하였으나 원유생산에서 수송, 정제 단계까지는 거의 독점이어서 경쟁력은 당연히 높다. 하지만 판매부문에서는 유럽 메이저의 진출로 소매판매경쟁이 치열해져 페트로브라스의 휘발유 주유소의 점유율은 18%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브라질은 세계 유수의 농산물국가라는 장점으로 인해 사탕수수에서 생산된 에탄올은 농산물에서 제조할 수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이기 때문에 지구환경보호 차원에서 선진국에서 수입검토를 하고 있는 등 주목받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오일리포트, 2004.11.18)
[1]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일부 개발도상국 채무가 거액으로 부풀어올라 상환하는 데에 지장이 생겼으며 이로 인해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됐는데, 이를 통틀어 누적채무문제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