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르네상스 석유산업, ‘미운오리(?)’ 하늘 날다
정유사, 불황에 고도화 투자...호황에 과실 딴다
국가별 맞춤 수출.수출선 확대 등 수출경쟁력 일신
EBN 박용환 기자(yhpark@ebn.co.kr)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석유제품의 수출이 올해 상반기에 반도체에 근소한 차로 밀려 수출 품목 3위를 차지했지만, 7월들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누계 수출품목 2위로 올라섰다.
석유제품 수출 기세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수출 품목 2위 수성은 확실시되고 있다.
지식경제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244억6천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8%나 급증하며, 수출품목 중 선박과 반도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석유제품 수출액이 전체 품목 중 7위에 그쳤지만, 올해들어 일본 대지진과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 등 정유업 호황에 힘입어 다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석유제품 수출 금액은 원유 수입금액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물량 기준으로는 원유수입량의 47%에 해당하는 석유제품을 수출한 것. 물량이 50% 미만이지만 금액은 50%를 넘는 것은 원유를 정제해 그만큼 부가가치 제품을 팔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석유제품 수출은 하반기에 접어든 뒤 더욱 기세등등하다. 상반기까지 수출품목 3위에 머물던 석유제품이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에 반도체를 제치고 한 단계 올라섰다.
7월 한 달간 관세청이 잠정 집계한 석유제품 수출액은 48억3천만 달러로 수출품목 1위인 선박의 62억900만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2%나 폭증한 것으로 전체 수출품목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7월 한 달간 수출액 폭증은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수출금액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올해들어 7월까지 총 292억9천800만 달러로 286억8천100만 달러에 그친 반도체를 제쳤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수출단가 인상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 급증이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수출단가는 7월 한 달간 배럴당 평균 124.5달러로 작년 7월 82.8달러에 비해 41.7나 올랐다. 또한, 일본 수출은 155.3%나 늘었으며, 중국에 대한 수출도 121.7%나 확대됐다.
EU에 대한 수출도 32.9%가량 증가했다. 우리나라와 EU간 자유무역협정(FTA)가 7월 본격 발효된데 따른 효과로 추정된다.
정유사 매출 절반이상 수출로...수출기업 자리매김
석유제품이 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정유 4사의 고도화 설비 투자 및 국가별 맞춤형 제품 생산, 수출선 다변화 등의 노력이 선행됐기 때문이다. 매출에서 많게는 60% 이상, 적게는 절반정도를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는 정유업체들은 그야말로 명실공이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SK에너지는 2분기 석유제품 수출량이 4천321만 배럴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11% 증가한 것이다. SK에너지의 제품 생산량 가운데 61%를 수출로 달성했다.
SK에너지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수출액 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전체 매출 대비 수출비중이 2007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의 59%를 수출로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이 수출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이미 내수시장이 포화상태로 성장이 정체된 것이 주된 배경이다. 다시 말해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출 아니면 다른 방도가 없는 절박한 심정이 작용한 셈이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남미까지 전 세계로 석유제품 수출길을 확대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2000년 신년사를 통해 “국내시장에서의 성공 경험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SK가 기업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글로벌 진출”이라고 강조한 이후 적극적으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왔다.
GS칼텍스는 석유제품 수출의 르네상스에 들어섰다. 2분기에만 무려 8조200억 원을 수출로 벌어들였다. 매출액의 66%를 차지,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수출액 6조8천250억 원과 합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14조8천450억 원을 수출한 것이다.
GS칼텍스의 수출 르네상스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 가동된 제3중질유분해시설(감압잔사유 수첨분해시설, VR-HCR)에 기인하고 있다. 이 설비 가동으로 GS칼텍스의 고도화율은 30%선에 육박하게 됐다.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아스팔트 등의 저질 찌꺼기를 다시 경유나 휘발유로 생산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설비 가동으로 수출 여력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25개국에서 석유제품을 수출한 GS칼텍스는 중국과 싱가포르 등 기존 시장에서부터 칠레, 브라질 등 남미와 영국 등 유럽과 케냐 등 아프리카, 아랍에미리트(UAE)와 인도네시아 등 산유국에도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시설의 고도화를 토대로 높은 부가가치의 제품을 양산하고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과 도전적인 해외영업 등의 노력이 물리.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 석유제품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이라며 “생산과 영업의 쌍끌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S-OIL)은 2분기에 총 3천44만2천 배럴을 수출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에 석유제품 총 3천47만 배럴(한국석유공사 자료)을 수출했다. 1분기 2천577만 배럴 수출한 것과 비교해 18.2% 물량이 늘었다. 금액으로는 38억 달러로 1분기보다 29% 증가했다.
2분기에 수출이 늘어난 것은 원유정제 정제설비 규모를 기존 일일 58만 배럴에서 66만9천 배럴로 확대한 데 힘입은 바 크다. 지난 4월에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원료인 나프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정제설비 규모를 키운 것이다. 증설에 따른 생산물량이 많아지면서 수출 여력도 더 커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제설비 증설 물량에 대비해 해외 판매 극대화로 활로를 찾았으며,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안정적인 신규 시설 운영이 초기부터 순조롭게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도화율이 미미했던 현대오일뱅크는 내수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왔지만, 상반기 제2 고도화설비를 완공한 뒤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하듯 수출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수출 증가율도 놀랍다. 1분기 667만 배럴 수출(석유공사 자료)에 그쳤던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에 957만 배럴을 수출해 증가율이 43%에 달했다. 정유 4사 중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가동률도 1분기 80%대에서 2분기 90%대로 상향조정해 수출도 탄력을 받았다.
금액으로는 2분기 11억4천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68%나 늘었다. 수출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1년 6개월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5월에 가동에 들어간 제2차 고도화 설비는 총 2조6천억 원의 금액이 투입됐다.
일일 5만2천 배럴 규모의 2차 고도화 설비 가동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총 12만 배럴의 고도화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고도화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 30.8%로 높아졌다. 원유를 정제하면 30~40%가량 생산되는 중질유 대부분을 휘발유와 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것이다.
고도화 투자...수출 경쟁력 일신
석유제품 수출이 하반기가 시작된 7월부터 더욱 가속도가 붙어 남은 하반기에 얼마나 수출이 늘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미국과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발 경제위기 지속으로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석유제품 수출 전망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수출 다변화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역내 시장의 석유제품 수요가 당장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하반기 수출 전망은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오히려 상반기보다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산업발전에 따른 전력난으로 경유 수출을 제한했으며, 오히려 수입으로 돌아섰다. 일본 역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석유제품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대만 포모사의 정유설비 가동 중단 등은 아시아역내 공급여력을 더욱 축소시키고 있어 세계 경제가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환경은 봄바람이 살랑대는 분위기다.
오히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보다는 국내 내수 판매 환경이 정유사들의 기업 경영에 더 큰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정유사들은 수출에 더욱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정유사들의 줄기찬 투자로 어느새 고도화율이 20~30%에 이르고 있고, 국가별 환경기준 등에 따른 맞춤 생산 등의 차별화된 전략을 갖추고 있는 부분도 하반기 수출 탄력을 낙관하는 이유다.
일본 정유업계가 내수 위주 정책으로 고도화율이 저조해 정유업황이 불황이었던 지난 2009년에서 2010년에 구조조정 등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출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정유사들은 불황에도 강한 체력을 키워 호황에 과실을 따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의 후발 주자였던 국내 정유산업이 이젠 일본을 지원해 줄 정도로 성장한데다가, 내수산업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하반기 얼마나 더 수출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석유제품 수출 기세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수출 품목 2위 수성은 확실시되고 있다.
지식경제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244억6천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8%나 급증하며, 수출품목 중 선박과 반도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석유제품 수출액이 전체 품목 중 7위에 그쳤지만, 올해들어 일본 대지진과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 등 정유업 호황에 힘입어 다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석유제품 수출 금액은 원유 수입금액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물량 기준으로는 원유수입량의 47%에 해당하는 석유제품을 수출한 것. 물량이 50% 미만이지만 금액은 50%를 넘는 것은 원유를 정제해 그만큼 부가가치 제품을 팔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석유제품 수출은 하반기에 접어든 뒤 더욱 기세등등하다. 상반기까지 수출품목 3위에 머물던 석유제품이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에 반도체를 제치고 한 단계 올라섰다.
7월 한 달간 관세청이 잠정 집계한 석유제품 수출액은 48억3천만 달러로 수출품목 1위인 선박의 62억900만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2%나 폭증한 것으로 전체 수출품목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7월 한 달간 수출액 폭증은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수출금액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올해들어 7월까지 총 292억9천800만 달러로 286억8천100만 달러에 그친 반도체를 제쳤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수출단가 인상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 급증이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수출단가는 7월 한 달간 배럴당 평균 124.5달러로 작년 7월 82.8달러에 비해 41.7나 올랐다. 또한, 일본 수출은 155.3%나 늘었으며, 중국에 대한 수출도 121.7%나 확대됐다.
EU에 대한 수출도 32.9%가량 증가했다. 우리나라와 EU간 자유무역협정(FTA)가 7월 본격 발효된데 따른 효과로 추정된다.
정유사 매출 절반이상 수출로...수출기업 자리매김
석유제품이 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정유 4사의 고도화 설비 투자 및 국가별 맞춤형 제품 생산, 수출선 다변화 등의 노력이 선행됐기 때문이다. 매출에서 많게는 60% 이상, 적게는 절반정도를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는 정유업체들은 그야말로 명실공이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SK에너지는 2분기 석유제품 수출량이 4천321만 배럴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11% 증가한 것이다. SK에너지의 제품 생산량 가운데 61%를 수출로 달성했다.
SK에너지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수출액 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전체 매출 대비 수출비중이 2007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의 59%를 수출로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이 수출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이미 내수시장이 포화상태로 성장이 정체된 것이 주된 배경이다. 다시 말해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출 아니면 다른 방도가 없는 절박한 심정이 작용한 셈이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남미까지 전 세계로 석유제품 수출길을 확대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2000년 신년사를 통해 “국내시장에서의 성공 경험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SK가 기업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글로벌 진출”이라고 강조한 이후 적극적으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왔다.
GS칼텍스는 석유제품 수출의 르네상스에 들어섰다. 2분기에만 무려 8조200억 원을 수출로 벌어들였다. 매출액의 66%를 차지,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수출액 6조8천250억 원과 합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14조8천450억 원을 수출한 것이다.
GS칼텍스의 수출 르네상스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 가동된 제3중질유분해시설(감압잔사유 수첨분해시설, VR-HCR)에 기인하고 있다. 이 설비 가동으로 GS칼텍스의 고도화율은 30%선에 육박하게 됐다.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아스팔트 등의 저질 찌꺼기를 다시 경유나 휘발유로 생산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설비 가동으로 수출 여력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25개국에서 석유제품을 수출한 GS칼텍스는 중국과 싱가포르 등 기존 시장에서부터 칠레, 브라질 등 남미와 영국 등 유럽과 케냐 등 아프리카, 아랍에미리트(UAE)와 인도네시아 등 산유국에도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시설의 고도화를 토대로 높은 부가가치의 제품을 양산하고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과 도전적인 해외영업 등의 노력이 물리.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 석유제품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이라며 “생산과 영업의 쌍끌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S-OIL)은 2분기에 총 3천44만2천 배럴을 수출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에 석유제품 총 3천47만 배럴(한국석유공사 자료)을 수출했다. 1분기 2천577만 배럴 수출한 것과 비교해 18.2% 물량이 늘었다. 금액으로는 38억 달러로 1분기보다 29% 증가했다.
2분기에 수출이 늘어난 것은 원유정제 정제설비 규모를 기존 일일 58만 배럴에서 66만9천 배럴로 확대한 데 힘입은 바 크다. 지난 4월에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원료인 나프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정제설비 규모를 키운 것이다. 증설에 따른 생산물량이 많아지면서 수출 여력도 더 커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제설비 증설 물량에 대비해 해외 판매 극대화로 활로를 찾았으며,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안정적인 신규 시설 운영이 초기부터 순조롭게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도화율이 미미했던 현대오일뱅크는 내수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왔지만, 상반기 제2 고도화설비를 완공한 뒤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하듯 수출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수출 증가율도 놀랍다. 1분기 667만 배럴 수출(석유공사 자료)에 그쳤던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에 957만 배럴을 수출해 증가율이 43%에 달했다. 정유 4사 중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가동률도 1분기 80%대에서 2분기 90%대로 상향조정해 수출도 탄력을 받았다.
금액으로는 2분기 11억4천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68%나 늘었다. 수출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1년 6개월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5월에 가동에 들어간 제2차 고도화 설비는 총 2조6천억 원의 금액이 투입됐다.
일일 5만2천 배럴 규모의 2차 고도화 설비 가동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총 12만 배럴의 고도화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고도화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 30.8%로 높아졌다. 원유를 정제하면 30~40%가량 생산되는 중질유 대부분을 휘발유와 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것이다.
고도화 투자...수출 경쟁력 일신
석유제품 수출이 하반기가 시작된 7월부터 더욱 가속도가 붙어 남은 하반기에 얼마나 수출이 늘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미국과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발 경제위기 지속으로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석유제품 수출 전망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수출 다변화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역내 시장의 석유제품 수요가 당장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하반기 수출 전망은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오히려 상반기보다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산업발전에 따른 전력난으로 경유 수출을 제한했으며, 오히려 수입으로 돌아섰다. 일본 역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석유제품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대만 포모사의 정유설비 가동 중단 등은 아시아역내 공급여력을 더욱 축소시키고 있어 세계 경제가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환경은 봄바람이 살랑대는 분위기다.
오히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보다는 국내 내수 판매 환경이 정유사들의 기업 경영에 더 큰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정유사들은 수출에 더욱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정유사들의 줄기찬 투자로 어느새 고도화율이 20~30%에 이르고 있고, 국가별 환경기준 등에 따른 맞춤 생산 등의 차별화된 전략을 갖추고 있는 부분도 하반기 수출 탄력을 낙관하는 이유다.
일본 정유업계가 내수 위주 정책으로 고도화율이 저조해 정유업황이 불황이었던 지난 2009년에서 2010년에 구조조정 등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출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정유사들은 불황에도 강한 체력을 키워 호황에 과실을 따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의 후발 주자였던 국내 정유산업이 이젠 일본을 지원해 줄 정도로 성장한데다가, 내수산업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하반기 얼마나 더 수출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