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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환율과 유가변동에 적극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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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과 유가변동에 적극 대처해야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해 세금인하로 낮아졌던 국내 석유류 제품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유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유가가 오를 경우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게 되고 생산원가가 올라감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경기가 더욱 침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업계 역시 환율과 유가가 급변동하는 경우 환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앞으로 환율과 유가 변동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실제로 국제원유 수요와 공급 등 시장상황과 연관이 있으나 우리 환율과 달러가치 그리고 세계경기 침체와 같은 거시경제 변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지금 유가는 환율과 달러가치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어 앞으로 유가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환율과 달러가치에 대한 전망이 매우 중요하다.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지금 환율이 상승하게 된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율이 지금과 같이 크게 오른 원인은 그동안 우리 금융기관들이 외국에서 달러를 너무 많이 빌려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외채는 2005년 660억 달러에서 2007년 1,60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는 경우 비록 우리가 2,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어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이지만 갚아야 할 빚이 많기 때문에 외환시장이 불안해 지면서 환율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우리 금융기관의 부실가능성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수출의존도가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기가 침체되면서 우리 수출이 줄어드는 경우 국내경기가 침체되고 기업부실이 심화되면서 우리 금융기관은 부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경제의 불안감이 높아지게 되면서 환율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높은 수출의존도 때문에 IMF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4%로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게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외신들이 아시아 국가들 중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달러가치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발생했지만 그 영향은 다른 나라들이 더 크게 받아 국제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달러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통화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유가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환율을 오르게 하는 이러한 요인들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예측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환율이 오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인 단기외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역수지나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어야 한다. 수출을 늘리거나 수입을 줄여 달러를 외국에서 벌어오는 경우에만 단기외채를 상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역수지 흑자 폭이 커지는 경우 우리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가 회복되면서 외국인 주식투자가 늘어나고 외화차입이 원활해지면서 환율이 안정될 수도 있다.

실제로 작년에 우리는 외환위기 11년 만에 64억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고 금년 1월에도 무역수지 적자폭이 33억 달러로 확대되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2월부터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있다. 2월 무역수지는 32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3월에도 40억 달러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우리 경상수지 흑자 폭은 2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망 때문에 3월 중 환율은 내려가고 있고 외환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이 안정되면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 또한 하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염려되는 것은 경상수지 흑자 폭 확대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으로 환율이 단기간에 급속히 떨어지는 경우 우리 경상수지는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경상수지가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이유는 환율상승으로 수출이 다른 나라보다 덜 감소하고 있는데도 그 원인이 있지만 그보다는 높은 환율과 경기침체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입 감소 폭이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다시 축소될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경우 우리 환율은 다시 상승하게 되고 국내 유가 또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올해 환율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매월 발표되는 우리 경상수지 흑자 폭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가와 환율을 전망하는 데는 우리 금융기관 부실과 연관이 있는 경기침체 지속여부도 중요하다. 미국 금융위기는 수습하는 데에 있어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 주택담보에 기초한 파생금융상품의 부실이 복잡해서 그 규모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경기도 회복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금융권의 부실규모 역시 늘어나면서 환율과 국내유가 또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달러공급이 늘어나면서 달러가치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달러는 강세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미국정부는 부실채권을 인수하면서 막대한 달러를 풀고 있다. 달러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는 경우 우리 원화는 약세가 되어 환율은 하락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올해 우리 환율과 유가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달러 약세가 진전되는 경우 환율은 지금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경기침체가 심화되어 금융부실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환율이 다시 상승할 것도 전망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상수지 개선 폭이 확대되면 우리 환율은 안정되고 국내 유가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그 불확실성이 크고 특히 우리 경상수지의 경우는 흑자 폭 확대에서 다시 축소로 변경될 수 있어 올해 환율은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환율의 변동성이 높을 경우 유가 또한 변동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전망에 근거하면 정부는 국내유가가 너무 높아져 소비자 물가를 불안정해 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환율이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동시에 환율이 과도하게 낮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의 위기를 방어하고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적정수준에서 환율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서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을 억제해서 국내유가를 안정시키도록 해야 한다.

석유업계 역시 올해와 같은 환율의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올바른 환율예측을 통해 원유수입에 있어 과도한 환차손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하며 동시에 경영효율화로 비용을 줄여서 환율상승으로 인한 유가상승 부담을 국민들에게 전부 전가시키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서 달러가치 변동에 의한 국제원유 가격 변동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이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달러공급이 늘어나는 경우 달러가치가 약세가 되면서 원유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나 원유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와 석유업계는 다가오는 경제위기를 피하기 위해 환율과 유가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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